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약에 내성 생긴다'는 상식은 틀렸다
변비로 고생할 때 쉽게 떠올리는 게 변비약이다. 식이섬유가 들어 장을 팽창시켜준다는 생약 성분의 약도 있고, 먹으면 수시간에 걸쳐 배가 아프다가 대변을 보게 돕는 약도 있다. 하지만 약에 손을 뻗으려다가도 변비약과 관련한 속설 때문에 멈칫하게 된다. 변비약을 자꾸 먹으면 내성이 생겨서 약 없이 화장실을 못 가게 된다는 얘기와, 약에 의존하게 돼 처음에는 한 알만으로 효과가 있었던 게 나중에는 2~3알로 복용량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변비약은 정말 내성과 의존성을 일으켜서, 약 없이는 볼일을 못 보게 만들까?
결론부터 말하면 변비약은 내성과 의존성을 일으키지 않는다.
변비약의 내성과 의존성에 관한 얘기는 대부분 자극성 완화제에 해당한다. 장 점막을 자극해 대장 근육의 수축을 유도함으로써 배변을 돕는 약이라, 먹으면 수시간에 걸쳐 배가 아프다가 대변을 본다. 자극성 완화제의 내성에 대해 고대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곽정면 교수는 "과거 연구에서 자극성 완화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장 내 신경이 손상돼 장이 무력화돼 결국 내성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이 내용이 맞는지 여부를 입증하는 후속 연구는 없었다"며 "자극성 완화제 자체가 장 신경을 손상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변비 환자 중에서는 변비약에 의존하게 되고 약 용량을 점점 늘려야 효과를 볼 수 있었다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곽정면 교수는 "약 때문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변비 자체가 악화된 탓"이라며 "변비는 대부분 좋아지는 경우가 없고 서서히 악화된다"고 말했다. 변비가 악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용량의 변비약이 필요하고, 변비약에 더 의존하게 되는 것인데, 이를 약의 부작용으로 잘못 여긴다는 뜻이다.
곽 교수는 "최근 의학계에서 자극성 완화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이전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아직 연구가 미진한 상황이지만, 의사와의 상담 아래 자극성 완화제를 적극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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