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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학부모-유가족 기억교실 해결 '아름다운 합의'

입력 2016. 05. 15. 13:27 수정 2016. 05. 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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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가까이 갈등 지속..물리적 충돌까지 빚어 감정 격화 부모 심정으로 대화 끈 놓지 않고 극적 화해로 이전 합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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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가까이 갈등 지속…물리적 충돌까지 빚어 감정 격화

부모 심정으로 대화 끈 놓지 않고 극적 화해로 이전 합의

(안산=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안산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존치교실)'을 사이에 두고 거의 1년 가까이 지속해 온 세월호 유가족과 재학생 학부모 간 갈등이 아름다운 합의로 마무리됐다.

한때 감정이 격화돼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던 양 측은 단원고 재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대전제를 앞에 놓고 한발씩 물러서 접점을 찾았다.

이들은 똑같이 부모 된 심정으로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접촉을 이어온 결과 극적인 화해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 "명예졸업식까지만"…기억교실 사이에 둔 논란의 시작

기억교실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10칸을 말한다.

'추모교실', '존치교실', '416교실' 등으로도 불리는 기억교실은 참사 이후 2년 넘도록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책·걸상과 집기가 그대로 보존한 상태에서 평일 방과 후나 주말에 제한적으로 추모객의 방문을 허용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습 공간이 아니라 희생 학생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기능을 해온 셈이다.

참사 이후 잠재돼 있던 기억교실 논란은 지난해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가족들은 교실을 보존해 새로운 교육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재학생 학부모들은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로 교실을 이전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애초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희생 학생들이 졸업하는 명예졸업식(2016년 1월)까지 기억교실을 존치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는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단원고를 증축해 교실을 보존하자는 의견부터 추모관을 건립해 교실을 이전하자는 의견까지 잇따르는 동안 교육당국 차원의 후속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사이 시간이 흘러 기억교실 존치 기한인 졸업식이 지났고, 신입생이 들어올 입학식을 목전에 두고 갈등이 폭발했다.

◇ 신입생 입학 계기 갈등 증폭…종교계 나서 중재

올 2월, 단원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열릴 예정이던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재학생 학부모들이 미리 들어가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신입생 입장을 막았다.

학부모들은 입학식을 앞두고 "교실을 학생들에게 돌려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서 등교 거부도 불사했다.

당시 단원고의 교실은 모두 40개로, 기억교실 10개를 뺀 30개의 교실로는 300여명에 달하는 신입생을 수용할 수 없는 터였다.

단원고는 학교 밖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교장실을 옮기고 특별활동실을 없애 교실을 만드는 등 리모델링 공사를 해 신입생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기억교실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종교계까지 갈등을 중재하는 데에 나서게 됐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재로 65일간 9차례에 걸쳐 열린 협의회도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협의회 주체 중 하나인 학부모 측은 "더 이상 논의할 수 없다"며 지난 3월 5차 협의회부터 참석을 거부, 세월호 2주기를 기해 기억교실 정리에 나설 계획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여기에는 봄 학사가 끝나면(5월 6일) 교실 리모델링 공사에 돌입한다는 구체적 내용도 담겨 한때 긴장감이 높아졌다.

끈질긴 협의 끝에 다행히 지난 9일, 416가족협의회, 경기도교육청, 단원고 등 7개 기관·단체가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서'에 서명, 기억교실 문제의 사회적 합의를 이뤘고, 이번 갈등도 종지부를 찍는 듯 했다.

◇ 희생학생 제적 처리로 농성·충돌…극적 화해로 이전 매듭

막판 변수는 세월호 희생 학생 246명 전원 제적처리 문제였다.

공교롭게도 9일 오후 협약식이 끝나자마자 단원고가 세월호 희생학생 246명을 전원 제적처리한 사실이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협약식 당일부터 해명을 요구하며 단원고 현관에서 농성을 시작했고, 이튿날 밤 학부모들은 총회에서 대책을 논의하던 중 기억교실로 올라가 양측이 물리적 충돌을 일으켰다

양 측은 거의 1년간 기억교실을 사이에 두고 갈등을 빚어오면서도 몸싸움은 벌인 적이 없던 터, 이번에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했다.

그러나 유가족과 학부모들은 대표단을 꾸려 공식·비공식적으로 매일 같이 만나 끊임없이 대화했다.

그 결과 지난 12일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양 측 대표단이 만나 면담하며 오해를 풀었고, 회의 내용을 각자의 구성원들에게 알려 설득했다.

교실 이전 '기한'을 두고서 유가족 측은 세월호 인양 및 미수습자 수습 후를, 학부모 측은 봄 단기방학 마지막 날인 15일을 주장했지만, 한발씩 물러서 교실이 이전될 안산교육지원청의 공사완료 시기인 다음 달 4일께로 접점을 찾았다.

양 측 모두 부모의 심정으로, 단원고 재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대전제에 뜻을 같이 하고 합의를 이뤄낸 것이다.

갈등 과정에서 발생한 지난 사안들에 대해서도 서로 사과하고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족들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농성을 하게 된 점에 대해 재학생에게 사과한다고 했고, 학부모들은 기억교실 물품에 대한 권리는 유가족 외 누구도 손댈 수 없다고 인정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제적처리된 세월호 희생 학생 246명을 '제적' 상태에서 '재학' 상태로 학적 복원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유가족들은 지난 14일 오전 9시를 기해 단원고 현관에서의 농성을 풀었다.

양 측은 공동 보도 자료를 통해 "서로 오해한 점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오해를 해소했다"며 "안산교육청의 공사와 더불어 교실 이전 계획 및 준비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서로 소통하며 일정을 논의하고, 신뢰를 풀어가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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