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도 마음도 풍요.. 세계 부자들 이야기

구성 및 제작 / 뉴스큐레이션팀 오현영 2016. 2. 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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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00대 부자 65%가 자수성가… 한국은 '제로'

우리나라에서 당대에 부(富)를 일궈 세계 최고 부호 반열에 들어간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제정보 미디어 블룸버그가 지난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조사한 세계 400대 부자 목록에 따르면, 이 명단에 포함된 한국인 5명은 모두 부의 원천이 '상속(inherited)'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홍콩 제외)은 명단에 이름을 올린 29명 중 28명, 일본은 5명 모두 자신의 손으로 창업해 부를 일군 자수성가(self-made)형이었다. 한국에서 신흥 부호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산업화 성숙단계에 제대로 진입하기도 전에 창의적인 창업 생태계가 고사(枯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관련기사

블룸버그의 지난 연말 기준 세계 부호 상위 400명 중 65%인 259명이 자수성가형이었으며, 35%인 141명만 상속형이었다. 자수성가형 비율은 세계 200대 부자로 대상을 좁히면 더 높아져 69%인 138명이 자수성가형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세계 10대 부호들은 모두 창업 스토리를 세계인의 뇌리에 각인시킨 창업자들이었다.

반면, 세계 부자 순위 400위 안에 든 한국인들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모두 재벌 2~3세들이었다.

자수성가한 세계의 부자들

20代때 '미국 기부왕' 된 마크 저커버그

2013년, 29세였을 당시 폐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9억9000달러(약 1조원) 어치의 주식을 한 기부재단에 넘기며 미국 최고의 거액(巨額) 기부자가 됐고, 최연소 상위 기부자로도 꼽혔다. 특히 거액 기부자 명단의 첫번째 순위에 20대의 젊은이가 오른 것이 처음이어서 이 소식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요즘 떠오르는 젊은 부자 저커버그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행했을 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에볼라 퇴치 재단에 2500만 달러(약 267억원)를 기부했을 뿐만 아니라 극빈층 병원, 저소득층 학군 등 다방면으로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딸 출산과 함께 페이스북 지분 99% 기부 결정

나이 서른에 시가총액 3030억달러(약 350조원)짜리 회사를 일군 저커버그는 자신과 아내 프리실라 챈이 가진 페이스북 지분의 99%(450억달러·약 52조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단순 기부가 아니라 이 돈으로 자기들 이름을 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라는 법인을 만들어 '제2의 사업'을 벌인다. 돈을 버는 사업이 아니라 개인 맞춤형 학습, 질병 퇴치, 사람들 관계 연결하기, 강한 공동체 만들기 등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업이다.

지난 12월 딸을 얻은 저커버그 부부는 지난 12월 출산한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모든 부모처럼 우리는 우리가 사는 오늘의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네가 자라기를 바란단다"라며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4조 자산가의 소박한 옷장

딸 맥스가 태어나자 2개월간 육아휴직을 했던 저커버그는 업무에 복귀하면서 자신의 옷장을 공개했다. 그는 1월 26일(현지 시각)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옷장 사진을 올리고 "부성휴가(paternity leave)가 끝난 후 복귀 첫날입니다. 뭘 입어야 할까요?"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에 찍힌 옷장에는 옅은 회색 반팔 티셔츠 9벌과 푸른 빛이 도는 짙은 회색이 섞인 후디 6벌이 옷걸이에 일렬로 걸려 있다. ▶ 관련기사

미국 최고 부자 빌 게이츠

美 기부왕 빌 게이츠 부부… 2000년 이후 총 32조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 부부가 2013년 총 26억5000만달러(약 2조8000억원)를 기부해 미국 포브스(誌)지가 발표한 '2013 미국 고액 기부자 50인'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재작년에 이은 2년 연속 '기부왕'이다.

부부는 2000년 세계 빈민 구호와 질병 예방·퇴치를 위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꾸준히 기부해왔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02억달러(약 32조원)를 내놓았다. 빌 게이츠는 최근 포브스가 집계한 '미국 400대 부호 순위'에서도 21년 연속 1위(자산 810억달러)를 차지했다.

'세계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서도 1위

세계 최대 부호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2014년, ‘세계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선정되는 영예까지 얻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유고브가 전세계 13개국 1만3895명을 대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인물’을 설문한 결과, 빌 게이츠 MS 전(前) 회장이 1위에 올랐다고 영국 더 타임즈 등 외신이 보도했다.

‘빌 멀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게이츠 전 회장은 저개발국의 질병 퇴치 등을 위해 2012년 한 해동안 19억달러, 지금까지 약 280억달러를 누적 기부해 2012년 기준 미국 최고 기부왕에도 오른바 있다. 게이츠 전 회장은 갖고 있는 주식 가격이 오르면서 자산 규모가 작년 말 785억달러를 기록해 세계 최고 부호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 관련기사

얼음물 뒤집어쓰는 기부 캠페인도 동참

2014년 화제를 모았던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참여한 빌 게이츠 사진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루게릭병(ALS:근위축성측색경화증) 환자들을 돕기 위해 미국 ALS협회가 고안한 자선 캠페인이었다. 머리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미국 ALS협회에 100달러를 기부한 후 다음 참가자 3명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캠페인으로 많은 명사들과 함께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세계적인 부자이자 투자의 귀재(鬼才)인 워런 버핏(Buffett)은 억만장자들을 대상으로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자는 '기부 선언(giving pledge)'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그는 2010년에 빌 게이츠와 함께 억만장자들을 대상으로 ‘기부서약(the giving pledge) 재단’도 만들었다. 이 비영리단체에는 전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서약한 억만장자들만 가입할 수 있다.

버핏은 이미 2006년에 자기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했고, 이 운동의 일환으로 2013년에는 26억달러(약 2조 9000억원), 지난 해에는 28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쾌척했다. 2006년부터 시작된 버핏의 기부금 총액은 255억달러(약 25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들의 솔선수범에 감명받은 억만장자들이 이 운동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버핏家 기부도 부전자전

워런 버핏 회장의 장남이자 부농(富農)인 하워드 버핏이 농부들을 기부로 끌어들이기 위한 새 자선 프로그램 '에이커를 투자하세요(Invest an Acre)'를 시작했다. 아들 버핏이 운영하는 자선단체 '하워드 버핏 재단'은 '농부들이 각각 1에이커(약 4046㎡)에서 생산된 수익을 기부하도록 독려한다'는 내용의 구호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시골 빈민층의 구제에 초점을 맞출 예정으로 미국 최대 빈곤층 식량 배급 조직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와 함께 진행됐다.

아들 버핏은 일리노이주(州)에 농지 15.3㎢를 보유하고 직접 농사를 짓는 38년차 농부다. 그는 아버지 버핏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혁신하고 어려움에 도전하라' '계속 소심한 플레이를 하느니 가끔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는 편이 낫다' 등 부친의 조언을 잊지 않고 산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 관련기사

중국 억만장자 '작은 거인' 마윈

마 회장은 지난달 24일 중국 관영 CCTV의 ‘카이장러’에 출연해 "그때는 이제 몇 달만 더 버티면 자전거 한 대를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욕망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프로그램에 참석한 한 청중이 "나의 청춘과 당신의 모든 재산을 바꾸려 한다면 당신은 바꿀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마 회장은 망설임 없이 "당연히 바꿀 것이다, 다만 당신이 후회할 것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마 회장은 또 "돈은 누구의 소유물이 아니고 우리의 재산은 사회가 우리에게 위탁해 관리하도록 한 것”이라며 “만약 당신이 자산을 '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액운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원칙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고 시행착오와 고생을 겪으면서 터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프로그램 말미에 "큰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충고 한마디 하고 싶다"면서 "돈을 많이 벌수록 해야 할 일도 늘어나는 데 중국 최고의 부자 '수부(首富)'가 되려면 최대 책임이 '부과'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선 사업도 1등 하겠다" 마윈, 빌 게이츠에 도전장

마윈 회장은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부자는 좋은 것이지만 중국 최고 부자는 좋은 게 아니다"고 했다. 그는 "갑부가 되면 돈에 눈독 들이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게 마련이다. 요즘 내가 길거리를 걸어가면 사람들은 날 뭔가 다른 눈으로 쳐다본다. 그저 날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면 좋겠는데…"라고도 했다. 이어서 마윈은 "(부자라는 것 때문에 얻게 된) 마음의 고통을 덜기 위해 기부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항저우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그는 이미 중국의 '기부왕'이다. 환경보호 공익신탁기금을 설립하는 등 145억위안(약 2조5888억원)을 사회에 환원, 지난달 중국 재계 정보 조사기관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2014년 올해의 자선가 순위에서 기부액 1위에 올랐다. 그는 "기업 이익을 사회에 효율적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그는 '기부의 경쟁자'로 세계 최대 부자이자 기부왕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를 지목했다. 게이츠는 부인과 함께 2000년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 이후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한 백신 개발과 교육용 컴퓨터 보급 등에 총 302억달러(약 32조원)를 기부해왔다. 마윈은 "누가 더 나은 자선사업을 벌일 수 있을지를 두고 경쟁하겠다"고 했다. ▶ 관련기사

이 밖에 부자들 사례

팀 쿡 ·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 셰릴 샌드버그 등…

팀 쿡, 기부도 혁신… "8800억원 전재산 내놓겠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8억달러(약 8800억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자신이 죽기 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쿡과 인터뷰한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26일 "쿡이 열 살짜리 조카의 대학 교육을 지원해준 뒤 그의 전 재산을 기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쿡은 1억2000만달러 상당의 애플 주식, 일정 기간 이후 매각이 가능한 제한부 주식(restricted stock) 6억6500만달러어치 등을 보유 중이다. 그는 "이미 기부를 시작한 상태"라며 "(돈을 기증하는) 수표만 쓰고 끝내는 대신, 시간을 들여 체계적인 자선 활동 방법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기부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쿡은 지난해 연설에서도 "대단히 아끼는 조카가 있다"며 "내가 죽었을 때 세상이 내가 태어났을 때 세상보다 좋지 않다면, 그 아이에게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했다. 미혼(未婚)인 쿡은 지난해 자신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대중에 밝혔으며, 친자(親子)나 양자(養子)는 없다. ▶ 관련기사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CEO,

기부 해보면 "후회된다"가 아니라 "더 해야하는데…" 로 바뀌어

그가 1987년 재무 전문가 2명과 공동 창업한 칼라일은 현재 1800억달러(약 200조원)를 굴리는, 세계에서 둘째로 큰 사모(私募) 펀드 회사다. 현재 투자 중인 기업 수(237개)로는 1위다. 그 명단엔 던킨도너츠와 허츠 렌터카 같은 회사가 포함돼 있고, 한국의 한미은행(지금의 한국씨티은행)도 한때 포함돼 있었다.

그는 재산 30억달러(약 3조3393억원)로 포브스 10억만장자 명단에 미국 150위로 이름을 올렸다.(2013년 기준)

그는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통 큰 기부자이다. 지난 10년 동안 그는 모교와 예술 단체 등에 약 2억달러를 기부했다. 지진으로 부서진 워싱턴 기념탑 보수 작업, 멸종 위기에 놓인 판다곰 보존 프로젝트에 기부했고, 최초의 인권선언을 상징하는 영국의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대헌장)의 필사본을 경매에서 낙찰받아 미국 문서보관소에 기증했다. 그는 취미가 기부라고 했다.

그는 2010년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등과 함께 '기부 서약'에 사인하면서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은 2세 기업인이 많은 한국 기업인들에게 당부한다면'이란 질문에 "한국에서는 기부 행위가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보편적입니다. 10억만장자들의 기부 서약이 기부 정신을 고취해 기부 사례가 점점 늘고 있어요. 기부를 해보면 ‘아, 후회된다. 왜 기부했을까’란 생각은 점점 없어지게 됩니다. 대신에 ‘조금 더 해야 하는데’란 생각으로 바뀝니다."라고 답했다. ▶ 관련기사

남모르게 자선단체에 376억원 기부한 페이스북 COO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47)가 3100만달러(약 376억원) 상당의 페이스북 주식 29만주를 지난해 11월 20일 남모르게 자선단체에 기부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샌드버그는 양성(兩性) 평등과 여성 권익 신장, 여성의 사회적 참여를 등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지원하는 ‘셰릴 샌드버그 자선기금’에 기부했다. 샌드버그는 지난 2013년 ‘린 인(lean in)’이라는 저서를 출간하고 같은 제목의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전 세계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리더십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쳐 왔다. ‘린 인’은 이런 활동을 지원하는 브랜드처럼 성장했다.

샌드버그는 2012년에도 페이스북 주식 40만주를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단체에 기부하는 등 여러 차례 거액 기부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부부가 주도하는 세계 거부(巨富)들의 '기부 서약(Giving Pledge)'에도 참여했다.

한국의 부자들

아직, 상속형 부자가 대부분

대부분 스스로 창업해 부를 쌓는 미국·중국·일본 등 나라들의 부호와 달리 한국의 억만장자는 '상속형'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4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세계 부호 상위 400명을 ‘부의 원천’에 따라 분류했을 때 259명(65%)은 ‘자수성가(self-made)’형, 나머지 141명(35%)는 ‘상속(inherited)’형이었다.

세계 부호 400위 안에 든 한국 억만장자 5명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모두 '상속형'으로 분류됐다. ▶ 관련기사

이런 와중에 전 재산 기부를 약속한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 회장의 소식은 한 기업인이 어떤 압력이나 숨은 목적도 없이 순수하게 모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목적을 위해 거액을 기부한 경우로써, 실로 오랜만이고 재벌 기업인으로는 거의 처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억 全재산 기부 약속한 기업인도 나왔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2015년,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이사장 안병훈)에 자신의 전(全)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명예회장은 자신의 개인 재산이 "대림산업과 관련한 비공개 주식 등 20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 명예회장은 "내가 내 이름을 걸어서 재단을 새로 만들고 운영해도 되지만 그러려면 그게 다 비용이 들어가는 것 아니냐"며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84)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미 활동 중인 공익 법인 중에 '좋은 일을 제대로 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에 기부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 기부'라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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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존경받는 부자 1위, 故 유일한 회장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한 한국의 기업인으로 꼽히는 1926년 유한양행을 창업한 故 유일한 박사는 지금까지 존경받는 부자로 남아있다. 자신의 주식을 모두 학교에 기증하고 아들에겐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라는 유서를 남겨 당시 세간을 놀라게 한 유일한 박사는 회사 경영에서 아들과 조카를 해고하고,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는 등 가족과 친인척을 철저히 배제했다.

유한양행에서 고문을 맡은 적 있는 한 관계자는 그 이유에 대해 "(유일한 박사가) '회사 조직에 친척이 있으면 파벌이 형성되고 회사발전에 지장이 있으니 내가 살아있을 때 친척되는 사람은 다 내보내야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당시 친척이 되는 사람들은 다 내보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일한 박사는 또한 당시 정치자금 압박에 굴하지 않아 세무감찰의 표적이 됐지만, 국민들에게 쓰일 귀한 돈이라며 원칙대로 세금을 모두 납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유한양행 세무조사를 맡은 감찰팀장은 "20일간 세무조사를 했지만 꼬투리 잡을 것이 없더라. 털어도 먼지 안 나오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한국에서도 '건강한 부자'에 대한 인식 높아지는 추세

한국 사회에서도 '건강한 부자'에 대한 호감도는 높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억원 이상 기부한 개인을 모아 '아너(honor) 소사이어티'를 만들었고, 많은 유명인 ·일반인들이 참여하면서 가입자는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이 '아너 소사이어티'는 미국 공동모금회인 유나이티드웨이(United Way)의 토크빌(Tocqueville) 소사이어티를 모델로 삼았다.

그러나 아직 상속형 기업인에 대한 이미지, 부자에 대한 이미지의 양면성 존재한다. 한국의 부자들은 실제로 기업 차원이나 개인 차원에서 많은 기부를 하고 있고 그 기부의 경중(輕重)을 따지기란 기부의 취지에 맞지 않는 노릇이나, 외국 부자들의 사회 환원에 비하면 다소 정적(靜的)인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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