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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박성호군의 2년 만에 돌아온 편지

이승훈 입력 2016. 03. 0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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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꿈꿨던 박군이 자신에게 쓴 편지, "기도하고 감사하자"

[오마이뉴스 글:이승훈, 편집:장지혜]

 세월호 희생자 박성호군이 2년 전 자신에게 썼던 편지.
ⓒ 박성호군 가족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고 박성호군이 2년 전 자신에게 쓴 편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가톨릭 사제를 꿈꿨던 박군은 지난 2014년 1월, 다니던 성당에서 신학생들과 함께 공부 모임 하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적은 편지를 스스로에게 썼다. 이 모임에서는 학생들이 미래의 꿈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신학생 선배들과 함께 나누고 이를 정리해 보는 차원에서 편지 쓰기를 했다고 한다. 이 편지는 성당 측이 보관하다 올해 1월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박군은 자신에게 쓴 편지에서 10대 청소년 특유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감을 동시에 나타내면서 "어떤 길을 가든 너의 길에 하느님이 함께 계시다는 것을 기억하고 기도하면서 앞으로 너의 미래를 생각하기 바랄께"라며 깊은 신앙심을 드러냈다.

<오마이뉴스>는 박군 가족의 허락을 얻어 편지 전문을 공개한다.

2년 뒤 나에게

안녕? 2년 뒤에 있을 너에게 편지를 쓰자니 막막하기도 하고 어떻게 써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정성을 다해 쓰는 거니까 이해 좀... ㅋㅋ

2년 뒤에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신학교에 지원해 이제 막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고, 아니면 중간에 생각이 바뀌어서 다른 직업을 찾아 다른 대학에 지원했을 수도 있겠고, 이것도 아니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재수를 준비 중이거나 편입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노력한 모습에 좌절하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고 부모님, 가족,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너도 잘 알고 있을테니까... ㅋ

2년 뒤 나는 거기에서 또 앞으로 가야할 길을 걸으면서 엄청난 노력을 생각하며 만반에 준비를 하고 있겠지? 어떻게 보면 두렵기도 하고 신나기도 하겠지만 엄마나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을 기억하면서 너의 삶의 길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감사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말고.

너가 어떤 길을 가든지 너의 길에 하느님이 함께 계시다는 것을 기억하고 기도하면서 앞으로 너의 미래를 생각하기를 바랄께. 그럼 너가 가는 길에 항상 하느님의 축복이 따르기를 기도하며!

2년 뒤에 있을 박성호에게 2년 전에 있는 박성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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