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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천공항만 그럴까" 세종청사도 비정규직 돌려막기로 '보안 구멍'

조형국 기자 입력 2016. 03. 14. 17:28 수정 2016. 03. 1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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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부세종청사 보안장비 4대 중 1대가 방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세종청사관리소는 인력이 부족해 모든 장소에 특수경비대원을 투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용역계약상 근무인원에 포함된 대원이 내근직으로 편성되는 등 비정규직 용역계약의 허점을 노린 돌려막기가 보안 구멍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14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정부세종청사 ‘동별 비치 장비 현황’을 보면 청사에 설치된 84대의 엑스레이(X-ray) 검색기, 금속탐지기(MD) 중 21대가 운영되지 않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해양수산부 지하에 설치된 8개 기기엔 인력도 배치되지 않았고, 법제처와 한국정책방송원은 지상 검색대도 운영되지 않았다. 지하 검색대를 운영하는 곳은 국무조정실이 유일했다.

이날도 지하주차장을 통해 건물로 들어갈 땐 아무 제재를 받지 않고 건물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건물로 들어올 때 출입증을 태그해야 문이 열리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경비인력이 없을 경우 출입증을 가진 다른 사람이 문을 열 때 함께 들어가거나 안에서 사람이 나오길 기다리면 되기 때문이다.

청사관리소는 인력 부족으로 빚어진 보안 구멍을 알고 있지만 1년 넘게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청사관리소는 “인력부족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청사관리소 관계자는 “검색대가 설치되면 1대당 인력이 4명 정도 필요하다.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보니 경비가 필요한 장소에 사람을 배치하지 못하고 사람이 없으니 기기도 운영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출퇴근 인파가 몰리는 시간에 검색대를 운영할 경우 지나친 보안으로 불만을 내놓는 공무원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운영 중인 검색기기는 공무원 등 출입증을 패용한 이는 검사하지 않고 외부인 대상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14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지하주차장 출입구에 설치된 엑스레이 검색기·금속탐지기가 꺼져 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han.co.kr

■보안 구멍도 모자라… 용역 노동자 ‘빼돌리기’

청사관리소의 방관은 비정규직 용역계약의 특수성 때문이다. 청사관리소는 특수경비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에 인력 운용과 관련한 권한을 넘긴 뒤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14년 용역업체와 작성한 과업지시서는 ‘출입통제 및 방호장비 운용인력 111명’, ‘건물출입구 78명’ 등 근무인원·근무지를 구체적으로 적시했지만 지난해 새로 계약한 용역업체의 과업지시서는 ‘근무인원은 특수경비원 479명, 안내원 56명으로 편성한다’로 단순해졌다. 근무지 편성에서 용역업체의 재량이 커진 것이다.

그렇다보니 용역 노동자인 특수경비원이 청사관리소와의 협의, 노사 문제, 행정지원, 특수경비 업무 전반을 맡는 일도 생긴다. 사실상 근무인원 빼돌리기다. 용역업체는 특수경비원(근무인원)으로 배정된 431명 중 3명을 빼내 용역업체 ‘사업본부’에 배치했다. 사업본부는 “청사관리소와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해 설치되며 노사문제 해결, 행정지원 및 특수경비 업무 전반을 맡는 조직”으로 이번 계약에서 처음 도입됐다. 업무 내용을 보면 용역업체 본사에서 파견된 인원이 담당할 업무다. 그러나 세종청사에선 특수경비원이 사업본부에 편성돼 해당 직무를 맡고 있다. 임금도 용역 계약에 따라 받는다.

청사관리소는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청사관리소 관계자는 “청사관리소가 모든 특경대원을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행정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용역 인력을 어떻게 운영하는지는 청사관리소가 개입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민재 공공비정규직노조 세종지부장은 “한 쪽에선 인력이 모자라 보안 기기를 놀리면서 한 쪽에선 사람을 빼돌려 본사가 해야할 일을 용역 노동자가 하고 있다”며 “인력운용 문제를 용역업체에만 떠넘기는 청사관리소가 직무를 방기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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