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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의원, 현수막에서 '나영이 주치의' 표기 삭제

입력 2016. 02. 23. 11:26 수정 2016. 02. 2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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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누리꾼 비판 일자, “생각 짧았습니다” 사과

신의진 의원의 선거사무실 외벽에는 “나영이 주치의, 새누리당 대변인, 아이심리백과 저자”라는 프로필이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가 ‘나영이 주치의’라는 글자 위에 ‘교육복지안전’ 문구가 덧대어졌다. 이충호씨 제공

4·13 총선을 앞두고 서울 양천구(갑)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예비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신의진(52) 의원(대변인)이 홍보 현수막에 과거 자신이 치료했던 성폭행 사건 피해 아동을 언급해 선거운동에 이용했다는 논란이 일자 다른 문구로 바꿔 달았다. (▶ 관련기사 : 신의진 의원님, ‘나영이 주치의’ 현수막 어이없네요)

신 의원의 선거사무실이 있는 건물 외벽에는 22일 “나영이 주치의, 새누리당 대변인, 아이심리백과 저자”라는 프로필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는데, 이날 오후 ‘나영이 주치의’라는 글자 위에 ‘교육 복지 안전’이란 문구가 덧대어졌다.

신 의원은 22일 오후 7시께 자신의 블로그에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현수막은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영이 아버님께서는 ‘나영이’ 라는 이름이 희망의 이름으로 사용되기를 바라셨고, 저 역시 극복된 상처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다만 다른 시각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수막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던 양천구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내건 선거 현수막. ‘나영이 주치의’라고 표기돼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그러면서 “이번 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나영이 아버지께서 손수 편지를 보내주셨다”면서 원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나영이 아빠가 보낸 편지에는 “성폭력을 당한 아이들도 충분한 치료와 보살핌을 받으면 잘 지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 ‘나영이 주치의’로 알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나영이는 치료 받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이름”이라고 했다. (▶ 블로그 바로가기)

신 의원의 해명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신 의원의 블로그 댓글에서 누리꾼 ‘co***’는 “피해 아동 이름을 후보 홍보용 현수막에 써넣다니 딸 키우는 아버지의 한 사람으로 놀랍고 화가 날 따름”이라며 “피해자 아버지의 편지 인증보다도 진정으로 반성하셔야 될 겁니다. 이런 무감각으로 국회의원 자리에 앉으시면 국민들이 힘들어지고, 슬플 것 같다”고 적었다. 누리꾼 ‘vio***’은 “이런 인권 감수성으로 어떻게 아동의 인권을 위한다고 할 수 있는지 난감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 ‘준***’은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신 의원께서 어린이 성폭력과 관련한 상담센터나 재단을 건립해 힘든 친구들이 음지에서 양지로 떳떳하게 나올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정의당은 같은 날 논평을 내어 “현수막이 논란이 되자 신 의원 측은 현수막을 철거했다고 하지만, 이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진심어린 반성이나 사과없이 아직까지 관계자의 입을 빌린 형식적인 해명이 전부인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입은 아이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신 의원의 행동에서는 약자에 대한 어떤 감수성도 느껴지지 않는다”며 “아동 심리 전문가인 신 의원이 정작 피해 아동을 자신의 선거 홍보를 위해 이용했다는 것은 몰염치”라고 지적했다. 앞서 신 의원은 지난해 12월 인천 아동 학대 사건 때도 피해아동의 상담 내용과 그림 등을 언론에 공개해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이충호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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