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문제 해결을 위한 법률안이 여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에도 불구, 정부의 완강한 반대로 국회 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환경부 관계자가 10일 국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관련 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법안 처리 합의 등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환경부 측에서 '가습기 살균제의 흡입 독성 화학 물질에 의한 피해 구제에 관한 법률안'(장하나 의원 대표 발의)등 4개의 관련 법안 처리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여당이 국민 여론에 떠밀려 법 제정의 당위성에 동의했지만 정부의 반대로 법안 통과는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날 실무회의엔 환노위 소속 여야 의원 보좌진들과 환경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환노위 여야 간사는 가습기 사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감안해 전체회의가 열릴 11일 이전에 실무협의를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난 9일 환노위 법안소위에서 여야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탓이다.
여야의 '합의점 도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경부 측은 구제 법안 처리에 난색을 보였다.
지난 9일 환노위 법안심사가 끝나고 환경부 관계자가 본지와의 통화에서 "법안이 계류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었다"며 "법안이나 예산 결정권이 국회에 있기 때문에 더 설득했어야 했지만 그렇게 따지면 한도 끝도 없다"고 말한 것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이날 실무회의에 참석한 장 의원 측 관계자는 "정부의 반대는 기재부가 완강하게 법안 통과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재부는 소송으로 해결될 문제를 법안을 통해 국가 재정으로 해결될 경우 나쁜 선례를 만든다고 주장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013년 7월 당시 민주통합당 한정애 의원이 국회에서 공개한 기재부 내부문서엔 '국가의 과잉 개입으로 나쁜 선례를 남긴다'고 적혀있다.
여야는 큰 틀에서 구제 법안에 찬성했다. 다만 여당은 법안의 처리 시점을 검찰 수사가 끝나는 20대 국회로 보고 있으며, 야당은 수사와는 별개로 구제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11일 전체회의를 앞두고 본지가 장하나 의원실로부터 받은 환경부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응 대책 현안보고에 따르면,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조사·판정과 피해자 인정기준 확대 등 후속 대책은 현행법의 개정 없는 행정 방안으로써 추진될 계획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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