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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나는 수학여행..대규모 보단 소규모로(종합)

입력 2016. 05. 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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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안전지침..'소규모' 여행준비에 교사 부담 가중 "안전한 수학여행 정착, 제도보완·지자체 협력 등 따라야"

강화된 안전지침…'소규모' 여행준비에 교사 부담 가중

"안전한 수학여행 정착, 제도보완·지자체 협력 등 따라야"

(전국종합=연합뉴스) 2013년 태안 사설해병캠프 사고, 2014년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여파로 줄었던 학교 수학여행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전 학년이 함께 움직이는 대규모 수학여행보다 100명 이하 소규모 여행이 많아졌단 사실이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교육부 취지에 따른 것이지만, 일선 학교에선 소규모 수학여행시 교사 개인이 떠안는 과중한 업무와 책임감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교사 홀로 수십명의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규모 여행보다 정작 대규모 여행이 더 안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이유로 대입을 앞둔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다시 대규모 수학여행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속속 나온다.

◇"수학여행 갑시다! 대신 소규모로!"

교육부가 파악한 최근 3년간 학교급별 수학여행 현황을 보면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2014년 수학여행을 떠난 학교는 전국 1만1천612교 중 5천247교(45%)에 불과했다.

대규모 인명사고로 그 해 계획됐던 수학여행이 한꺼번에 취소됐기 때문이었는데, 작년부터 그 추세가 다시 바뀌었다.

작년 전체 학교 1만1천741교 중 6천928교(59%)가 수학여행을 떠났고, 올해는 1만1천803교 중 8천17교(67.9%)가 수학여행을 갔거나 갈 예정이다.

증가추세는 중·고등학교에서 두드러졌다.

2014년 중학교의 수학여행 실시비율은 32.4%였지만, 작년 49.8%, 올해 59.2%로 2년새 2배 가까이 늘었다.

고등학교도 같은 기간 41.6%, 62.8%, 72.9%로 증가했다.

다만, 한 학년 또는 학교 전체가 같은 날 같은 곳으로 움직이는 대규모 수학여행보다 100명 이하 소규모로 여행을 떠나는 학교가 많아졌다는 게 과거와 달라졌다.

작년 수학여행을 간 학교 6천928교 중 150명 이상 대규모로 움직인 곳은 895교(13%)에 불과했다.

100명 이상 150명 미만인 중규모도 1천266교(18%)에 그친 반면 소규모 수학여행은 4천767교(69%)였다. 학교 10곳 중 7곳은 소규모 수학여행을 떠난 셈이다.

올해 학교 90%가 소규모 또는 중규모 수학여행을 계획한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대규모 수학여행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중소규모로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소규모 안전에 더 부담'…수학여행 준비에 허리 휘는 교사들

수학여행 안전 지침이 강화되면서 학교 현장의 경각심은 강화됐지만 이 같은 강화가 되레 소규모보다 대규모 여행을 장려하는 모양새다.

강화된 지침에 따르면 숙박형 수학여행 시 사전 현장답사 1∼2회, 음식이나 숙박, 차량 등 관련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점검해야 하는데, 소규모로 수학여행을 가게 되면 인솔교사 한두 명이 이 모든 업무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안전사고가 난다면 교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심적 부담감도 무시할 수 없다.

강원도 한 교사는 "수학여행을 소규모로 진행하고 싶지만, 사전에 두번씩 답사하도록 돼 있어 학교도 힘들고, 학부모도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소규모, 학급별로 수학여행을 나눠가면 학급에 따라서 수업결손이 발생하는 문제도 현실적 장애요소다.

특히 고등학교는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어 반별 현장체험학습을 준비하기보다 비교적 '간단한' 대규모 수학여행을 선택하게 된다.

소규모 수학여행의 경우, 인솔교사가 분산돼 오히려 안전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여러 학교가 소규모 단위로 비슷한 시기에 움직이다 보니 안전요원 확보에 애를 먹는 경우도 적지않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대규모일 경우 인솔교사가 많아 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고 학생 생활지도가 쉽지만, 소규모일 경우 인솔교사도 소수라 효율적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중·고교 '중·대규모', 초교 '소규모'…이원화

이같은 소규모 수학여행 시행의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여전히 중·대규모 수학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작년 전국 고등학교 1천478교 가운데 대규모 수학여행을 간 학교는 713교(48%)로 절반에 달했다. 중학교도 1천609교 중 41%가 중·대규모였다.

학우들과 추억을 쌓고 싶어하는 중고교생들의 요구도 대규모 수학여행 시행에 한몫했다.

올해 수학여행 계획이 없는 인천의 한 고등학교 학부모는 "자녀가 학창시절 단체 수학여행 추억도 없이 졸업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규모 수학여행을 간다고 보고한 중고교 중엔 이동수단과 숙소는 동일하고 활동프로그램만 다르게 운영하는 '무늬만 소규모 수학여행'인 곳도 적지 않아 중고교 중 대규모 수학여행 시행교는 통계치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강원도 A고등학교는 작년 학급별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을 추진했다가 올해는 '절충형'으로 수정했다.

수학여행지를 여수, 순천권, 부산권으로 권역별로 묶고 숙소도 함께 사용하기로 한 것. 차량 이동과 방문지만 학급별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비해 초등학교는 3천746교 중 21%만이 중·대규모 수학여행을 선택했다.

올해 소규모 현장체험학습만 계획한 경기도 안산의 한 초등학교는 "현장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 형태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데, 아무래도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숙박형 단체활동에 대해 아직까지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안전업무 교사 집중…지자체 등 협력도 필요"

학교현장에선 보다 안전한 수학여행 문화 정착을 위해선 교사들에게 집중된 안전관련 업무를 줄이는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학여행 준비 외에도 부족한 안전요원을 채우고자 직접 적십자에서 사전교육을 받고 안전요원으로 투입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수학여행 형태와 종류가 다양해져 수학여행 준비기간도 길어지고 안전사항 등 확인해야 할 항목이 많아지면서 담당 교사의 추가업무도 많다"며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계 외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동참도 수학여행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는 이동할 때 발생하는 차량사고, 숙소 및 관광지 등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대부분으로 학교에서 하는 안전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지자체와 경찰청, 관련 업계 종사자 등의 긴밀한 협조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간 일관성 있는 대책이 추진돼야 안전과 교육적인 효과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수학여행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 안병모 장학사도 "숙박, 식당 등을 대상으로 소방, 위생점검은 지자체 등이 맡고 학교에서는 교육프로그램을 고려해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역할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재 김용민 이종민 전지혜 이해용 한무선 김근주 이주영 형민우 박재천 박정헌 백도인 이영주)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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