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외국어 조기교육 성인보다 효과 떨어져
[경향신문] ㆍ중국어 교육 연구 보고서 읽기 능력 3배 이상 차이
유아를 대상으로 한 조기 외국어 교육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외국어 교육의 효과는 같은 시간을 투입했을 때 전반적으로 성인일 때 가장 컸으며 읽기 능력은 성인과 유아의 학습 효과가 3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만 5세, 초등학교 3학년, 성인(대학생) 74명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 효과를 연구 분석해 발간한 ‘유아 사교육 실태와 개선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1일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어 사전교육을 받지 않은 각 연령별 대상자들에게 중국어 수업을 20차례 실시한 뒤 수업 전과 후의 듣기, 말하기, 읽기 능력 차이를 비교한 결과 만 5세 대상자들의 능력 변화가 9.45점으로 가장 작았다. 초등학교 3학년은 15.42점, 대학생은 18.00점으로 능력 변화가 컸다.
듣기 능력의 경우 수업 전후의 점수 차이는 만 5세 3.13점, 초등학생 4.42점, 대학생 5.33점으로 만 5세의 학습 효과가 가장 낮았고, 말하기 능력 역시 만 5세 4.70점, 초등학교 3학년 7.02점, 대학생 6.78점으로 만 5세가 현격하게 낮았다. 특히 읽기 능력의 수업 전후 점수차는 만 5세 1.63점, 초등학교 3학년 3.98점, 대학생 5.89점으로 만 5세가 성인의 3분의 1 이하로 수업 효과가 낮았다. 안구운동 및 뇌파 측정을 통한 언어 민감도 비교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각 연령대별로 부자연스러운 중국어 문장을 접했을 경우 나타나는 안구운동과 뇌파 경향을 분석해 모국어가 중국어인 중국인 대학생과 비교한 결과 한국인 대학생은 중국인 대학생과 유사한 반응을 보인 반면 만 5세와 초등학교 3학년은 중국인 대학생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조기 교육에 대한 투자 대비 결과(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유아 시기에 놀권리 등을 빼앗으면서 유아에게 조기 외국어 교육을 시키는 것은 시간과 비용의 낭비일 수 있다”고 짚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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