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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 못하는 '무업청년' 개인탓 말고 사회안전망 마련해야"

입력 2016. 02. 24. 18:56 수정 2016. 02. 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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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무업사회’ 저자 구도·니시다 방한
“게으름 아닌 소통 어려워 구직 단념
일에 대한 가치관 정립부터 도와야
서울시 ‘청년수당’ 매우 선진적”

지난 1월 출판된 책 <무업 사회>의 공동 저자인 구도 게이 일본 소다테아게넷 대표(왼쪽)와 니시다 료스케 도쿄공업대학 준교수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함께일하는재단’ 회의실에서 한국과 일본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청년이 많습니다. 일본에서 유행하는 말로 ‘분인’(分人)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자기분열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어 취업에 도전하지 않거나 한다 해도 금방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도 사회에선 게으르거나 부모가 돈을 벌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로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십상이죠. 그런 생각으론 ‘무업청년’의 문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난 1월 한국어로도 출간된 책 <무업 사회: 일할 수 없는 청년들의 미래>의 공동저자인 구도 게이(39) 소다테아게넷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소다테아게넷은 지난 10여년 동안 청년 니트·은둔형외톨이(히키코모리) 등이 다시 일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온 일본의 사회적 기업이다. 한국 청년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함께하는 한·일비교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9~20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구도 이사장과 이 책의 공동저자인 니시다 료스케(33) 도쿄공업대학 준교수를 19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재)함께일하는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무업’ 상태에 있는 청년이 많다. 일본 정부가 2015년 기준으로 집계한 15~34살 청년 무업자는 약 5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1%다. 한국의 2014년 15~29살 청년 실질실업자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기준 173만명이고 니트족(학업 또는 일을 하지 않는 청년)은 한국노동연구원 기준 93만명이나 된다. 동시에 이를 ‘개인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청년이 일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업자’나 ‘니트’가 아니라 ‘무업’이란 표현을 쓰는 것도 이런 구조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이들은 “청년들이 언제든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사회가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년을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투자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보면 25살 청년이 취직했을 때와 무업 상태로 계속 있을 때 평생 들어가는 사회보장 비용의 차이가 1억5천만엔(약 16억5천만원)입니다. 사회적으로도 더 큰 손해인 거죠. 정부뿐 아니라 기업이 적극적으로 고용 창출에 나서고 마음이 아픈 청년들이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일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두 저자는 서울시가 15~29살 서울 청년 3000명에게 활동보조금을 주는 청년수당에 대해서는 “매우 선진적”이라고 놀라워했다. 구도 이사장은 “위(정치)에서 아래(현장)로 내려오는 것이 한국답게 역동적이다. 일본에서는 반대로만 가능하다. 그것도 3000명이 아니라 아마 30명부터 시작해 차츰 범위를 늘려가는 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니시다 교수는 한국과 일본이 많은 공통점을 가졌지만 개인의 ‘일에 대한 인식’에서 문화적 차이가 많다고 느꼈다고 했다. “한국에 와서 ‘열정노동’ ‘사축’(회사의 가축처럼 일한다는 비유의 표현)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일로 할 때만 행복하다고 느끼는 건가요? 일은 그냥 하고, 좋아하는 활동은 개인시간에 따로 하면 되지 않나요?”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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