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의 마스크 일베 "남자가 다 살인자냐"
21일 오후 5시 20분쯤 서울 지하철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강남 살인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와 행진을 했다.
이들은 "여성을 향한 범죄와 혐오가 사라지길 바란다"면서 "여성들은 낯선 이와 단둘이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어두운 밤길을 혼자 걸으며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를 생각하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사회 구성원이 공감하고 함께 슬퍼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물결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전 지하철 시청역 3번 출구 벽면에도 희생자를 애도하는 포스트잇과 국화가 남겨졌고,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출구에도 추모 메시지가 수백장 붙었다.
부산에서는 한 백화점 인근 하트 모양의 조형물에 추모와 애도를 표하는 쪽지들이 붙었다.
일베 회원들은 '증오는 추모가 될 수 없습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서 있는가 하면 시민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마스크를 쓴 채 익명을 요구한 일베 회원(남)은 "사람을 죽인 것은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남성 혐오'까지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익명의 일베 회원(남)도 "정신분열증이 있는 사람이 저지른 사건인데, 왜 남자들이 모두 살인자인 것처럼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건 개인의 일탈로 벌어진 사건"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일베 회원들의 주장과 상관없이 시간과 장소 선택이 부적절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일베 회원들과 언쟁을 벌였던 김모(28) 씨도 "일베 회원들이 '오히려 내가 약자'라는 궤변만 늘어놓았다"면서 "그들의 행동은 평화로운 추모 현장을 방해하는 행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출동한 한 경찰 관계자는 "같은 사안을 놓고도 누구는 추모를, 누구는 반대를 한다는 게 놀라운 일"이라며 "일베 회원들의 등장으로 앞으로 충돌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kimgu8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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