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STX조선 25일 법정관리行

박용범,정석우 입력 2016.05.24. 18:18 수정 2016.05.2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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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쏟아붓고 38개월간 헛발질.."대마불사 이젠 안통한다"산업·수출입銀 등 채권단 회의 열어 결정

◆ 법정관리 가는 STX조선 ◆

38개월 동안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상태에 있던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체제로 전환한다.

24일 금융권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STX조선해양 채권단은 2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 회의를 열고 STX조선해양을 법정관리에 넣기로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근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수주 가뭄 지속에 따라 자율협약 형태로 더 이상 회사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판단돼 법정관리로 조속히 전환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채권단이 이날 회의에서 이런 방침을 확정하게 되면 STX조선해양은 다음달 초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통합도산법에 따른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방침이다.

이 같은 결정은 2013년 4월 이 회사가 자율협약 체제로 전환한 지 3년2개월 만이다. 자율협약 개시 이후 STX조선해양에 투입된 신규 자금은 약 4조원이다. 법정관리 신청은 4조원을 쏟아부었던 채권단 결정이 잘못됐음을 자인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선주들이 1조2000억원에 이르는 RG(Refund Guarantee : 선수금환급보증)상환 요청을 하면 금융권에 2차 후폭풍이 예상된다.

채권단 내에서는 STX조선해양이 내년 상반기까지 남아 있는 선박을 모두 건조·인도한 이후 법정관리에 돌입할지를 놓고 일부 이견이 있었으나 조속한 법정관리가 낫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자율협약 기업인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결정은 채권비율 기준 채권단 75%의 동의가 필요하다. 채권비율이 80%에 가까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이미 의견을 모아 통과가 유력하다.

STX조선해양은 대형사는 영원히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예외가 됐다. 1988년 당시 한진중공업, 2014년 대한조선 등 중소형 조선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적은 있다. 그러나 수주잔량 기준 세계 4위까지 올랐던 대형 조선사의 법정관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단과 STX조선해양 측은 선수금환급보증 상환 요청이 쇄도할 것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RG는 조선사가 선주로부터 선박 건조계약을 수주할 때 맺는 계약으로 선박 건조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회사에서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계약이다. 채권단은 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나 이는 법원과 선주들의 손에 달렸다.

채권단 관계자는 "앞으로 구조조정에서 'STX 트라우마'를 쉽게 지울 수 없을 것 같다"며 "구조조정 실패 사례로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STX조선해양의 제품군은 중국 조선소와 경쟁에서 가격을 맞출 수 없는 분야였다"며 "채권은행들이 진작에 과감한 결정을 내렸어야 하지만 그 시기를 늦추는 바람에 비용만 더 낭비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용범 기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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