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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돌풍 겨우 물리친 힐러리..대세론 굳히는 트럼프

이진명 입력 2016.02.21. 17:40 수정 2016.02.2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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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히스패닉·장년층 적극 지지로 네바다서 5%P차로 이겨트럼프, 흑인·유색인종 많은 SC서도 압승..지지층 전국적 확인

◆ 美대선 3차 경선 ◆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 경선 3라운드에서 승리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다. 힐러리는 20일(현지시간) 민주당 네바다 코커스에서 52.7% 득표율로 47.2%에 그친 버니 샌더스 후보를 이겼다. 같은 날 치러진 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는 트럼프가 32.5% 득표율로 압승했다. 이어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이 22.5%로 2위,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이 22.3%로 3위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세 차례 경선을 통해 힐러리는 대의원 67명을 확보해 51명을 얻은 샌더스를 앞섰다. 승자 독식 방식으로 치러진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승리한 트럼프는 대의원 61명을 확보해 크루즈(11명)와 루비오(10명)를 멀찌감치 떨어뜨렸다. 23일과 27일 장소를 바꿔 치러지는 공화당 네바다 경선과 민주당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도 트럼프와 힐러리가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어 대선 후보 윤곽이 드러날 다음달 1일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는 네바다주에서 히스패닉과 장년층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고 승리를 거뒀다. 네바다주는 유권자 중 17%가 히스패닉과 흑인 등 유색인종이다. 샌더스가 선전한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는 백인 거주 비중이 높은 곳이다. 카지노 노동자와 노조도 힐러리 편에 섰다. 다음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도 흑인 유권자 비율이 미국 전역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주요 흑인단체들은 이미 힐러리 지지 선언을 한 상태다.

힐러리는 승리가 확정되자 라스베이거스 선거사무소에서 "미국인들은 얼마든지 화낼 권리가 있다. 그렇지만 진짜 해결책을 갈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자인 샌더스의 공약이 '성난 민심'에는 부합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샌더스는 젊은 층과 근로자 계층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유색인종과 이민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고 공약에 대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네바다는 당초 힐러리 지지율이 샌더스와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던 곳이다. 그러나 최종 득표율은 5%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경선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로 좁혀졌고 심지어 투표소 입구 조사에서 샌더스가 힐러리를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힐러리 지지 기반인 히스패닉 중 상당수가 샌더스 쪽으로 옮겨갔다는 뜻이다. 월가 개혁과 부자 증세, 최저임금 인상, 대학 무상교육, 전 국민 의료보험 실시와 같은 샌더스의 파격적인 공약은 특정 지역, 특정 민족이 아니라 전국적이고 보편적인 호소력을 갖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은 "힐러리가 다소 안심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샌더스도 선전했기 때문에 민주당 경선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뉴요커' 트럼프가 남부의 맹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압승한 것은 트럼프 지지층이 전국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계기가 됐다.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 근거지였던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보수층이 두껍고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공화당 유권자 중 65%를 차지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다.

트럼프는 한때 민주당을 지지했고 낙태에 찬성했으며 두 차례나 이혼한 경력이 있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지지를 확인했다. '중국과 멕시코 이민자들에게 빼앗긴 일자리를 찾아오겠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이민개혁과 의료개혁을 원점으로 되돌리겠다' 등 다소 거칠지만 백인 보수층 속내를 대변하는 공약이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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