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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부, 심평원 설립 16년만에 잉여금 환급하는 이유는?

김지산 기자 입력 2016. 04. 18. 03:16 수정 2016. 04. 2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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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재정부족 年7조 세금 지원받는데도..심평원, 연예인 섭외 등 방만 경영 지적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건보공단 재정부족 年7조 세금 지원받는데도…심평원, 연예인 섭외 등 방만 경영 지적]

정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설립 16년 만에 잉여금을 환급하도록 한 것은 심평원 유보금이 과도하다는 국회 지적에서 비롯됐다.

심평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으로부터 받는 부담금 외에도 다양한 위탁심사 수수료 사업을 벌인다. 영리법인이 아니어서 이익이 나면 건강보험 재정에 환급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이는 정부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허술한 법 체계가 심평원이 거액의 유보금을 쌓도록 한 원인이 됐다.

◇금고에 쌓인 805억…연예인 섭외·수입 피아노 구매 = 국회가 지난해 7월 공개한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심평원은 연말까지 집행하고 남은 운영비에 사업으로 벌어들인 순이익을 더한 뒤 사업준비금과 기타임의적립금 명목으로 보관했다. 그러고도 남는 돈은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다음 해 사업비로 이월시켰다.

이런 방식으로 2014년까지 쌓인 미처분잉여금은 805억원. 건보공단이 부담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을 경우 등에 대비해 따로 모은 기타임의적립금도 115억원에 달했다.

건보재정은 이미 부족사태에 직면해 건보공단이 매년 기획재정부로부터 7조원 안팎의 세금을 지원받는 형편이다.

하지만 심평원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공기관답지 않은 '통 큰 씀씀이'를 보여왔다. 이달 말 개최할 예정이었던 체육대회에 연예인을 섭외하려던 시도가 대표적이다. 심평원은 1억5000만원 예산으로 체육대회를 준비하던 중 연예인과 개그맨, 치어리더 등을 부르려다 언론에 노출되자 행사를 취소했다.(관련기사☞ 건강보험료로 연예인 섭외… 심평원 '흥청망청' 체육대회)

최근 원주사옥 강당에 설치하겠다며 4000만원대 수입산 그랜드 피아노를 구매하겠다고 입찰공고를 냈다가 이 역시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철회하기도 했다. 공공기관 강당에 그랜드 피아노가 왜 필요한지도 의문이지만 동급의 국산 피아노가 있는데도 심평원은 일본제 특정 회사의 피아노 구매만 추진해 물의를 빚었다.

논란 소지가 큰 예산집행이 언론에 들키면 계획을 취소하는 행태가 반복되는데도 감독 당국인 복지부는 손을 놓고 있다. 강도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매년 심평원 감사 결과를 보고받고 3년에 한 번씩 정기 감사를 벌인다"면서도 "연예인 섭외 체육대회 같은 세세한 사항을 모두 찾아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심평원 강원도 원주사옥

◇"건보공단·심평원 기관통합 검토해야" = 전문가들은 건보재정 안정을 위해서라도 심평원의 방만한 운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심평원과 건보공단 통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는 "보험자가 깐깐하게 심사 평가해 보험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대다수 나라가 별도 심사기관을 두지 않는다"며 "심평원의 예산낭비는 허술한 건보재정 관리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나라 살림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2014년 '고용·복지분야 기능점검 추진방안' 보고서에서 양기관을 통합한 가칭 '건강보험통합공단' 신설시 인사·예산 중복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양 기관 통합시 2조원 이상의 재정 누수 방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추정했다.

정기준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건강보험 가입자 입장에서 심평원의 방만한 경영은 화날 수 있는 일"이라며 "내년 공공기관 기능조정 검토 대상에 보건분야가 포함된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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