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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부끄러운 '성매매 공화국'.. 단속 비웃듯 갈수록 '은밀'

이경원 나성원 기자 입력 2016. 03. 19.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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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규 강화·처벌에도 왜 안 달라지나

2004년 ‘성매매 알선 등 처벌 특별법’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법’이 제정·시행됐지만 한국사회의 성매매 문제는 넓고 깊어지기만 한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현)는 거액을 받고 해외 원정 성매매를 한 여성 연예인들을 줄줄이 소환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 일대에서 성매매 알선 조직을 운영하다 경찰에 검거된 일당은 22만명의 개인정보 리스트를 갖고 있었다.

‘성매매 공화국’

“한국 남성들은 동남아시아 및 태평양 도서 국가에서 미성년자 섹스 관광을 계속한다… 정부는 이를 계속해서 단속했지만, 체포되거나 기소된 이는 없다.”

미국 국무부가 매년 발간하는 세계인신매매실태보고서(TIP 리포트)에는 한국인의 왜곡된 성의식과 성매매 실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국인 남성 선원들이 남태평양 키리바시에서 미성년자 성매매를 했다는 고발은 매년 빠지지 않는다. 여행사가 골프 등을 내세워 조직한 그룹여행에서도 성매매가 이뤄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한국 여성의 해외 원정 성매매도 확대되는 추세다. 2014년에는 이들이 떠나는 국가로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홍콩 두바이 대만 마카오가 거론됐는데,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칠레에서도 한국인 여성의 성매매가 벌어진다고 보고됐다.

예술흥행비자로 입국해 국내에서 성매매하는 외국인 여성의 국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했다가 성매매에 뛰어드는 외국인 여성의 문제도 지적된다. 매년 20만명 발생하는 한국인 가출 여성 청소년 중에는 돈을 위해 매춘에 나서는 이들이 있다고도 보고서는 지적한다.

국내에서 벌어지는 성매매는 대개 폭력조직과 연계돼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지난해 8월 전국 교정시설에 수감된 폭력조직원 300여명을 심층면접해 폭력조직의 성매매 영업 실태를 조사했다. 이들은 일반인을 영업 전면에 내세워 수사기관의 감시를 피하고 있었다. 오피스텔 성매매 영업을 하는 성판매 여성은 하루 평균 60만∼70만원을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폭력조직원은 “오피스텔 3곳을 운영하는 알선업자의 월 수익이 1000만원에 달한다”고 응답했다.

왜 계속되나

일제의 부산물로 알려진 집결지형, 겸업형 성매매는 좀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직장을 잃은 남성들의 불안심리와 좌절감 때문에 확대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한국인 특유의 조직·음주 문화가 집단적 성매매라는 병폐를 양산했다는 논문도 있다. 한 폭력조직원은 “경찰 검찰이 아무리 뭐라 해도 (성매매는) 없어지지 않는다. 여자 장사를 해야 사회가 돌아간다”며 “담뱃값을 올려도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성매매는 점점 음성화되고, 그만큼 단속의 한계 역시 커지고 있다. ‘함정수사’ 형태로 단속이 굳어지다 보니 성매수 남성은 애초 단속에서 빠지게 된다는 문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검찰에 의해 기소된 성매매특별법 위반자는 2014년 6159명이다.

하지만 학계는 이 숫자가 전체 성매수 남성·성판매 여성을 대변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10년 여성가족부 성매매 실태조사에서 밝혀진 성매매 여성 숫자만 14만5581명이었다. 성판매 여성은 성매수 남성보다 훨씬 숫자가 적다.

이토록 성매매의 근절이 어렵다면 음성화를 조장하느니 합법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있다. 실제로 헌법재판소는 위헌법률심판 중인 성매매특별법에 대해 조만간 선고를 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헌론 측에서는 성적 자기결정권, 성판매 여성의 생계형 선택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반면 합헌론 측은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성매매 합법화 이후 부작용이 오히려 더욱 컸다고 맞서고 있다.이경원 나성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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