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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처벌법 합헌 "성도덕 문란 심화될 수 있다"(종합)

이태성 기자 입력 2016. 03. 31. 14:41 수정 2016. 03. 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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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3 합헌 결정.."성을 사고파는 행위까지 용인 안돼"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6대3 합헌 결정.."성을 사고파는 행위까지 용인 안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1항의 위헌 여부를 선고하기 위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들어서서 자리하고 있다.헌법재판소는 이날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도록 한 성매매 특별법 조항에 대한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사진=뉴스1

자발적인 성매매 여성까지 처벌하는 성매매특별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1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21조 1항에 대해 재판관 6(합헌) 대 3(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법 조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성 개방적 사고의 확산에 따라 성 관련 문제는 법으로 통제할 사항이 아니라는 인식이 커져가고 있지만 이것이 성을 사고파는 행위까지 용인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전제했다.

헌재는 "최근 성매매산업이 음성적이고 기형적인 형태로 조직화, 전문화되고 있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성매매행위를 합법화하거나 처벌하지 않게 되면 국민의 성도덕을 문란하게 하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매매는 그 자체로 폭력적, 착취적 성격을 가진 것으로 자유로운 거래행위로 볼 수 없다"며 "또 성매매는 성을 상품화하고 성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며 사회 전반의 건전한 성풍속과 성도덕을 허물어뜨린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성뿐만 아니라 타인의 성을 고귀한 것으로 여기고 이를 수단화하지 않는 것은 공동체 발전을 위한 기본전제가 되는 가치관"이라며 "성매매행위에 대해 국가가 적극 개입해 지켜내고자 하는 성도덕이라는 공익적 가치는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과 같은 기본권 제한의 정도에 비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미, 안창호 재판관은 "성매매를 합법화할 경우 성산업의 팽창, 청소년·저개발국 여성들의 성매매 유입과 같은 사회문제도 있을 수 있으므로 합법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만 실적을 쌓는 등 입법목적과 부합하지 않는 단속은 지양돼야 한다"고 보충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조용호 재판관은 "성인 간 자발적 성매매는 사생활 중에서도 극히 내밀한 영역에 속하고 그 자체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해악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조항이 성매매 근절에 전혀 기여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만큼 형사처벌보다는 사회보장의 확충을 통해 성매매여성이 성매매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김이수, 강일원 재판관은 "성구매자에 대한 처벌은 합당하나 성판매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과도한 형벌권 행사"라며 "형사처벌대신 다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지원과 보호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일부 위헌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서울북부지법은 2012년 12월 성매매를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던 김모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법원은 "성매매처벌법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변화된 가치관을 반영하지 못하고 성매매 관련 국제협약도 형사처벌과 행정적 규제를 반대하고 있다"며 위헌성을 지적했다.

한편 이날 헌재 결정으로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이 법에 대해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 8건이 모두 각하 또는 합헌 결정을 받았다. 이 사건들 중 성매매 여성이 처벌의 위헌성을 주장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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