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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제분 피해자 父 "딸 죽인 그들이 아내도 죽였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6. 02. 24. 09:03 수정 2016. 02. 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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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죽음, 가해자 향한 마지막 항변
- 우리 가족은 2002년 이후 암흑 속으로…
- 가해자, 반성은커녕 비웃는 태도… 비통과 분노
- 대법원, 솜방망이 판결마저 우려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하00 (청부피살 여대생 故 하지혜 아버지)

이 시간에는 우리가 꼭 듣고 가야 할 사연의 주인공을 모시려고 합니다. 2002년에 발생해서 세상을 충격에 빠뜨린 영남제분 청부살해사건. 기억을 하시죠? 영남제분 회장의 아내였던 윤길자 씨가 사위의 불륜을 의심합니다. 그러니까 사위가 이종사촌 사이인 여대생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과대망상에 빠진 거죠. 결국 윤길자 씨는 이 여대생을 청부살해합니다. 22살의 하지혜 씨인데요. 다행히 경찰이 수사를 해서 윤길자 씨는 무기징역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3년 웬일인지 이 재벌 사모님은 형 집행정지를 받고 병원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게 TV 카메라에 포착이 됐습니다. 허위진단서를 끊어서 가짜 환자 노릇을 한 거죠. 당시 우리 사회가 발칵 뒤집히는 그런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 피해 여대생 하지혜 씨의 어머니가 홀로 집에서 숨진 채 발견이 됐습니다. 도대체 이 가족에게는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건지, 고 하지혜 씨의 아버지를 만나서 그간의 얘기 직접 들어보죠. 아버님, 나와계십니까?

◆ 하00>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고인의 장례를 이제 막 마치신 거죠?

◆ 하00> 네, 어저께 봉안당에 안치를 했습니다. 딸을 잃고 13년간 견뎌온 것만으로도 정말 한편으로는 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실감이 컸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는데.

◇ 김현정> 돌아가셨을 때 몸무게가 38kg. 전혀 못 드셨던 거예요, 최근에?

◆ 하00> 어떻게 보면 장시간에 걸친 자살행위라고 정말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 직후에도 자해가 서너 차례 있었지만 그냥 살아 있어도 살아 있지 않은 것 같은 고통을 참으면서 지금까지 견뎌왔는데, 이제 세월이 갈수록 그것이 치유가 되기보다는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하고 술에 의존하고, 그러다 보니까 정말 몸무게도 병적으로 이렇게 줄어들고. 더 이상 견디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현실적으로는 영양실조도 있고 쇼크일 수도 있지만, 결국 스스로 사려는 삶을 포기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포기한 것 같은... 그런데 그 청부살해를 지시했던 재벌 부인 윤길자 씨, 허위진단서 끊어가지고 호화병실에서 지냈던 게 밝혀졌고 그래서 다시 재수감이 되지 않았습니까?

◆ 하00> 네, 그렇기는 하지만 형 집행을 받고도 저렇게 뻔뻔스럽게 지금까지 한 번의 반성이나 사과의 표시도 없이, 그런 뻔뻔한 짓을 한 사람이 법도 정말 우롱하고 자기 마음대로 백주에 감옥에서 탈출하는 현실을 보고, 너무 절망하고 분노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사과 한 번 제대로 안 했다고 하셨는데 그러니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 합니까? 그 영남제분의 부인.

◆ 하00> 정말 죄를 지은 사람이 그런 반성과 뉘우침의 표시가 어느 정도라도 있다면, 그만큼 인간적인 용서도 될 수 있고 정말 한도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한 몸짓이나 표시는 한 번도 없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 피해자를 비웃는 듯한 행태는 당해 보지 않으면 그 비통함과 분노를 짐작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 김현정> 비웃는 듯한 행태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하00> 감방에서 자숙하고 반성해야 할 사람이 호화병실에서 그렇게 저녁메뉴까지 지시해가면서 희희낙락하는 모습이 얼마나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가슴 아픕니까.

◇ 김현정> 윤길자 씨는 재수감이 되기는 되었지만 그때 어떻게 해서 도대체 호화병원 병실에서 살 수 있었는가. 그 부분에 대한 사건은 아직도 종료가 안 된 채 대법원에까지 가 있는 상태기 때문에, 가족들의 삶이 편안할 수 없었다는 말씀이에요.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까 단란했던 한 가족이 2002년 그 사건 이후로 완전하게 무참하게 짓밟힌 거네요.

◆ 하00> 그렇습니다. 우리 집사람, 저 역시 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버님도?

◆ 하00> 아마 더 무너지는 것이 정말 이어진다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이게 참...

◆ 하00> 한 가족뿐 아니라 우리 관련 일가족, 일가 친척, 그 모두 파급이라는 것은 일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단란했던 가족들 전체가 다 이로 인해서 그냥 암흑 속에 빠져든 것 같습니다.

고(故) 하지혜양의 어머니가 숨지기 전까지 살았던 하남시에 있는 아파트. 벽면에는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는 가족 사진이 걸려 있었다. (사진=박지환 기자)
◇ 김현정> 말하자면 딸을 죽인 그들이 아내분도 죽인 셈이 됐습니다. 데려간 셈이 되었어요.

◆ 하00> 그렇습니다. 우리 집사람의 죽음은 정말 우리 딸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마지막 몸짓이었고요. 그러한 사람들에 대한 마지막 항변을 그렇게 표시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다른 걸로는 재벌에 대해서 달리 항변할 길이 없었던 분이.

◆ 하00> 그렇습니다. 정말 너무나 가녀린 여자의 힘으로 엄마의 입장에서 아무 정말 자기 의지대로 할 수 없다는 그 무력감 이런 것 때문에 많이 괴로워했고, 그거에 대한 정말 최후의 자신의 딸에 대한 어떤 보상을 토로하는 그런 몸부림 같아요.

◇ 김현정> 아내가 정말 너무 힘들어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순간, 지금 기억나는 일화 같은 게 혹시 있으세요?

◆ 하00> 그냥 지혜가 있던 방에 들어가서 첩첩이 사진첩을 쌓아놓고 계속 울먹이면서 그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늘 그렇게 목격됐고. 말려도 말려지지 않죠. 그러니까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고 그것이 우리 딸하고의 추억 속에 울먹이며 매일 잠겨 있는 그 모습이 그게 일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 김현정> 어머님은 그렇게 완전히 일상을 놓은 상태가 됐고. 아버님도 그러시고 오빠도 그렇고 지금 다 그런 건가요?

◆ 하00> 저는 남자니까 나름대로 의무감으로 책임감으로 굳건하게 살려고 많이 노력을 많이 합니다마는, 저희 아들 역시 유난히 남매가 돈독했는데. 비록 우리 딸아이가 여자 아이지만 자기 오빠를 정말 보호자처럼 역할을 하고 자기 엄마한테도 마찬가지입니다마는 그런 각별한 아이였는데, 그 이후로 우리 많은 정말 정상적인 모든 사회활동을 많은 장애가 있고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버님, 기운을 내셔야 됩니다. 아버님이라도 지금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기운을 내셔야 되는 이유가, 2013년 허위진단서 끊어서 호화병실에서 수감 안 되고 호화병실에서 살았던 그 사건, 지금 대법원에 아직도 있는 상태, 계류 중인 상태기 때문에, 이걸 또 잘 풀어야 하는 게 아버님의 남은 과제가 되셨어요.

◆ 하00>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말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법이 엄정하고 피해자나 모든 주위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고 재발방지와 이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인들 앞에 정확하고 정직하게 그런 판결이 되어지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저희들이 느끼는 법감정과는 너무 거리가 먼 솜방망이식 이런 판결이 정말 많아서, 사람을 죽여도 그냥 대수롭지 않은 양형을 받고 쉽게 풀려나고 하는 것을 보면 너무 우리 일반 시민들의 법감정하고는 먼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참 오늘 마음 아픈 인터뷰였는데 고인을 애도하면서 또 남은 가족들 위로하면서 힘내시라는 말 전하면서, 법이 끝까지 어떻게 집행이 되는지 판결이 되는지 함께 관심 가지겠다는 말씀 전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해야겠네요. 어려운 상황인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하00> 감사드립니다.

◇ 김현정> 영남제분 청부살해사건의 피해 당사자 하지혜 씨의 아버지 심경을 오늘 직접 들어봤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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