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디애나 존스가 만난 1백 년 전 한국인

김정우 기자 입력 2016. 5. 6. 21:10 수정 2016. 5. 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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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악부터가 귀에 익숙하죠. 사라진 고대 유적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린 영화 '인디아나 존스'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는 바로 이 사람, 미국의 탐험가이자 고고학자인 로이 앤드류스를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탐험가가 1백여 년 전 우리나라를 직접 방문해서 동영상까지 찍었습니다. 이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는데 SBS 취재팀이 뉴욕 자연사 박물관에서 잠자고 있던 동영상을 입수했습니다. 로이 앤드류스가 찍은 1백 년 전 서울의 풍경, 보시죠.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1912년 서울 남대문, 한 쪽은 전차가, 다른 한 쪽은 소달구지와 빈 수레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순백의 옷차림입니다.

고단한 아낙들의 다듬이질은 끊이지 않습니다.

단발령이 선포된 지 17년이 지난 시점 이어서인지 짧은 머리에 모자까지 서양식으로 멋을 부린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로렐 켄달/큐레이터 : 전통적인 상투머리도 있지만, 당시 유럽이나 뉴욕에서 유행했을 모자들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수북하게 쌓여 있는 고추와 마늘에 생선까지, 장날은 역시 장날입니다.

또 하나의 구경거리는 마술쇼입니다.

밧줄로 몸을 묶은 마술사가 관객들의 긴장을 한껏 고조시키더니 어느새 탈출합니다.

12분 분량의 이 영상은 1912년 당시 뉴욕 자연사 박물관의 디렉터였던 로이 앤드류스가 고래 탐험을 위해 울산에 갔다가 서울에서 찍은 겁니다.

그동안 박물관 창고에서 잠자고 있다 1백여 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로렐 켄달/큐레이터 : 로이가 울산에서 쇠고래가 멸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 운이 좋게도 남긴 필름을 가지고 서울에 간 것입니다.]

동영상의 촬영자이자 유명 고고학자인 로이 앤드류스는 미국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실제 모델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통과 근대의 접점에서 구한말 조선인들은 낯선 이방인을 신기해하면서도 따뜻하게 맞았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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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기자fac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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