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독이 된 '진박마케팅'..비박 고립·내홍에 유권자 외면

최종무 기자 2016. 4. 1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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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진박마케팅으로 전통적 지지층 이탈..수도권 참패로 이어져
20대 총선 개표 막바지인 13일 밤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당직자들이 모두 떠난 채 빈 의자만 놓여 있다. 2016.4.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 = 새누리당이 과반실패에 이어 '제1당 자리'까지 내준 배경에는 무리한 '진박마케팅'이 오히려 독(毒)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본격적인 공천 국면을 앞두고 '진박감별사' 논란이 당을 강타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이 영남 지역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돌며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면서 빈축을 샀다.

최경환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역 의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박으로 통하는 추경호, 정종섭, 곽상도 , 윤상직, 강석진 후보 등의 개소식을 잇따라 찾아 축사를 하면서 이들에 대한 지지를 강하게 요청했다.

이 때문에 비박계인 이재오, 김용태 의원 등은 최 의원의 진박 감별 정치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진박 마케팅'은 공천 과정에서 유승민계 및 비박계에 대한 고립으로 이어졌다.

친박계의 지지를 얻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재오, 진영, 주호영, 조해진, 류성걸, 김희국 의원 등을 대거 '컷오프' 시키고 이 자리에 진박 후보들을 대거 내리 꽂았다.

백미는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유승민 의원 고사작전이었다. 이 위원장은 공천 막판까지 유 의원 공천에 대한 결론을 내지 않고 자진 탈당할 것을 압박했다.

유 의원은 결국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수 있는 시한을 1시간 앞둔 지난달 23일 밤 11시에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공천관리위원회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대구 동을 후보자로 내세웠다.

김무성 대표가 컷오프된 비박계 의원 지역구에 투입된 진박 후보들 공천장에 도장을 찍어줄 수 없다는 옥새 파동을 벌이기도 했으나 이 과정에서 전통적 여권 지지층은 급속도로 이탈하기 시작했다.

수도권에서는 그 속도가 더 가파르게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결국 진박을 살리려다 전체 지역구 의석(253석)의 48%인 122석에 달하는 수도권에서 참패를 했다.

20대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구는 19대 총선에 비해 10석이 늘어났지만, 새누리당은 19대 총선 당시 얻은 43석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35석을 얻는데 그쳤다.

이는 곧바로 원내 제1당의 지위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주는 것은 물론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 운영에도 큰 차질을 빚게 만들었다.

ykj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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