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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위탁 대해부〕①세월호 침몰 사고, 잘못된 위탁이 부른 '참사'

김평석 기자 입력 2016. 05. 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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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고유사무, 이익단체인 한국해운조합에 위탁해 '관리부실'

[편집자 주] 단원고 학생을 포함, 탑승인원 476명 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된 세월호 참사가 빚어진지 2년이 지났다. 민·관의 안전 불감증이 불러일으킨 인재 중의 인재인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에 혹독한 시련과 교훈을 던져 주고 있지만 초법적인 관계 법령과 행정기관의 허술한 관리 등 총체적 부실과 허점은 정부 기관 곳곳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광범위하게 빚어지고 있다.
뉴스1은 공공분야 위탁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지방정부(자치단체)의 조례를 중심으로 심층 보도한다.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뉴스1DB)© News1

(경기남부=뉴스1) 김평석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당시 해운법 제22조 제2항 등은 ‘내항여객운송사업자는 한국해운조합이 선임한 선박운항관리자로부터 안전 운항에 관한 지도감독 및 선박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한국해운조합은 선박업자들의 이익단체인데 정부는 이 단체에 운항관리자에 대한 인력, 예산, 업무추진 감독권을 부여한 것이다.

운항관리자로부터 여객선 안전운항 지도감독을 받는 내항여객운송사업자가 한국해운조합의 임원, 대의원 등의 자격으로 오히려 운항관리자에 대한 감독권을 갖는 모순된 구조가 형성됐다.

2014년 감사원이 발표한 세월호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해운조합 A지부의 B실(운항관리자)은 2013년 3월부터 9월까지 7차례에 걸쳐 목포지방해양항만청과 목포해양경찰서에 모두 43건의 운항관리규정 위반 사례를 통보했다.

그러자 목포지역 2개 내항여객운송사업자(대표자가 한국해운조합 이사회의 감사, 대의원)가 해운조합 안전본부장에게 B실장의 통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본부장은 B실장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고 내항여객운송사업자에게 심하게 하지 말라고 질책, 사실상 업무를 방해했다.

또 해양수산부는 2012년 10월 구 ‘여객선 운항관리규칙’을 폐지하고 관련 내용을 ‘해운법 시행규칙’으로 통합하면서 운항관리자를 선임, 배치, 해임, 전보할 때 해양경찰청장과 협의하도록 한 규정을 폐지했다.

대신 운항관리자는 정원 범위 내에서 전보를 자유롭게 해 달라는 한국해운조합의 의견을 받아들여 해임에 대해서만 해양경찰청장과 협의하도록 조항을 변경했다.

한국해운조합이 운항관리자에 대한 독자적인 인사권을 행사하게 됐고 운항관리자의 직무상 독립성은 약화됐다.

이는 여객선 안전 운항에 대한 지도 감독 업무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었다. 해수부는 법령이 정한 행정기관 장의 권한사무를 위임하며 대상사무의 성질과 대상기관을 적재적소에 배분하지 못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1일 오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2014.5.1/뉴스1

정부조직법과 행정권한의 위임·위탁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은 ‘국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계없는 조사, 검사, 검정, 단순 관리업무는 민간위탁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박의 안전을 확보해 국민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선박 운행의 검사와 지도감독 업무는 원초적으로 국가사무이다.

그런데 정부기관의 소속 공무원이 직접 수행하거나 공법인에 위탁해야 할 이 사무가 민간단체이자 이해 당사자인 한국해운조합에 잘못 위탁됐고 이로 인해 관리감독이 부실해졌다.

대표적인 초법적 입법 사례다.

세월호 참사는 이런 입법상 미비가 바탕에 깔린 상황에서 발생한 인재였다.

사건 직후 감사원 등의 감사가 잇따랐고 해양수산부는 특수법인(선박안전기술공단)을 설립해 관련 업무를 전담하도록 규정을 정비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이지만 사후약방문 조치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결과 세월호 침몰 사고는 선박 도입 및 검사, 연안여객선 안전운항 관리감독, 재난대응 체계 등 관련 업무 전반에 걸친 안전 불감증과 관리 부실이 빚은 참사로 결론났다”고 말했다.

◇공공위탁=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업무에 대한 1차적 관리 주체는 정부다. 해당 사무는 국가의 고유사무이다.

하지만 중앙행정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권한사무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등 필요한 경우 법령이나 조례로 정한 후 위탁 또는 대행 할 수 있다.

이때 대상이 되는 사무의 성질이 공공의 안전과 권리·의무 등을 담보해야 할 경우에는 공공기관·단체에 맡길 수 있다. 공공기관·단체에 위탁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공공위탁이라 한다.

ad200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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