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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이대 상권 주춤..샤로수길·중앙대 뜬다

정지성 입력 2016. 05. 02. 17:46 수정 2016. 05. 0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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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혼밥족·직장인 몰려 서울대주변 총 카드매출액 1년새 20% 크게 늘어9호선 지하철역 개통효과..중앙대 인근도 新상권 각광

BC카드 서울시내 대학상권 16곳 빅데이터 분석

# 1일 저녁 7시쯤. 서울대 관악구 '샤로수길'에 위치한 한 수제 햄버거 전문점. 매장은 20·30대 '혼밥족(혼자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는 사람)'과 커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부 손님은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매장을 홀로 찾은 직장인 김민재 씨(26)는 "직장이 여의도라 이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데 혼자 밥을 해결하기 위해 샤로수길 만한 곳이 없다"며 "가끔 친구들과 술 한잔 할 때도 강남이나 신촌보다 가격이 크게 저렴해 샤로수길을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샤로수길'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인근을 지칭하며 서울대 정문 조형물을 상징하는 '샤'자와 신사동 가로수길의 합성어이다.

요즘 샤로수길이나 서울 흑석동 중앙대 일대처럼 신흥 대학상권이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 연세대·홍익대 등 기존 유명 대학상권이 주춤하는 사이 서울대·중앙대 등 신흥 대학상권이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비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기세다.

2일 매일경제가 BC카드 빅데이터센터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 새 대학상권별 1인당 카드매출액 증가율에서 중앙대·서울대 상권이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중앙대 상권은 올해 1분기 기준 1인당 카드매출액이 2만4886원으로 2014년 1분기(2만3386원)에 비해 6.4%(1500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대 상권은 4만797원에서 4만3048원으로 5.5%(2251원) 증가했다.

각 상권은 '대학 정문 반경 1㎞ 이내(서울대의 경우 서울대입구역 기준)에서 월평균 100건 이상 카드 매출이 발생한 가맹점이 밀집한 지역'으로 한정했다. 분석한 대학상권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교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연세대, 한국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홍익대 등 총 16개 대학이다.

신흥 대학상권 중 특히 샤로수길을 중심으로 한 서울대 상권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샤로수길을 중심으로 한 서울대 상권 전체 BC카드 매출액은 지난해 311억원으로 2014년 259억원에서 19.9%나 상승했다. 특히 이 기간에 30대의 매출액 증가율은 14.8%로 전체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신규 가맹점 등록 수도 94개에서 167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샤로수길이 형성된 것은 2010년 무렵이다. 신촌, 홍대 등 기존 유명 대학상권의 임대료·권리금이 급격히 오르자 젊은 창업자들이 서울대입구역 인근으로 모여들었다.

샤로수길에 있는 매장들은 주로 서울대입구역 부근에 홀로 자취하는 '혼밥족'을 주요 타깃층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샤로수길이 위치한 관악구는 서울시에서 교통이 편리하고 임대료가 저렴한 원룸이 많아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 미혼 직장인 등 1인 가구 거주자가 가장 많다. 실제로 이 지역 주요 카드 매출액 상승 업종을 살펴보면 한식(35.3%), 주점(52.4%), 편의점(30.8%) 등 1인 가구를 노린 업종이 주류를 이룬다.

샤로수길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 비율)'다. 홍대 입구나 이태원 경리단길, 신사동 가로수길 등 다른 인기 상권에 비해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덕에 합리적인 가격대에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 대부분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는 한 잔에 2000원 수준이며, 수제햄버거 가격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

샤로수길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제봉 씨(30)는 "강남, 신촌 등에서는 1인당 3만~4만원가량 지불해야 먹을 수 있는 이탈리안 요리를 이곳에서는 거의 1만~2만원대에 먹을 수 있다"며 "골목의 독특한 분위기나 매장 인테리어 등도 다른 유명 번화가에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앙대 상권은 2009년 9호선 중앙대입구역이 개통되면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상권이다. 중앙대 정문을 시작으로 중앙대 부속병원, 흑석시장에 이르기까지 집중적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다.

아직 다른 대학상권에 비해 전체 매출액 규모 자체는 작은 편이지만 전체 매출액 증가율 1위, 1인당 매출 증가율 2위를 차지할 만큼 성장세는 가파르다. 샤로수길처럼 제대로 된 상권이 자리 잡진 않았지만 중앙대는 최근 이 지역을 가칭 '검은돌길' 상권으로 조성하기 위해 중소 상인들과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장석호 BC카드 빅데이터센터장은 "새롭게 뜨고 있는 대학가 상권은 주로 지하철역 주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며 "부동산 임대료가 비싸지 않은 만큼 다른 상권에서는 볼 수 없는 개성 있는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상권이 발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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