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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32년 장기집권 '독재의 나라' 우간다를 "아프리카의 진주"로

캄팔라 | 이용욱 기자 입력 2016. 05. 29. 23:03 수정 2016. 05. 3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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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아프리카 순방…한·우간다 정상회담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 우간다에서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대북 안보·군사·경찰 분야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동아프리카 거점’으로 불렸던 우간다의 이 같은 선언이 대북 압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기대했다.

하지만 ‘32년 독재국가’ 우간다를 방문한 것이 적절했냐는 논란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 방문 때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참배하지 않고,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정국이 요동치는 등 국내외적으로 중요 현안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이를 외면할 정도로 우간다의 대북 압박 협조를 얻는 것이 시급했냐는 비판도 있다.

■한·우간다 정상회담

무세베니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가진 한·우간다 정상회담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가 국제사회로부터 광범위하게 지지를 받고 있다”며 “우간다는 북한과의 안보·군사·경찰 분야 협력 중단을 포함한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간다의 북한 군경교관단 50여명도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양국관계가 많은 분야에서 활발한 협력을 발전시키고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과거 김일성 주석 시절 북한을 세 차례 방문했으며, 북한과 군사적으로 협력해왔다. 박 대통령은 앞서 27일 우간다 매체 ‘뉴비전’ 기고문에서 “1963년 양국 수교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의 진주’ 우간다를 방문하게 돼 기쁘고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박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출범하는 한국형 개발협력 프로젝트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우간다에서 운영 중인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등 개발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또 박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을 계기로 19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되고, 정유공장·도로·전력 등 우간다 제2차 국가개발계획의 주요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발판이 마련됐다고 청와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이 밝혔다.

■우간다 도움이 그렇게 절실했나

그럼에도 득보다 실이 크다는 비판이 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32년째 집권 중인 아프리카의 대표적 독재자다. 지난 2월 대선에서 5선에 성공했지만, 당시 ‘유럽연합 선거감시위원회’로부터 “선거가 민주적 절차를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12일 취임식 때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지명수배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 참석에 항의해 미국·유럽·캐나다 정부 특사들이 집단 퇴장하기도 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의 대북 안보·군사 분야 교류 중단 선언 이전에 이미 양국관계 틈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국제 김일성상’ 수상자로 무세베니 대통령을 선정하고 시상을 추진하다가 우간다 측 반대로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의 진짜 동인은 ‘아버지의 길’ 좇기에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우간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수교를 맺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혀왔고, 새마을운동을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내외적으로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정부 외교력을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순방 중 전자결재로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선 야당이 반발한다. 국내외의 복잡한 현안을 제쳐놓을 정도로, 우간다의 협조를 얻는 것이 중요하냐는 반론이 제기된다.

<캄팔라 |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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