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시스】이정하 기자 = 경기 성남시가 대부 기간이 종료된 청사 내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성남시협의회(이하 민주평통) 사무실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사무 공간' 부족을 이유로 이전을 요구하는 성남시와 '대통령 직속기관'을 명분으로 이전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민주평통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성남시는 민주평통이 시청사 내 사무실을 무단으로 사용하면서도 수차례 이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22일까지 자진 이전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에 들어간다고 21일 밝혔다.
민주평통은 군사정권 시절인 1980년대 초 정당을 초월해 범국민적 차원의 통일정책 수립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출범했다. 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법 시행령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의 범위에서 협의회의 설치·운영 및 사업 등에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시는 이를 근거로 2009년 1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시청사 4층에 134㎡ 규모의 민주평통 사무실을 무상으로 사용토록 했다.
이 사무실은 성남시장실(62㎡)은 물론 도내 23개 시·군청사(8곳은 외부사무실 활용)에 입주한 민주평통 사무실 평균면적(62㎡)보다도 2배 이상 큰 면적이다.
민주평통 사무실은 성남시협의회장과 사무국장, 상근직원 등 3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평상시 상근직원 1명이 업무를 보고 있다. 분기별 1회 정기회의가 열린다.
하지만 시는 최근 무상사용 기간이 만료됐다며 22일까지 자진 이전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하겠다고 통보했다.
현재 사무공간이 부족한 데다 그동안 수차례의 공문과 협의를 통해 민주평통 측에 탄천종합운동장(80.3㎡)이나 성남시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54.3㎡) 등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에 불응하자 최종 통보한 것이다.
2009년 신청사 입주 당시만 해도 '호화청사' 논란을 빚었던 시청사는 현재 사무공간이 부족해 지하 창고를 임시사무실로 사용하는 등 150여 명이 근무할 긴급 사무실이 최소 3실 650㎡ 이상 필요한 상황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또 향후 조직개편에 따른 인력 증원 및 조직 신설로 추가 사무공간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는 22일까지 자진 이전하지 않으면 사무실 전기 차단 및 출입카드 차단은 물론 사무실 집기를 모두 외부로 옮기는 방식으로 행정대집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평통은 자문회의와 각종 행사 준비 등으로 현 수준 규모의 사무실이 필요하다며 규모 축소나 이전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행정대집행 시 마찰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대부기간이 만료된 상황이고, 시정 업무를 할 사무공간이 부족해 민주평통 사무실 이전이 불가피하다"며 "다른 공공건물에 사무실 이전 공간을 마련한 만큼 자진 이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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