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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을게요"..盧 7주기 추모 예년보다 '차분·조용'

변해정 입력 2016. 05. 2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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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변해정 이재은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인 23일 전국 곳곳에서 추모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세월호 참사로 각종 추모행사를 취소했던 5주기때 보다 더 차분한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이 열리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외에는 추모 행사의 열기가 이제 표면적으로는 가라앉았다고 느껴질 정도다.

노무현재단은 지난해 10여개 시민단체와 공동 주최했던 서울광장 추모문화제를 올해는 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6주기를 앞둔 주말(17일)에 시민 6000여명이 서울광장을 노랗게 물들였었다.

회사원 박선영(36·여)씨는 "노 전 대통령이 살아있을 땐 미처 몰랐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이런 정치인이 또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며 "작년 이맘때 추모제에 참석했는데 올해에는 별다른 추모행사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 같다. 그분이 서서히 잊혀져 가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주부 이현숙(43·여)씨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던 7년 전 오늘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당시 노제도 참석해 오열했었다"면서 "서거 7주기 뉴스를 보니 뭉클하다. (국민 모두가) 민주주의를 위해 힘쓰셨던 노 전 대통령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행사가 좀 더 다양하고 활발하게 마련됐으면 하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립대 1학년생인 최모(20)씨는 "노 전 대통령이 5월에 서거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날짜까지는 몰랐다"면서 "요란스럽지는 않더라도 행사가 좀 더 다양하게 마련됐더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재단 측이 추모 행사를 개최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홍보가 덜 되고 관심이 적어진 탓이 크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을 잊지 못하는 시민들은 여전히 많다.

지난 1일부터 15일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서울메트로미술관에서 추모 전시회를 열었는데 15일간 다녀간 시민이 수천 명에 이른다.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살펴보면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거나 눈물을 훔치는 등 저마다 가슴속에 담아 놓았던 노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되새겼다는 게 미술관 측 설명이다.

재단 측은 14일엔 시청 다목적홀에서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도 가졌다.

노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에는 전국에서 온 참배객들로 연일 북적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저 개방으로 예년보다 훨씬 많은 하루 1만~1만5000여명이 찾고 있다.

특히 5월 한 달간 주말에 한해 시범 개방에 들어간 노 전 대통령 사저에는 미처 인터넷 접수를 하지 못한 관람객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광경이 펼쳐졌다.

급기야 재단 측은 당초 하루 300명으로 제한한 사전 접수 인원을 지난 7일부터 1300명으로 1000명 더 늘렸다.

노무현재단 오상호 사무처장은 "노 전 대통령과 봉하를 사랑하는 추모객중 사저 관람을 원하는 분들이 많아 당초 계획했던 인원 2700명(토·일 300명씩 9일간)에서 1만1000여명으로 4배 이상 늘렸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김성조(59)씨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오히려 더 그리워진다. 5주기때까지는 직접 봉하마을을 찾아 추모했지만 먹고 살기 바빠져 이젠 따로 내려가지는 못한다"면서도 "국민을 위한 서민으로 남았던 노 전 대통령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참여연대 관계자는 "시간 흐름에 따라 담담하고 조용하게 추모하는 추세로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 같다"면서 "올해는 주최 측에서 조용하게 추모하기를 원한 듯 하다. 4·13 총선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유지를 잇는 '친노(친 노무현)' 인사들이 세력을 얻은 정치적 상황 변화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과(過)보다는 공(功)이 더 컸고 민주주의를 유지·확산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그를 추모하는 열기가 줄어들 것이라 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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