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보러 왔어요"..주말 국회 방청석 '후끈'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100번? 100번 없으신가요?"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7일로 닷새째를 맞은 가운데 필리버스터를 직접 보겠다고 국회를 찾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본회의장 방청석이 주말에 가득 차는 이례적인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본회의장이 수용할 수 있는 방청인원은 300여명이지만, 오후 2시7분 현재 이미 방청인원이 400여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방청을 위해 대기번호를 받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대기석에서 기다리던 20대로 보이는 여성 2명은 인터뷰를 요청한 순간, 국회 관계자가 "100번"을 부르자 "우리 차례"라면서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주말에도 의원실을 통해 참관을 오는 인원들이 어느 정도 있지만, 이날처럼 개인 방청신청이 쏟아지는 건 이례적이라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말이다. 방청을 위해선 각 당 의원실이나 원내사무실로 신청해 방청권을 받아야 하는데,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신청이 폭주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한다.
정의당 측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전에 이미 방청권이 다 떨어진 상태"라며 "내일도 방청신청이 몰릴 듯하다"고 말했다.
방청온 이들은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층이 대다수였고, 테러방지법 의결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낮 12시40분경부터 1시간여 동안 정청래 더민주 의원의 필리버스터를 보고 나온 김희서·한민아·김예은양(이상 17·학생)은 "집에서 유튜브로 필리버스터를 시청하다 국회에 직접 와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필리버스터 때문에 난생 처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의원들도 없는데 혼자 말하고 있는 정 의원이 감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방청을 온 유지인씨(27)는 "첫 필리버스터 주자였던 김광진 의원 때부터 필리버스터를 계속 봤는데,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았다"며 "힘들어하는 야당의원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었는데, 현실상 해줄 것은 없고, 직접 보러 온다면 힘이 돼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젊은 인파 속 노년층 방청인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60대 방청인(67)은 "인터넷을 보고 테러방지법과 필리버스터에 대한 내용을 접했는데, 국민을 감시하기 위한 테러방지법 통과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국가정보원이 핸드폰과 계좌를 영장없이 다 볼 수 있다는 건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3일 오후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오전 4시41분부터 17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정 의원은 오후 3시를 기점으로 같은 당 은수미 의원이 지난 24일 세운 최장 발언 기록(10시간18분)을 경신했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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