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카페' 사장이 '노키즈 카페'로 갈아탄 이유..

CBS노컷뉴스 윤철원 기자 2016. 2. 2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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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칭 '맘충'들 성화에 돈·건강 날려.."노키즈존, 타인 배려 중요성 되새기는 계기 되길"
경기 수원의 한 '노키즈 카페'. 입구에 아이이 입장을 금지하는 안내 문구가 표시돼있다.(사진=윤철원 기자)
지난해 9월부터 북카페를 운영중인 김현정씨(38․여․가명). 평소 아이들을 좋아해 3년전 키즈카페를 열었지만, 얼마 버티지 못하고 업종을 바꿔야 했다.

그리고 김씨는 북카페 입구에 '11세 미만은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를 붙였다.

아이들을 좋아했던 김씨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테이블 위에 아이 똥기저귀를 두고 가거나, 뛰어다니는 애를 저지하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치는 일부 몰상식한 엄마들을 가리키는, 속칭 '맘충'들의 성화에 김씨는 돈도, 건강도 날렸다고 했다.

김씨는 "자기 자식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엄마들은 욕하고, 화내고, 소리지르고, 협박하면 모든 게 다 되는 줄 안다"며 "그런 엄마들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아이들과 관련되지 않은 사업으로 업종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음식점이나 카페 등지에서 어린 아이들은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 구역, 이른바 '노키즈존'이 늘고 있다.

여기에 뛰놀다 사고라도 나면 배상까지 해야 할 지 모르니, 업주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

최근 매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의 책임은 업주에게 있다는 법원 판결도 노키즈존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경기 수원의 한 '노키즈 카페'. 입구에 아이이 입장을 금지하는 안내 문구가 표시돼있다.(사진=윤철원 기자)
경기 수원의 한 베트남 식당도 3년전부터 노키즈존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음식점 주인은 "뜨거운 음식에 아이들이 돌아다니다 다칠 수 있어 노키즈존으로 운영하게 됐다"며 "노키즈존으로 바꾸기 전에는 애들이 다쳐서 물어준 적도 있다"고 안좋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애들이 돌아다니고 소란 피워 엄마들에게 제어해달라고 부탁하면, 잘 따라 주는 엄마들도 있지만 도리어 무슨 상관이냐며 큰소리치는 엄마들도 있다"며 "노키즈존으로 바꾸고 나선 아이들 사고날까봐 걱정할 필요도 없고, 다른 고객들 눈치보지도 않아도 되 좋은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일부 몰상식한 엄마들 때문에 아이들이 환영받지 못하는 신세가 된 것.

소란스런 아이들을 피해 노키즈존만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노키즈 카페를 즐겨 찾는다는 허민지씨(32․여)는 "성인들에게도 조용히 자기만의 일을 한다든지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있듯이 성인들만의 위한 공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1~2일 1천명을 대상으로 '노키즈존'에 대해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0%)를 실시한 결과, 63.5%가 '고객으로서 소란스런 아이들로부터 방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응답한 반면, 그렇지 않다는 비율은 6.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이의 기본권보다 고객의 행복추구권이 우선이라는 견해는 51.4%인 절반이 조금 넘었지만, 아이의 기본권이 우선한다는 견해는 15.7%에 그쳤다.

반면 노키즈존이 과잉조치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46.6%, '그렇지 않다'가 23.4%로 나타나 과잉조치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이에 대해 경기연구원 김도균 연구위원은 "노키즈존에 대해서는 찬반 비율이 팽팽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노키즈존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사회 현상이라고 본다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기본적인 사회 덕목을 되새겨 볼 수 잇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CBS노컷뉴스 윤철원 기자] psygo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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