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강남묻지마 '여성혐오'와 '정신분열' 함께 잠복된 사건

입력 2016. 5. 2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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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5월 20일(금요일)
□ 출연자 :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나는 샤를리다.” “나는 지금 테라스에 있다.” 이 말들은 작년 프랑스 파리에 들불처럼 번졌던 이야기입니다. 이슬람 풍자 만평을 그렸다는 이유로 샤를리 엡도가 테러를 당한 후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겠다, 테러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프랑스 사람들의 의지를 담은 이야기였죠.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강남역에서는 “나는 우연히 살아남은 여성이다”라는 절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강남역 인근 주점 화장실에서 23세 여성이 흉기에 찔려 끔찍하게 살해당한 사건에 대한 추모 행렬에서 나온 이야기인데요. 오늘 이 사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건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이웅혁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이하 이웅혁):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아마 접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 사건이 새벽 1시 반 정도에 발생했나요?

◆ 이웅혁: 네, 그렇습니다. 강남역 인근에, 새벽 1시 15분 경에 발생했죠. 그 밑에서 음식과 술을 곁들여서 먹고 나서, 23세 여성이 화장실에 간 것인데, 이 용의자가 한 시간 가량 그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남성은 제외하고, 여성이 나타나서 화장실에 들어오자 흉기를 네 차례 정도 휘두른, 끔찍한 사건이죠.

◇ 신율: 네, 그 부분부터 분석을 해볼까요? 이 용의자가 한 시간 가량 기다렸는데, 남성은 그냥 지나치고 여성을 범행의 목표로 삼았다는 것은, 이게 여성혐오 범죄라고 보십니까? 아니라고 보십니까? 지금 경찰은 아니라고 보는 것 같은데요.

◆ 이웅혁: 이 사람의 진술 자체가 신빙성이 있느냐? 에 대한 판단 여부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정신병력적 시시변별의 하자 없이 만약에 동기가 진실이라고 한다면, 여성을 표적으로 해서, 바꿔 이야기하면 여성에 대한 지극한 편견 때문에 공격행위와 살해까지 이루어졌다, 외국에 있는 이른바 헤이트 크라임(Hate crime), 혐오범죄, 증오범죄의 모습으로 볼 여지도 분명히 있죠. 다만 경찰의 입장으로는 이 사람이 시시변별 능력이 상당히 떨어진다, 왜냐면 2008년에 조현병으로 입원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2011년, 13년, 15년, 약 6개월에 걸쳐서 조현병 입원 병력이 있고, 더군다나 최근에는 약을 먹으라고 하는 정신과 의사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가출한 이후에 약을 먹지 않고 나서 이와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봐서는, 결국 여성을 표적으로 했다는 것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 그러면 혐오범죄라기 보다는 정신적 하자에 의한 무동기범죄가 아닌가? 이렇게 경찰에서는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율: 조현병이라는 것이 정신분열증,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거죠?

◆ 이웅혁: 네, 원래는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학계에서 이게 사회적 반감과 낙인이 찍힐 우려가 있다고 해서 그 용어를 조현병으로 고쳤던 것이죠. 그래서 기본적인 특성은 환청이라든가, 환각이라든가, 상당히 비현실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고, 또 망상장애적 특정이 나타난다, 이렇게 조현병의 요소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 신율: 결국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다, 이 이야기 아닙니까? 그런데 교수님이 보시기에는 어디에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보세요?

◆ 이웅혁: 글쎄요. 저는 두 가지 요소가 잠복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비로 조현병 환자이긴 하지만, 조현병이 왜 그와 같은 소재를 만들었을까? 본인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성에게 접근했을 때 배제를 당한다거나, 이와 같은 심적인 충격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하나의 소재로 만들어서 정신적 판단에 하자가 있었던 것 아닌가? 그렇다고 본다면 이것을 지금까지 발생했던 단순한 무동기 범죄, 이른바 묻지마 범죄의 양상으로 보기에는 조금 다른 성격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왜냐면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생기고 있는 이른바 여성에 대한 혐오, 비하적 표현들과 분위기가 상당 부분 있었던 것이죠. 예를 들면 ‘김치녀’라든가 ‘된장녀’라든가, 이 외에도 여러 비하적인 표현들, 그것은 분명히 일부 배제되고 소외된 남성들에 의해서 여성에 대한 막연한 증오와 혐오는 분명히 있었다, 그렇다고 본다면 우리 사회에서도 외국에서 이야기하는 이른바 혐오 범죄가 실제로 등장한 것 아닌가 하는, 그와 같은 진단도 가능하다고 보고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사람들이 개인이 아니고, 조직화 되고 집단화 된다고 한다면, 혐오 단체, 혐오 조직, 이렇게까지 외국처럼 진화,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서 사태의 심각성도 더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 신율: 지금 두 가지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말씀으로 제가 이해를 했거든요. 하나는 조현병이라고 이야기하는 정신질환의 일종, 이런 부분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그 동기 제공은 여성혐오가 기저에 깔려 있는, 그런 병적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제가 이해했거든요. 맞습니까?

◆ 이웅혁: 네, 그렇습니다.

◇ 신율: 그러면 두 가지 원인 중에서 먼저, 어쨌든 여성 혐오라는 것이 기저에 깔리고 있다면, 지금 강남역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추모의 발걸음들, 이런 국민적 여론이 그런 것들을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최소한 그런 혐오 표현을 억제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 이웅혁: 그렇죠. 일단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 상당부분 공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가지 측면이 있겠죠. 나도 저와 같은 피해자가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공감, 그리고 여성의 사회 구조적인 차별적 대우, 임금구조라든가, 기타 여러 가지 사회 경제적 위치라든지, 이것에 대해서 상당 부분 공감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추모에 동참하고 있는 것 같고요. 이와 같은 측면에서 과거에 있었던 여러 여성에 엽기적인 범죄들이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나에게도 바로 체감적으로 돌아온다, 이런 것이 많은 추모의 물결의 추동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신율: 그리고 두 번째는 뭐냐면요. 정신질환, 조현병이라고 불리우는 정신질환, 이런 쪽에 있는 사람, 이 사람도 의사가 약을 먹으라고 했는데 약을 안 먹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물론 조현병 환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걸어 다니는 흉기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도 있거든요. 이걸 사회나 국가에서 그냥 놓아두어야 하나요? 국가 차원에서 관리가 안 되나요?

◆ 이웅혁: 그것이 하나의 딜레마적 상황인데요. 바꿔 이야기하면 다수의 평온한 생활의 보장이 중요하냐?

◇ 신율: 저는 평온한 생활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보장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 이웅혁: 네, 그렇죠. 그것이냐? 아니면 소수이지만 정신적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인권 보장도 배려해야 하는 것인가? 왜냐면 이런 환자의 가족 2인 이상의 동의를 얻게 되면 일정한 시설, 정신 병원에 수용을 하도록 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사실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것, 인권침해의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조현병 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공격행위가 나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어떠한 근거로 일정한 시설에 수용할 수 있겠느냐? 이런 인권 보장에 대한 상당한 요구와 주장도 있기 때문에, 이것에 있어서의 조화를 어떻게 꾀하느냐? 어떻게 본다면 이것은 형사정책적 판단, 또 국가 정책이 나름대로 그러한 판단을 해야 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금까지 상당부분 잠복되어 왔고, 앞으로도 빈번해 진다면, 이제는 국가 정책적 판단을 할 결단을 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면 정신병원 등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딜레마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 신율: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웅혁: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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