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군 사령관이 이라크에..'IS와의 전쟁' 본격 개입, 미국은 '고민'

김상범 기자 입력 2016.05.29. 17:44 수정 2016.05.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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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7일(현지시간) 이라크 팔루자 탈환작전 중인 미국 주도의 연합군은 팔루자 요새에 공습을 벌여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지역사령관을 포함한 70여명을 사살하고, 팔루자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카르마를 탈환했다. 하지만 연합군 내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의 존재감이 커져감에 따라, 미국은 팔루자 수복 뒤 벌어질 종파 간 유혈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28일 뉴욕타임스는 “미국은 이라크 정부군을 훈련시키고 군사적 조언을 해 왔지만, 이라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가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라며, 팔루자 탈환전이 종파 분쟁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팔루자 탈환작전에는 이라크 군·경뿐만 아니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 ‘대중동원부대(PMU)’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팔루자 수복작전에 나선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가 작전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 캡처

이란은 지금까지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를 이란군에서 훈련시키고 무기를 제공하는 식으로 간접 지원해 왔다. 하지만 이번 팔루자 탈환작전에 이란은 혁명수비대의 하셈 술레이마니 장군을 파견해 민병대를 사실상 직접 지휘하도록 했다. 술레이마니는 지난해 IS로부터 티크리트를 탈환할 당시 이란 원정군 총사령관을 지내는 등 이란의 이해관계가 걸린 전투 국면마다 등장해 ‘해결사’ 역할을 한 인물이다.

미국은 팔루자 전투에서 이란의 입김이 세지면 도시 수복 뒤 시아-수니파 간 유혈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4월 IS로부터 티크리트를 탈환한 시아파 민병대는 며칠간 도시에서 방화와 폭력을 저질렀다. IS가 시아파 주민을 학살한 데 대한 보복이었다. 문제는 다수의 죄없는 수니파 주민들도 보복의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1월 IS가 점령한 이라크 동부 디얄라 주에서 수니파 주민들이 도망쳐 나오자, 해당 지역의 시아파 민병대는 이들이 ‘IS에 동조했다’며 살해했다.

이번 팔루자 수복작전에서도 비슷한 유혈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23일엔 시아파 민병대 지휘관인 아우스 알카파지가 “팔루자는 2004년부터 테러리즘의 고향이었다”라며 “이번이야말로 팔루자에서 암덩어리를 뿌리뽑아 이라크를 정화할 기회”라고 민병대원들을 선동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최고 시아파 성직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도 이번 탈환 작전을 계기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종파 갈등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나섰다. 그는 25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 “극단적이거나 기만하지 말고 노인과 어린이, 여성을 죽여서도 안 된다”라며, 아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에게 팔루자에 갇혀 있는 수니파 민간인들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팔루자엔 약 5만명의 시민들이 IS에 의해 억류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