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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에 '아빠는 대법관'..큰문제없다는 로스쿨입시

정슬기 입력 2016. 05. 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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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명 부모·친인척 신상 기재했지만 입학취소 한명도 없어

'현대판 음서제' 논란을 일으킨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전형 과정에서 부모 스펙을 자기소개서에 적은 학생이 24명 적발됐다. 그 가운데 8명은 입시요강을 어기고 부모와 친인척 신상을 기재했지만 교육부가 입학 취소와 실명 공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비판 여론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일 전국 25개 로스쿨의 최근 3년간 약 6000건의 입학전형을 조사한 결과 합격자 24명이 부모와 친인척 신상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5명은 부모나 친인척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수준으로 적었다. 이들은 전직 시장·법무법인 대표·공단 이사장·지방법원장의 자녀와 변호사협회 부회장의 조카였다.

전직 시장 자녀는 해당 로스쿨이 입시 요강에 부모나 친인척 신상을 기재하지 말라고 고지했는데도 신상을 적어 부정행위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명은 해당 로스쿨 입시요강에 신상을 적지 말라는 고지가 없었다.

교육부는 이날 발표에서 적발된 이들의 신상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실명이나 소속 대학을 특정할 수 있으면 개인의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고 관련 개인정보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며 답을 피했다.

24명 가운데 19명은 부모나 친인척이 대법관·시의회 의원·공무원·검사장·로스쿨 원장 등이라고 적었지만 이름이나 재직 시기를 특정하지 않아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7명은 입시요강을 어기고 부모나 친인척 신상을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언급된 시장 자녀를 포함해 총 8명이 입시요강을 어겨 부정행위로 인정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로펌 3곳에서 외부 법률자문을 구해 합격 취소는 비례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 취소 시 대학의 과실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문제점 등이 있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학교에서 정한 입시요강을 어겼더라도 다양한 전형요소를 활용한 데다 정성평가의 속성 상 자기소개서에 부모나 친인척 신상을 적은 점과 합격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신 교육부는 지원자가 입시요강을 위반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경북대와 부산대, 인하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6개 로스쿨에 기관경고와 학생 선발 책임자에 대한 경고, 로스쿨 원장에 대한 주의 조치 등을 취하기로 했다.

또 입시요강에 부모나 친인척 신상을 적지 말라는 조항이 없는 경희대와 고려대, 동아대, 서울대, 연세대, 원광대, 이화여대 등 7개 로스쿨에도 기관 경고와 원장에게 주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이번에 문제는 없었지만 기재금지 조항이 없는 건국대와 영남대, 전북대에는 시정 조치를 할 예정이다. 응시원서에 보호자 근무처와 성명을 적도록 한 영남대와 전남대에는 경고와 함께 관계자 문책을 실시한다.

앞으로 25개 모든 로스쿨은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신상 등을 기재하는 것을 금지하고 적을 경우 불합격이 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입시요강에 명문화해야 한다. 교육부는 이번에는 시정조치에 그치지만 대학에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정원 감축이나 폐쇄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로스쿨 입시 실태조사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과 함께 대학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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