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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부모들 "보육불안에 야당 찍었는데 이젠 해결될까요?"

입력 2016. 04. 22. 19:16 수정 2016. 04. 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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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여소야대, 민생의 재구성
④ 국가보육책임

국가책임보육 관련 정당별 총선 공약

“외벌이라 형편이 넉넉치 않아 애한테 투자를 많이 못해서, 어린이집에 매달리게 돼요. 그런데 수시로 누리과정 지원금이 끊긴다 어쩐다 하고, 선생님들은 늘 지치고 피곤해 보이고…. 부모들이 불안하지 않게 국가가 책임지고 잘해주면 안되나요?”

강원도 춘천에서 6살, 3살 자녀를 키우는 김아무개(36)씨는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찍었다. “옛날에는 사람 따라 여당도 찍고 야당도 찍었는데, 이번에는 솔직히 더민주 후보가 누군지도 몰랐어요.” 이유 중 하나는 누리과정 사태였다. 첫째가 어린이집에 다닌 2014년부터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의 혜택을 받았지만, 해마다 관련 예산이 미편성되는 바람에 ‘보육대란’이 닥쳤다. 김씨는 “더민주에 100% 만족한다기 보다는, 새누리가 ‘국가가 보육을 책임진다’는 약속을 해놓고 안 지키는 것을 보고 다른 공약을 믿을 수가 없었다”며 “앞으로 누리과정 예산 문제 제대로 해결못하면 더민주도 똑같이 표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4·13총선 결과에는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20~30대 젊은 부모들의 ‘국가책임보육’에 대한 열망도 반영돼있다. 20대 국회가 누리과정 시행을 위한 안정적 예산 확보는 물론 보육의 질적 개선을 위한 다양한 과제들을 정책으로 실현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이번 총선에서 야3당은 한목소리로 ‘보육의 국가 책임 강화’를 내세웠다. 정의당은 ‘영유아보육 국가책임제’를, 더민주는 ‘국가책임 0~5세 보육·교육’을, 국민의당은 ‘국가책임 강화’를 명시했다. 지난 2012년 총선·대선 당시 공약집에 ‘국가책임 보육’을 못박았던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공약집에서 관련 공약을 지웠다.

야3당 ‘보육의 국가책임’ 한목소리
새누리는 관련공약 아예 지워버려
야당으로 돌아섰다는 어린이집원장
“교육청에 떠넘겨선 보육료 못풀어”

17개 시·도 중 11곳 누리예산 차질
이미 교사급여 일부 체불현상 벌어져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해결해야”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구·정당 투표 모두 더민주를 찍었다는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보육의 질을 높이려면 22만원으로 수년째 동결된 보육료를 현실화해야 하는데, 교육청에 예산 책임을 떠넘기면 보육료가 현실화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누리과정 지원비는 2013년 이후 4년째 동결 상태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누리과정에는 우유 급식이 없는데, 아이들한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자체적으로 우유 급식을 무상으로 한다”며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위해 해주고 싶은 게 많은데 국가 지원 보육료는 꼼짝도 안한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버티고 있는데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 역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을 뽑고 이번 총선에선 국민의당을 지지했다.

국가책임보육을 위해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야3당은 총선 공약으로 ‘국공립 보육 시설 확충’과 ‘보육교사 처우 개선’을 공통으로 내걸었다. 현재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아동은 16만명으로 전체 보육아동의 10.6%에 불과하며,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자수는 26만명에 달한다. 보육교사 처우 개선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올해 3년차인 한 보육교사는 “한달에 130만원 정도를 받는데, 8시 퇴근이 기본이고 서류작업이 많아 수업 준비는 집에 와서 늦은밤까지 해야 한다”며 “대학 친구중에 벌써 두명이나 사회복지 쪽으로 직종을 옮겼다”고 말했다. 김진석 서울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 장시간 노동 등 보육교사를 착취하는 현행 보육구조의 피해는 고스란히 아동에게 돌아간다”며 “어린이집 교사 처우 개선과 국공립 보육 시설 확충을 두 축으로 국가책임보육을 실현하도록 20대 국회가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 해결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4월 현재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한 시·도 교육청은 대구·대전·울산·세종·충남·경북 등 6개 교육청 뿐이다. 누리과정 예산을 4~9개월치 밖에 편성하지 못한 나머지 11개 시·도에선 이미 교사 급여 일부가 체불되는 등 ‘2차 보육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도교육청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만 편성한 탓에 도청이 대신 2개월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했던 경기도의 경우, 자체 추경을 하지 못한 고양시 등 8개 시·군에서 3월분 어린이집 운영비와 보육교사 처우개선비를 미지급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3개월치 예산만 편성했던 광주광역시는 4월부터 누리과정 예산이 ‘0원’인 상황이다. 카드대행사가 보육료를 선지급해 한달 가량 여유가 있는 어린이집과 달리 교육청으로부터 직접 지원을 받는 유치원은 4월 급여일인 25일 교사 월급을 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강원 역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3월로 소진됐으며, 서울은 5월로 소진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5월 말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풀지 않으면 다시 보육대란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야3당은 한목소리로 누리과정 예산이 지출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규모를 교부율 인상을 통해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4조2000억원 규모의 누리과정 예산은 시·도 교육청이 중앙정부에서 교부받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내국세의 20.27%)에서 지출된다. 교육감들은 전체 누리과정 예산의 절반 정도인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2조1000억원)을 감당하려면 현행 20.27%인 교부율을 21.27%로 최소 1%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현 내국세 규모(187조원)를 감안하면, 1%p 인상으로 1조8000억원 정도를 추가 확보하게 된다. 더민주 관계자는 “교육 뿐 아니라 노인복지 등 국가 재원이 필요한 영역이 많지만, 교육은 투자하면 고스란히 몇 배 효과로 돌아오는 영역”이라며 “교육교부율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이 책임져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해 교육청 예산 편성 항목에 누리과정 예산을 반드시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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