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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스토니아호 유족, 베를린서 연대.."끝까지 진실규명"

입력 2016. 05. 0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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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호 유족 "절대 포기 말자" 세월호 유족 "몇십 년이고 싸울 것"
세월호-에스토니아호 유족 '연대' (왼쪽부터 유경근/노르드/윤경희 씨, 베를린=연합뉴스)
304명이 왜 희생됐는지 그 진실을 알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말 것을 세월호 유족들에게 촉구한다는 노르드 씨의 메시지 (베를린=연합뉴스)
영화 상영, 유족과의 대화를 마치고 일부 참석자들 기념촬영 (베를린=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진실을 알아낼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맙시다!"

한국의 세월호 유족과 스웨덴의 에스토니아호 유족이 6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만나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연대 의지를 다졌다.

이제 2년을 넘긴 세월호의 침몰과 22년이 흐른 에스토니아호의 수장은 20년이라는 물리적 시간의 벽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끈으로 연결됐다.

무엇보다 그렇게 이들을 이어준 굵직한 화두는 납득할만한 실체 규명이었다.

1994년 에스토니아호 침몰로 어머니를 잃은 레나르트 노르드 씨는 시내 한 문화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국제 연대에 나선 416가족협의회의 유경근(예은 아빠) 집행위원장과 윤경희(김시연 엄마) 씨에게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노르드 씨는 "사건 후 3년이 흘러 정부가 보고서를 냈지만 완전하지 않았고, 어떤 부문은 거짓이기까지 했다"면서 에스토니아호 희생자·유족 재단 이사회 멤버로서 새로운 독립적 조사기관을 찾고 있다는 재단의 최근 동향도 소개했다.

그는 사건이 일어난 지 3개월이 지나 스웨덴, 핀란드, 에스토니아 정부가 인양을 거부하고 사고 선박에 접근하는 것까지 막는 접근금지구역협정을 맺은 데 대해서는 "10∼12년이 흘러서야 이 선박이 몰래 군사장비를 실어나르는 데 쓰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정부가 숨기고 싶어하는 이유가 그런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차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인양 여부를 두고 유족 사이에 의견이 갈리게 됐고 정부가 이를 이용해 결국 인양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자신은 그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독일을 찾아 회견에 함께한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경험을 배우고 용기와 힘을 얻어가고 싶다며 노르드 씨의 연대에 사의를 표하고서 정부의 진상규명 의지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며 "20년이고, 30년이고, 40년이고 끝까지 진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 개정 과제에 대해선 19대 국회에서 푸는 것이 최선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20대에서 서둘러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에 동의하거나 공감하는 20대 의원 당선자가 170∼180명이라면서 개별 설득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재독 교포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업사이드 다운' 상영과 유족과의 대화 시간에도 그는 무리한 증톤, 과적, 조타수의 미숙과 대변침을 침몰 원인으로 꼽은 2014년 7월의 검찰 발표에 유족들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것보다는 배에 (애초에 다른)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또 "7분 이내에 전원이 탈출할 수 있었다"고 참석자들에게 말하고 "희생의 요인은 침몰에 있지 않고 구조하지 않은 것에 있다"고 덧붙였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베를린 행동, 코리아협의회, 문화공방이 주관한 이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3시간 넘게 자리를 뜨지 않고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를 보고 유족과의 대화에 임했다. 객석 이곳저곳에선 간간이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고, 유족들도 더러 눈물을 닦았다.

에스토니아호 사건은 1994년 9월 27일 989명을 태우고 에스토니아 탈린을 떠나 스웨덴 스톡홀름을 향하던 카페리가 이튿날 새벽 발트해에서 가라앉아 852명이 숨진 유럽 최악의 해난 사고였다. 스웨덴 당국은 비용 문제를 내세워 선박 인양을 접고 선체를 무덤화하자는 취지에서 콘크리트를 부었으나 이후 제동이 걸렸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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