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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뎐(傳)]"미스코리아 대기 중"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의 '문자 영업'

구교형 기자 입력 2016. 03. 16. 15:12 수정 2016. 03. 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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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최근 여성 연예인 원정 성매매 알선 혐의로 구속된 연예기획사 대표 강모씨(41)는 연예계에서 재력이 있는 남성 스폰서를 연결해주는 ‘마담뚜’로 유명세를 떨쳤다. 한때 옷차림을 조언하는 스타일리스트로 일했던 그는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여성 연예인들에게 국내외 재력가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거액의 소개비를 챙겼다.

강씨가 음지에서 수년간에 걸쳐 ‘성업’할 수 있었던 것은 성매수 남성들이 한번 여성 연예인을 만나면 ‘환상’에 빠져 지속적으로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다. 성매매처벌법 위반으로 지난 2013년 12월 재판에 넘겨져 법원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한차례 ‘죗값’을 치른 그가 지난해 2월 출소 직후 다시 범행에 나선 것도 단시간에 이처럼 ‘큰돈’을 만질 수 있는 일이 드물어서였다.

 일러스트|김상민 기자

●中 청도 고급 호텔서 현지인과 성매매 알선

16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첫번째 범행 당시 강씨는 2010~2011년 중국인 사업가 ㄱ씨에게 8차례에 걸쳐 9750만원을 받고 연예인 등과 ‘잠자리’를 주선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2010년 11월 9일 강씨는 ㄱ씨에게 1100만 원을 받고 성매매를 처음 알선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인 12월 8일과 22일에도 중국으로 여성들을 데려가 ㄱ씨에게 소개했다. 한번은 ㄱ씨가 성매매 대금으로 1600만원을 지불한 적도 있다고 한다.

강씨는 출국 전 ㄱ씨에게 여성들의 프로필 사진을 보낸 뒤 지목한 여성을 데리고 중국 청도에 있는 고급 호텔로 갔다. 2011년 4월 11일과 20일, 5월 18일과 19일, 9월 1일에도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강씨는 그 대가로 성매매 대금의 20~30%를 소개비 명목으로 받아 챙겼다.

강씨는 이번에 적발된 두번째 범행에서도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원정 성매매를 연결한 뒤 가수·영화배우 등에게 500만~1200만원을 지급했다.

●‘미스코리아 대기 중’, ‘뒤집어지는 애들 기대하삼’

강씨로부터 유명 연예인을 소개받은 ㄴ씨는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인 소개로 2008년쯤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를 하던 강씨를 만났다. 그는 “강씨가 ‘연예인들을 소개해 주겠다’며 자주 연락해왔다”고 진술했다. 여성 연예인들의 화보 작업 등에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게 된 강씨에게 처음에는 호기심에 소개비 명목으로 ‘푼돈’을 주고 시작한 일이 나중에는 수천만원이 오가는 ‘스폰서’ 알선으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또 ㄴ씨는 강씨에게서 ‘미스코리아 대기 중’, ‘시간만 내세요. 줄줄이 있어요’, ‘가수·탤런트 9월 5일 뒤집어지는 애들 귀국해 기대하삼’ 등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강씨는 2010년 1월 유명 연예인을 ㄴ씨에게 소개할 때도 “1년간 동거 조건으로 1~2억원 정도 주면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ㄴ씨는 동거 대신 3개월간 교제하는 대가로 5000만원을 지불했고, 해당 연예인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3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증언했다.

 일러스트|김상민 기자

●적발 때마다 “한번 만나보라고 연결해줬을 뿐”

강씨는 번번이 수사망이 좁혀올 때마다 “성관계를 전제로 만나면서 그 대가로 돈을 지급하는 스폰서 계약을 알선하거나 그 대가로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성매매 알선은 당사자들의 의사를 확인해 연결해준 뒤 추가적인 개입이 없더라도 성매매에 이를 수 있을 정도의 주선행위만 있으면 범죄가 된다.

이번에도 강씨는 범행이 적발되자 마치 연예인과 재력가들 사이에 소개팅을 주선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그는 경찰에서 “한번 만나보라고 연결해줬을뿐”이라는 식으로 성매매 알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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