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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정원·경찰, 세월호참사 유족과 생존자 가족 '통신자료' 조회

김형규 기자 입력 2016. 03. 23. 16:38 수정 2016. 03. 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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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가정보원이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의 가족에 대한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세월호 생존학생 아버지인 장모씨(47)는 최근 이통통신사에 요청해 아내 명의로 개통해 사용중인 휴대전화의 ‘통신자료 제공내역’을 확인한 결과, 국정원이 올 1월 7일 통신자료를 조회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도 지난해 5월 29일 장씨의 통신자료를 들여다봤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해 12월 4일 단원고 희생자 유족인 유경근씨(47)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 서울 종로경찰서 역시 지난해 5월 29일 유씨의 통신자료를 확인했다.

통신자료는 가입자의 성명·주민번호·주소 등 신상자료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정보·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이통사에 마음대로 요청해 확인할 수 있다.

장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가족협의회(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가 국가에 반란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고, 아이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고, 부모들의 아픈 심정을 호소하는 활동을 해온 것”이라며 “여러 기관들이 가족들을 감시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확인하니깐 좀 두렵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장씨는 “감시당한다는 기분에 행동 자체도 조심해야 될 거 같다”며 “국정원이라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장씨는 국정원이 통신자료를 받아간 올 1월 7일에 대해 “일정을 확인해보니 그날은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특조위) 위원들하고 면담이 있었던 날”이라고 전했다.

장씨는 참사 당시 세월호에서 구조됐던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다. 장씨는 이후 세월호참사 생존자 가족 대표로서 진상규명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장씨는 현재 세월호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 팀장을 맡고 있다.

유경근씨는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자를 내사 과정에서 내사 대상자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의 가입자 신원을 확인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5일 서울역앞에서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방해행위 중단과 성역없는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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