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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귀향>, 박 대통령이 꼭 봐야할 영화입니다

최정진 입력 2016. 02. 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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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박근혜 대통령이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

[오마이뉴스최정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실화를 담은 영화 <귀향>이 지난 24일 개봉했습니다.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던 <귀향>은 개봉 자체가 '기적'인 영화입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 탓에 투자처가 나타나지 않았고 배우들은 출연을 고사했습니다. 만약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영화 제작 자체가 무산되었을 것입니다.

어렵게 촬영이 시작되었지만 난관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제작비는 턱없이 부족했고 촬영이 연기되기 일쑤였습니다. 제작 도중에는 보수단체의 협박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도 여기저기서 도움의 손길이 나타났습니다. 출연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출연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시민들의 따뜻한 후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조정래 감독은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촬영을 이어갔습니다.

시민이 만든 영화

 영화 <귀향>의 포스터.
ⓒ 와우픽쳐스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투자 배급사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정치 외교 문제를 다루고 있는 영화에 투자 배급을 하겠다는 회사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에도 시민들이 나섰습니다. 그들은 SNS를 활용해 모금 활동을 펴는 한편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병행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진심과 노력이 통한 것일까요. 마침내 와우픽쳐스가 투자배급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난관이 남아 있었습니다. 극적으로 영화 개봉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개봉관을 잡는 일이 문제였습니다. 개봉을 눈앞에 두고도 <귀향>은 불과 50여개의 상영관을 확보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또 다시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시민들이 <귀향>의 상영관 확대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나선 것입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이 청원에 동참하며 상영관을 늘려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리자 CVG·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의 메이저 영화관들이 시민들의 요청에 화답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상영관 확대를 위해 힘을 보탰습니다. 그 결과 <귀향>은 전국 511개 상영관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조정래 감독이 강일출 할머니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제작에 들어간 영화 <귀향>은 이렇듯 갖은 난관과 역경 끝에 빛을 보게 된 것입니다.

영화 <귀향>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데드풀>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는 소식입니다. 511개 상영관에서 2127회 상영한 <귀향>이 726개 상영관에서 3706회 상영한 <데드플>을 눌렀으니 압도적인 좌석 점유율을 보인 셈입니다. 예매율 또한 4일 동안 1위를 기록했다고 하니 <귀향>에 쏟아지는 시민들의 반응이 가히 폭발적입니다.

흥행의 장본인, 대통령

이 폭발적인 반응은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졸속 협상과 역사 왜곡 문제와 맞물려 있습니다. 시민사회가 강력하게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위안부 문제 합의와 시대착오적인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방침이 <귀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죠. <귀향>을 향한 시민들의 뜨거운 성원과 격려는 그래서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와 역사교과서 문제를 제멋대로 끌고가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향한 분노와 저항의 메시지가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관람 후기와 인증샷 등을 SNS에 공유하며 시민들의 관람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는 위안부 문제와 역사 교과서 문제가 외면하지 말아야 할 우리 자신의 일이라고 시민들이 각성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시민들의 자각과 성찰은 이처럼 불가능을 가능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영화 <귀향>은 시민들의 위대한 힘을 드러내 주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영화 <귀향>을 관람한 관객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들은 <귀향>을 "한국인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라며 충격과 분노, 연민과 슬픔의 감정을 토로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안 보고는 어디까지나 자의적인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은 이 영화를 꼭 보기를 권면합니다.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참혹하게 유린당한 피해자들의 실상을 똑똑히 지켜봤으면 합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왜 위안부 협상 타결에 분노하고 있는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철회하라고 하는지 직시하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대통령이기 이전에 인간이고 한국인이며, 그리고 여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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