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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학생 전원 제적처리..유족 해명요구(종합)

입력 2016. 05. 09. 20:28 수정 2016. 05. 0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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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졸업 아닌 제적"..유족 50여명 단원고서 대기 중 교육청 "유족과 사전 협의 없이 진행돼 유감" 공식 입장 밝혀
[정성욱씨 제공]
4·16 안전교육 협약식 후 존치교실 모습 (안산=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4·16 안전교육 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식'이 열린 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존치교실 모습. 단원고 존치교실은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한시 보존하고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 후 이전하게 된다.

"명예졸업 아닌 제적"…유족 50여명 단원고서 대기 중

교육청 "유족과 사전 협의 없이 진행돼 유감" 공식 입장 밝혀

(안산=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246명이 전원 제적처리된 것으로 확인돼 유가족들이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세월호 희생학생 유가족들에 따르면 단원고는 지난 1월 21일 '세월호 참사 희생(실종) 학생 학적처리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경기도교육청에 보냈다.

공문에는 "2016년 개학 이전에 세월호 참사로 희생(실종)된 학생들의 학적을 제적처리 하고자 함"이라는 내용과 함께 "관련 법령을 검토, 학적 처리 지침을 빠른 시일 내에 시달해달라"는 요청이 담겼다.

단원고는 학적처리 지침 사유에 대해 "세월호 참사 당시의 생존학생과 재학생 86명의 졸업처리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희생학생들의 학적이 존재해 졸업처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2016학년도 신입생 입학 및 재학생 진급으로 학적을 현상태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나흘 뒤 경기도교육청은 회신 공문으로 "학적처리(학년과정의 수료 또는 졸업 인정)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다"며 "학생이 사망했을 경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공적인 서류를 받아 내부결재를 통해 제적처리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세월호 희생학생 246명은 전원 제적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학생 4명은 유급 처리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세월호 희생학생 유족들은 단원고를 방문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유가족은 실신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족은 "명예졸업을 시켜준다고 하더니 유족들 몰래 희생학생들을 지워낸 단원고의 행태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단원고는 자식잃은 부모의 가슴에 또다시 대못을 박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고(故) 정동수 군의 아버지 정성욱씨는 제적처리 증거로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NEIS) 캡처화면을 공개했다. 나이스 화면에는 "제적상태의 학생의 경우 생활기록부 발급이 불가합니다"는 안내문이 떴다.

정씨는 "공문에 나온 것처럼 사망한 희생학생을 제적처리 하려면 최소한 유족들에게 사망진단서라도 받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리 아들을 비롯해 세월호 희생학생들은 단원고에서 증발해 버린 셈"이라며 성토했다.

현재 세월호 유족 50여명은 단원고 현관에 모여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단원고는 이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단원고 한 관계자는 "오늘 오후 열린 협약식에서 정광윤 교장이 실신, 학교 관계자 대부분이 병원에 있다"며 "아직 공식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생활기록부 제적 처리가 유가족과의 사전 협의 과정 없이 진행된 점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유가족에게 정중히 사과한다"며 "앞으로 학교 측과 긴밀히 협의해 원만히 처리해 나가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한편, 경기도와 도의회, 경기도교육청, 416가족협의회, 단원고 등 7개 기관·단체 대표는 이날 오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희생학생들이 사용하던 단원고 기억교실(존치교실) 이전 문제의 사회적 합의를 담은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기억교실을 안산교육청으로 이전하는 시기와 방법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지난 5일부터 단원고 측이 이삿짐센터를 불러 존치교실 물품 등을 정리해 포장하려고 하자 반발했다.

이에 416형제자매·단원고졸업생, 416대학생연대(준) 등은 지난 8일 "협약식 이후 유가족과 교육청, 단원고가 협의해 교실을 임시이전 하기로 했으나 단원고가 유가족과 교육청도 모르게 이삿짐 차와 포장재를 들여 교실을 임시이전 하려고 했다"고 성토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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