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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경련, 어버이연합 돈 지원에 靑 관여했는지 밝혀라

입력 2016. 04. 22. 03:29 수정 2016. 04. 2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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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4년 9~12월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라는 단체에 1억2000여만원을 지원했다고 한다. 어버이연합은 각종 시국 관련 현안이 있을 때마다 찬반 집회를 열었던 보수 성향 단체다. 어버이연합이 노동 관련법 처리 촉구 집회나 세월호 특조위 규탄, 교과서 국정화 찬성 집회 등을 여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시민·사회단체를 관리하는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의 한 행정관이 올해 초 어버이연합 관계자에게 한·일 위안부 합의 체결에 대한 지지 집회를 열어 달라고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게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관제(官製) 집회를 유도했다는 얘기가 된다. 국정원이 전경련의 자금 지원에 관련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와 국정원은 의혹을 공식 부인했지만 청와대 행정관이 어버이연합 측과 접촉했는지, 또 집회와 관련한 부탁이 있었는지 철저하게 자체 조사할 필요가 있다.

전경련은 각종 의혹에 대해 조속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전경련이 민간 시민 단체들을 지원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진보 좌파 단체들이 반(反)기업 정서를 자극하는 집회를 빈번히 여는 상황에서 우호적 시민 단체를 통해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토록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민감한 이념적 현안과 관련된 시위를 주도해온 단체에 억대 지원을 한 것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청와대나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지시에 따라 지원했다면 더 심각한 문제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의혹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했다. 이런 비상식적 해명을 누가 납득하겠는가. 전경련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의심만 키우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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