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일경제

한국 '환율 관찰국' 명단에, 당장의 美제재는 피했지만..

김규식A 입력 2016. 05. 01. 17:56 수정 2016. 05. 01. 20:20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스무딩 오퍼레이션 제한 우려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내놓은 '주요 교역 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한국을 중국 독일 일본 대만과 함께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정부의 환율 관리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번 보고서의 근거인 미국 무역촉진법(BHC법 수정안)에는 관찰대상국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한국 원화의 환율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선포한 것만으로도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이유가 문제다.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가 연간 200억달러를 넘고 △전체 경상흑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넘으며 △외환 순매수 규모가 GDP 대비 2%를 넘고, 연간 12개월 가운데 8개월 이상 순매수이면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이 중 두 가지만 충족하면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한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가 283억달러고 경상흑자가 GDP 대비 7.7%에 달하지만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일방적이고 반복적으로 개입'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정부는 내심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한국의 경상흑자가 확대된 것은 저유가로 전체 수입 중 40%가량을 차지하는 에너지와 상품 가격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137억달러였지만 서비스 수지를 포함하면 68억달러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다. 어쨌든 심층분석대상국 지정 요건 가운데 두 가지에 해당되면서 한국 정부의 운신 폭이 좁아지게 됐다. 미국 정부의 압박이 거세짐에 따라 한국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급변 시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까지도 제한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제기된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미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내건 셈인데 자칫 나머지 조건까지 충족하면 커다란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심층분석대상국에 지정되더라도 미국 정부가 곧바로 무역 보복에 나서지는 않지만 1년 동안 시정 조치를 보고 제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커다란 압박이 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한국의 환율정책을 설명한 것도 이런 배경에 따른 것이다. 일단 정부는 외환시장 급변 시 미세조정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한국이 심층분석대상국에서 빠졌기 때문에 환율정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관찰대상국에는 포함됐지만 미국 재무부가 항상 하는 일이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