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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안철수 "사방이 적뿐인 광야에 있지만 돌아갈 수 없다"

입력 2016. 03. 06. 11:58 수정 2016. 03. 0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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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6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와 국민의당은 사방이 적뿐인 광야에 있지만 돌아가지 않고 새 땅을 향해 전진하겠다"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제안한 '야권통합'을 거듭 거부했다.

그는 김 대표를 향해 "안철수가 새누리당에 맞서 야권통합을 위해 일관되게 3번 결단하는 동안 김 대표는 새누리당 세 확산을 위해 헌신했다"며 "누가 통합을 말할 자격이 있냐"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가 문재인 의원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문 후보와 함께 다니는 동안 김 대표는 박근혜 후보와 함께하며 민주당에 정권을 맡기면 안 된다고 한 분이다. 지난 4년 안철수와 김종인의 선택을 비교해보라"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은 안 대표의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지지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철수다.

선거가 37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선거 상황은 혼탁하기 짝이 없다. 민생과 일자리에 대한 치열한 정책경쟁이 아니라 정치공학적 접근만 남았다. 이래선 안 된다. 이러면 또다시 가장 무능한 국회라는 비판을 받아온 19대 국회로 돌아가게 된다. 이래선 국민의 가장 절박한 삶의 문제에 국회가 답할 수 없게 된다.

우리 국민의당은 선거를 혼탁하게 만드는 어떤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정책경쟁하고 실력으로 평가받는 선거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당부터 그렇게 하겠다.

김종인 위원장은 며칠 전 새누리당 승리를 막기 위해서 야권통합을 하자고 했다. 진정성 없는 제안이다. 제안 이틀 전 우리 당 천정배 공동대표를 떨어뜨리려 영입인사를 '자객공천'해 놓고 통합을 말할 수 있나. 한 손에 칼을 들고 악수를 청하는 건 명백한 협박이고 회유다.

또 얼마 전엔 우리 당에 와 있는 분들도 컷오프 명단으로 발표하겠다는 무례한 행동을 했다. 국민의당 의원들을 모욕하면서 '합치자, 돌아오라'고 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제안이 아니라 정치공작이다.

저는 정치를 시작하기 전인 2011년 한나라당 세가 확산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말로만 한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겼다. 저는 야권통합을 위해 세 번이나 결단했다. 국민 앞에 세 번이나 저를 믿고 지지해달라고 연대보증을 섰다.

한 번은 성공했고 두 번은 실패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제 양보가 헛되지 않게 승리했다. 그리고 시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시장이 됐다.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두 번의 보증은 실패했다. 약속한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했다. 야당다운 야당으로 변하지도 못했다. 합당의 접착제였던 기초선거 무공천도 지켜지지 않았다. 제가 선 두 번의 잘못된 보증을 제가 꼭 갚겠다.

저는 작년 12월 탈당 전 문재인 대표의 혁신안만으로 부족하니 더 담대한 혁신을 하고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배타적, 이분법적 낡은 진보를 청산하자 하니 새누리당 사고방식이라고 비난했다. 그런데 저를 내보내면서까지도 지키려 했던 그 혁신안은 지금 어디 갔나. 그렇게 강조하던 정체성은 어디 갔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칙 있는 승리가 힘들다면 원칙 있는 패배를 택하겠다 했다. 원칙 있는 패배가 원칙 없는 승리보다 낫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더민주는 원칙 없는 승리라도 좋다는 태도 아닌가. 어떻게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 할 수 있겠나.

안철수가 새누리당에 맞서 야권 통합을 위해 일관되게 세 번 결단하는 동안 김 대표는 새누리당의 세 확산을 위해 헌신했다. 제가 문재인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문재인 후보와 함께 다니는 동안 김 대표는 박근혜 후보와 함께하며 민주당에 정권을 맡기면 안 된다고 한 분이다. 지난 4년간 안철수와 김종인의 선택을 비교해보라. 누가 통합을 말할 자격이 있나.

국민의당은 기득권 양당의 담합체제를 깨고 3당 경쟁체제를 만들려 나온 정당이다. 못해도 2등, 더 못해도 2등 하는 현 정치체제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양당공생체제를 3당경쟁체제로 바꿔야 헬조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 통합은 현 상황만 모면하려는 하책이고 '만년 야당하자'는 이야기와 같다.

이제 더 이상 국민을 희망고문할 수 없다. 야권통합만으로는 의석을 몇 석 더 늘릴 수있을지 몰라도 정권교체 희망은 없다. 원칙 없이 뭉치기만 해선 더 많은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그건 그저 만년 2등, 만년 야당의 길이다. 정권교체를 못해도 좋으니 국회의원이 다시 됐으면 좋겠다는 전략 아닌 전략이다. 국민의당은 정치인을 위해 존재하는 당이 아니다. 국민을 위한 당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믿어 태어난 당이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국민의당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작은 변화라도 꼭 돌려드리겠다. 경제가 절벽이고 일자리가 벼랑 끝이고 외교안보가 위태롭다.

이번 선거는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다. 이번 선거는 경제를 살릴 것인가, 여야 간 싸움만 계속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선거다. 이번 선거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 건가, 여야 힘겨루기로 민생을 외면하는 국회를 또 만들 것인가 선택하는 선거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 명예와 국익을 지키는 외교를 펼칠 건지, 아니면 냉탕-온탕 오락가락 외교를 묵인할 것인지 선택하는 선거다. 이번 선거는 말로만 안보를 앞세우는 정당과 안보는 늘 뒷전인 정당에 계속 나라를 맡길 것인지 선택하는 선거다.

국민의당과 저는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 있다.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사방에는 적뿐이다.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땅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 저 포함 모두 이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 그래도 좋다.

야권 통합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로 한 연석회의에서 많은 의원들이 굳은 결의를 표명해줬다. '힘든 선거가 될 줄 알면서도 나왔다. 내가 국회의원 한번 더 하는 것보다 대한민국 정치가 바뀌는 게 더 중요하다. 죽는다면 이 당에서 죽겠다'고 말했다. 정말 눈물나게 고마웠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 있다. 그런 각오로 하고 있다. 국민이 국민의당에 기회를 주면 정말 국민을 위한 작은 변화라도 보여주겠다. 국민의당에 격려를 부탁드린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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