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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부의 지방재정개혁 추진에 경기도 부자 시군들 반발

입력 2016. 05. 01. 05:38 수정 2016. 05. 0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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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용인·성남·화성 "하향평준화·지자체간 갈등 우려"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정부의 지방재정개혁 추진방안을 두고 수원, 용인, 화성, 성남 등 경기도내 '부자 시군'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개혁추진방안에는 지방세기본법을 개정해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 일부를 도세(道稅)로 전환, 재정이 열악한 시군에 나눠 주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다.

정부입장에서는 갈수록 벌어지는 지자체 간 재정격차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 있지만, 재정자립도가 높은 소위 '잘 사는 시군'에서는 지방자치 하향편준화와 지자체간 갈등 야기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 "재정불균형 완화"vs. "지자체 하향평준화"

행정자치부는 지난 22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2018년부터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50% 내외를 도세로 전환하고 이를 시군에 재분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갈수록 벌어지는 자치단체 사이 재정격차를 줄이고자 기업이 많은 시군의 세입을 재정이 열악한 곳에 나눠주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경기도에서 기업이 많이 몰린 화성시의 지난해 법인지방소득세는 3천23억 원이나 되지만 사업체가 거의 없는 연천군은 9억 3천만 원에 불과하다.

법인지방소득세를 공동세로 전환하면 화성 등 기업이 많은 시군의 법인지방소득세가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연천 등으로 이전되는 효과가 생긴다.

행자부는 또 시군의 재정형평을 도모하는 재원인 시군 조정교부금의 배분기준도 바꾸기로 했다.

현재는 인구, 지방세 징수실적, 재정력을 순서대로 5대 3대 2로 반영해 조정교부금을 배분하는데 인구의 반영비율을 낮추고 재정력의 반영비율을 높여 시군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기업이 많아 법인소득세가 많이 걷히는 수원, 화성, 용인, 성남에서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화성시의회는 지난 28일 정부의 지방재정제도에 대한 반박 성명을 내고 "지자체 간 재정 격차를 줄이고자 부자 지자체의 돈을 끌어다 가난한 지자체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지자체 재정에 지나친 간섭으로 지방자치의 본질 및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성시는 정부의 개혁방안대로 조정교부금과 법인지방소득세가 적용되면 연간 2천500억 원 가량의 세입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수원시는 염태영 시장이 직접 나섰다. 그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치재정의 강화를 염원하는 전국의 자치단체들과 함께 '마이너스의 손'을 단호히 거부하겠다. 정부 몫인 복지비 부담이 전가된 탓에 지금도 마른 수건을 짜내고 있다"면서 "정부의 지방세 개혁은 지방정부와 시민에게는 늘 '마이너스의 손'이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수원시도 변경된 배분방식이 적용되면 법인지방세는 936억 원이, 조정교부금은 891억 원이 줄어든다.

용인시도 의회 의원들이 긴급 성명을 내 "지방재정제도 개편안은 지방자치제도의 근본인 지방재정의 자주재원 확보노력을 무시하고,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도세 전환을 통해 중앙정부가 기초단체를 직접 통제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중앙정부와 복지정책 등에 대해 각을 세워온 성남시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법인지방소득세 절반을 축소하면 재정적 이득이 많지 않은데 그린벨트 훼손과 과밀화를 부르는 기업유치를 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판교테크노밸리 확장 사업을 시 입장에서 전면 재검토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판교테크노밸리 확장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밸리 조성사업을 말한다. 국비 1조 5천여억 원이 투입돼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옛 도로공사 부지와 인근 금토동 그린벨트를 합한 43만㎡ 부지에 들어서는 첨단산업단지다.

기존 판교테크노밸리와 합치면 입주기업은 1천600여 개, 상주 근무자는 10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지방재정을 압박하면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시장 지시대로 창조경제밸리와 관련한 인허가와 용도변경이행 등과 같은 행정절차 측면에서 우리가 조치할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성남시 내부에서는 정부의 이번 재정개혁이 넉넉한 재원으로 무상복지 정책을 강행하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성남시를 막아보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 경기도 시군 재정격차 얼마나…개선책은?

경기도에 따르면 지방재정 규모는 점차 확대하고 있으나, 그와 함께 자치단체 간 재정불균형 문제도 크다.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화성, 용인, 수원, 성남은 자체 수입이 전체 예산의 60%를 넘어 상대적으로 재정안정성이 확보됐다.

그러나 연천, 동두천, 양평, 가평, 포천은 자체수입이 전체 예산의 20%대에 머물 정도로 도내 지자체 간 빈부격차는 크다.

올해 예산 기준 시군별 재정자립도(지방자치단체의 일반회계 예산규모 중 자체 재원에 해당하는 지방세와 세외수입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를 살펴보면 화성시가 64.3%로 도내에서 가장 높다.

다음으로 성남과 용인 각 61.9%, 수원 60.9%로 이들 4개 시만 유일하게 60%가 넘는다.

반면 연천은 20.4%, 동두천은 21.9%, 양평은 23.3%, 가평은 26.2%, 포천은 29.8%로 재정이 열악하다.

재정수입이 재정수요를 초과하지 않아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전국의 7개 지자체 가운데 6곳이 경기도에 몰려 있다.

연간 가용예산이 성남은 2천749억 원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수원(1천128억 원), 용인(1천509억 원), 화성(341억 원), 고양(69억 원), 과천(95억 원) 등이다.

이런 재정여건 편차를 보면 지방의 재정격차를 줄이려는 정부의 지방재정개혁 추진은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나 부자 지자체의 재정 여력을 줄이기보다는 지방재정을 상향 평준화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이윤규 경기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지방 시군의 재정불균형 상태가 심각하지만, 정부가 지방재정법상 위기관리를 할 방법이 많이 있으니 그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면서 "세수원이 국세가 많아서 지방이 국가에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국세와 지방세 세수원 구조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근본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재정여건이 다른 도내 시군간 갈등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기도는 남부와 북부의 재정여건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방안도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부자시군과 가난한 시군이 갈등하지 않도록 경기도가 조정역할을 잘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관계자도 "정부의 조정교부금 및 법인지방소득세 개편방안은 단기적으로는 지방정부의 재정불평등 현상을 완화할 수 있겠지만, 진정한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시군이 자립적 세입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군이 미래에 발생할수 있는 재정수입감소나 복지수요 급증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지방재정적립제도 도입 같은 장기적인 재정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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