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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그런 적 없다는데.. 검찰 '공무방해' 표적 기소

홍재원 기자 입력 2016. 01. 28. 06:00 수정 2016. 01. 2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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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세월호 집회’ 권영국 변호사 경찰 진술서 검찰이 ‘배제’
ㆍ집회 관련자 무리한 수사에 수사기록 열람 제한도 ‘도마’

검찰이 “공무집행방해는 없었다”는 경찰관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집회 참가자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한 정황이 27일 드러났다. 집회 관련자에 대한 검찰의 과잉 수사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다. 아울러 검찰이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를 숨기지 못하도록 수사기록 열람·등사(복사)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경찰 진술 ‘쉬쉬’…집회 때리기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박재휘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권영국 변호사(53·사진)를 공무집행방해 및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해 4월 세월호 관련 집회에 참여해 교통방해나 집회 관련법 위반에 가담했을 뿐 아니라, 경찰관 직무를 직접 방해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권 변호사가 ㄱ경장의 좌측 팔 부위를 1회 잡아챘다”면서 “ㄱ경장이 이를 뿌리치며 앞으로 가자 재차 그를 따라가 양손으로 좌측 팔 부위를 강하게 잡아 ㄱ경장이 앞으로 가지 못하도록 하는 등 경찰의 범죄진압 및 질서유지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경찰은 정반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경장은 검찰 조사에서 “권 변호사가 단순히 팔을 잡았을 뿐 잡아채지 않았다”며 “위협이나 폭행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공무집행을 방해받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검찰은 그런데도 해당 진술서를 증거로 제출하지 않고 동영상만으로 권 변호사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권 변호사 측이 경찰관의 진술서가 증거 목록에서 빠져 있다는 점을 의아하게 여기고 끈질기게 열람을 요청한 결과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권 변호사는 잦은 집회 참여로 ‘거리의 변호사’로 불리는 상징적인 인물이어서, 검찰이 ‘표적 기소’를 반복한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권 변호사는 앞서 대한문 앞 집회에서 경찰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결국 검찰은 집회 관련자들을 무리하게 수사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수사기록 열람·복사 제한 다시 도마

권 변호사 측은 “변호인단이 진술서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검찰은 해당 진술을 계속 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검찰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수사기록도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검찰의 형사기록 열람 거부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변협은 “검찰의 열람·등사 거부 탓에 소송관계인의 권리구제에 심각한 어려움이 초래된다”며 “면밀히 검토해 법개정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검찰 수사기록을 열람하려면 검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변협 내부에서는 법원에 검찰 수사기록 공개 권한을 주는 방안도 거론된다.

검찰도 2013년 채동욱 총장 시절 대검찰청에 관련 TF를 만들어 수사기록 공개 확대안을 논의했지만 흐지부지됐다. 일선 검사들은 수사기록 열람·등사 확대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해 확보한 자료인데 다른 곳에서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인데 기록을 공개하면 전체 수사 보안이 무너진다”며 “현행법으로도 변호인이 재판부에 요청해 필요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고 했다.

<홍재원 기자 jw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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