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ㆍ‘판자촌 주민 강제 이주 반발’ 최초의 도시빈민 생존 투쟁
ㆍ박정희 정권, 폭동으로 규정당시 시위 주민 23명 구속
ㆍ시, 조례 제정 명예회복 추진
해방 이후 최초의 대규모 도시빈민 투쟁인 ‘광주대단지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 작업이 추진된다.

경기 성남시는 서울 도시빈민을 경기 광주(지금의 성남시 수정구와 중원구)로 강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벌어진 광주대단지 사건 실태 조사 및 성남시민 명예회복에 관한 조례를 입법예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지자체가 이 사건을 재조명하고 희생자 명예회복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례안은 오는 5월23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시의회 임시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광주대단지 사건은 오늘날 성남의 기반을 닦은 초기 이주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사건”이라며 “잘못 알려진 부분들을 재조명하는 것이 필요하기에 조례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조례안은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실태조사를 비롯해 위원회 구성, 지원 활동에 필요한 사항을 조례로 제정해 당시의 희생자 및 성남시민의 명예를 회복시키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9명 이내로 구성한다. 성남시는 당시 형사처벌된 주민 22명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사면과 복권, 보상 등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기념사업을 포함해 이 사건과 관련된 문화·학술 조사·연구 사업, 자료 발굴·수집과 간행물 발간 등도 하기로 했다. 광주대단지 사건은 해방 이후 최초의 대규모 도시빈민 투쟁으로 기록돼 있다. 1971년 8월10일 청계천변 등지의 서울 무허가 판자촌에서 경기 광주군 중부면(현재 성남시 수정·중원구)으로 강제 이주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도시빈민 10만여명의 대규모 생존 투쟁이었다.
이날 주민과 경찰 100여명이 다치고 시위 주동자 등 주민 23명이 구속됐다. 이 사건은 정부 측이 “주민들의 요구를 무조건 수락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6시간 만에 막을 내렸지만 당시 정부는 이 사건을 불순한 ‘폭동’ ‘난동’으로 규정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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