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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휴지로..소녀들 생리대 인권 지켜주세요"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6. 05. 31. 09:53 수정 2016. 05. 3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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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실제 휴지로 대체한 친구 목격, 안타까워
-휴지조차 비치 안돼 학교 활동 힘들기도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 문제 심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장미혜 여성권익안전연구실장>
- 성장하는 여성 청소년 고려한 정책 필요
- 청소년, 생애 주기의 사각지대에
- 용돈 부족, 가정 방치도 원인
- 당당히 요구할 권리… 교육도 필요
- 생리대 문제는 인권 문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여고생OOO(익명), 장미혜(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권익안전연구실장)

지난주 국내 최대 생리대 생산업체죠. 유한킴벌리가 생리대 가격을 8%에서 최대 20%까지 인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저소득층 소녀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SNS를 중심으로 퍼졌습니다. 휴지로 대용을 하거나 심지어는 신발 깔창을 이용했다는 사례까지 올라오고 있는데요.

이 문제로 고통받는 청소년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 아직 통계조차 잡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소득층 청소년이 10만명이니까 대략 6만명 정도는 이 생리대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게 아니냐 추정치만 존재할 뿐입니다. 여성에게는 필수품인데도 제대로 공론의 장에조차 올라오지 못한 이 생리대 얘기 이번 기회에 좀 하고 가죠. 우선 실제 분위기를 좀 들어야겠습니다. 현재 17살의 고등학생 한 명을 익명으로 연결을 해 보죠. 학생 나와 계세요?

◆ 여고생>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생리대를 사기가 힘들어서 휴지를 말아서 쓰거나 심지어는 깔창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야기가 SNS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데 들어보셨어요?

◆ 여고생> 네, 들어봤습니다.

◇ 김현정> 그 내용들 보고는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여고생> 그냥 많이 안타깝기도 하고 저소득층만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생리대가 워낙 비싸고 여성한테 필수품이니까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공감이 되면서도 마음이 안 좋았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실제로 이런 고민하는 친구들을 주변에서 많이 본 거예요?

◆ 여고생> 네,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친구들이요?

◆ 여고생> 평소에 생리가 편하게 말을 하기 어려운 주제다 보니까 말을 평소에 많이 하지는 않지만 가끔 휴지같은 걸로 대체를 하다 보면 옷에 묻는 경우가 많잖아요.

◇ 김현정> 휴지로 대충 처리를 하다 보면 그럴 수 있죠.

◆ 여고생> 그래서 옷에 묻었다고 얘기를 해 주면 오늘 생리대를 못 사서 이걸로 휴지로 대체를 하고 있다는 대답을 들었어요.

◇ 김현정> 아니, 시간이 없어서 못 샀거나 마트에 갈 수가 없어서 못 샀거나 그게 아니라 돈이 없어서 못 샀다?

◆ 여고생> 그런 상황이 계속 있고요. 그 친구 평소 가정형편이 안 좋다 보니까 그런 경우가 많고요.

◇ 김현정> 혹시 비슷한 사례들을 또 본 게 있습니까?

◆ 여고생> 또 다른 친구가 생리대가 없어서 보건실에 생리대를 받으러 갔을 때 그게 여러 번 반복이 됐나 봐요, 보건실에서 생리대를 받은 게. 그래서 너는 생리대도 안 갖고 다니냐. 여자애가 이런 것도 안 갖고 다녀서 만날 빌리면 어떻게 하냐, 너는 이런 걸 안 사냐, 이렇게 얘기를 들은 경우가 있어요.

◇ 김현정> 너는 ‘칠칠치 못하게 이것도 준비 안 해 왔어?’ 그냥 이렇게 그분은, 그 선생님은 얘가 돈이 없어서 못 샀을 거라는 생각도 못하시고요?

◆ 여고생> 네, 그런 경우가 많죠. 돈이 없어서 못 샀을 거란 생각을 잘 못하시니까.

◇ 김현정> 그런데 거기다 대고서 선생님 저 사실은 형편이 어려워서 못 샀어요라는 이야기를 사춘기 소녀가 하기는 어려운 거고요?

◆ 여고생> 네, 많은 친구들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어요.

◇ 김현정> 아니, 생리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학교를 결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까 생리대를 준비해서 학교에 가서 활동을 해야 되는데 그게 준비가 안 돼 있으니까 그냥 하루종일 집에 누워 있는다 이런 거죠? 활동을 못한다, 외부활동을. 이런 이야기도 들어보셨어요?

◆ 여고생> 요즘 학교에 휴지조차 비치가 안 돼 있는 경우가 많아서요.

◇ 김현정> 그래요.

◆ 여고생> 그래서 생리대를 준비하지 못하면 학교 활동을 아예 하지 못하는 상황일 때가 많아요.

◇ 김현정> 같은 10대로서 그런 친구들 이야기 들으면 혹은 보면 어떤 생각 들어요?

◆ 여고생> 그냥 마음이 많이 안타까우면서도 이게 그 친구들만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제가 저소득층이 아니라고 해서. 그래서 많이 공감이 가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제가 같이 해결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 많이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지금 고등학교 몇 학년입니까?

◆ 여고생> 1학년이요.

◇ 김현정> 1학년. 중학교 때도 그런 학생들을 봤어요?

◆ 여고생> 네.

◇ 김현정> 중학교 때도.

◆ 여고생> 네, 주변에 많이 있어요.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 김현정> 드러나지 않아서 그럴 뿐이라는 말씀,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학생, 어려운 이야기인데 이렇게 꺼내줘서, 방송에서 용기있게 해 줘서 고맙고요. 지금 수업에 또 들어가야겠네요?

◆ 여고생> 네, 이제 들어가야죠.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여고생> 감사합니다.

◇ 김현정> 10대 여고생의 얘기를 먼저 들었고요. 이어서 전문가 한 분을 연결해 보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권익안전연구실의 장미혜 연구실장입니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 장미혜> 안녕하세요.

◇ 김현정> 생리대가 넉넉지 않아서 아예 학교를 안 간다. 공중화장실의 휴지를 이용한다. 아니, 어떻게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거죠?

◆ 장미혜> 이 사건이 저희에게 주는 충격이 컸던 것은 저희가 그래도 OECD의 일원인 국가이고 그렇게 가난한 나라가 아닌데, 청소년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이런 생활 필수품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충격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아니, 저소득층 가정에 대해서 지원이 되고 있는 거잖아요, 나름대로. 그런데 어떻게 생리대가 없어서 학교에 못 가는 상황이 발생하죠?

◆ 장미혜> 지금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들이 다양하게 시행이 되고 있습니다. 주로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해서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영유아에게 필요한 분유라든가 기저귀 같은 것이 제공되고 있고, 노인들 같은 경우에는 쌀 등의 기초생활품 같은 것이 제공이 되고 있고요. 청소년들 같은 경우도 학자금 지원 이런 것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가족의 생애주기에 따라서 필요한 것들이 저소득층 경우에는 지원이 되고 있는데.

◇ 김현정> 이른바 생필품. 꼭 필요한 것들. 분유, 기저귀, 쌀 이런 것들.

◆ 장미혜> 그렇죠. 그런데 청소년의 생리대는 이 생필품의 대상에서 빠졌다는 것이 일단 주는 시사점이 굉장히 크고요.

◇ 김현정> 왜 빠졌을까요? 이것도 꼭 필요한 건데.

◆ 장미혜> 그렇죠. 일단은 청소년에 대한 지원대책이 아동에서 노인에 이르는 생애주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겨지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생애주기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청소년이.

◆ 장미혜> 네, 그렇습니다. 영유아나 아동돌봄까지 여러 가지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아동이 지나서 아직 자립하는 성인이 되기 이전까지의 청소년기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소홀히 되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냐라는 게 첫 번째 생애주기의 빈 곳이고 사각지대라는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다음에는 다른 취약계층 같은 경우에는 뭔가 굉장히 사회적으로 필요할 때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거나 요청을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처한 상황에서는 그런 목소리를 제대로 낼 기회가 없다라는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 김현정> 청소년이라는 것도 그렇고 대상이 생리대라는 것도 그렇고. 두 가지가 다.

◆ 장미혜> 다 들어가죠. 성의 문제와 여성이라는, 다른 청소년이 아니라 생리대는 남자 청소년은 아니고.

◇ 김현정> 오로지 소녀들만 해당되는.

◆ 장미혜> 소녀들만 필요한거고. 어렸을 때는 필요 없다가 일정 연령이 지났을 때 필요한 물건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여자 청소년들 같은 경우에는 성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몸의 변화. 그리고 이에 따라 이건 굉장히 자연스럽고 필요한 물건이라는 그런 인식을 교육을 통해서 받을 기회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내 몸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약간은 수치스럽고 은밀하게 감춰야 될 일이고 공적인 도움을 요청할 일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성교육의 문제점 같은 것도 드러난 부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고요.

◇ 김현정> 그런 부분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요. 문제가 있어도 드러내놓고 얘기할 용기가 안 나는 거예요, 소녀들이. 그래서 감춰왔던 문제다.

◆ 장미혜> 네.

◇ 김현정> 지금 사람들이 놀란 이유는 생리대 한봉지에 36개 정도 들어있고 비싸야 9000원 하는데, 한 달에 한 번 설마 그걸 못 사서 쓰겠나 이런 생각들을 다 했던 거예요. 앞에 여학생 얘기를 들어보면 보건실에 있는 선생님조차도 얘가 설마 돈이 없어서 이걸 계속 받으러 오는 걸까 이걸 모르시고 핀잔을 막 주신다는 거예요. 너는 어떻게 그걸 준비를 안 해 오냐 이런 식으로. 그런데 극빈층 청소년에게는 그것조차도 지금 부담이라는 거죠.

◆ 장미혜> 그렇죠. 일단은 용돈이 충분하지 않고 그 다음에 이럴 가능성도 있는 것 같아요. 아주 극빈층 청소년 같은 경우에는 부모님이 일을 하시거나 엄마가 있어도 돌볼 여건이 안 돼서 아이가 어느 때 뭐가 필요한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요. 그 다음에 상당수가 또 조손가정도 꽤 많을 것 같고 세대 문제도 좀 있는 것 같아요. 할머니 세대에서는 생필품은 구입해야 될 대상이 아니라 재래식 면생리대는 세탁하면서 사용을 했었기 때문에, 그래서 세심하게 돌보지 못할 수도 있는 측면도 있는 것 같고요.

◇ 김현정> 방치가 됐을 가능성이 하나 있고.

◆ 장미혜> 방치죠. 인식의 부족과 방치 뭐 이런 거죠.

◇ 김현정> 또 한 가지는 용돈을 받아서 쓰는데 그 용돈이 적으니까 9000원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극빈층에게는.

◆ 장미혜> 그렇죠. 다른 필요한 걸 사다 보니까 9000원조차 자기가 갖고 있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럴 수 있어요. 극빈층의 삶이라는 것은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또 한번 깨닫게 되는 건데. 그렇다면 대책은 어떻게 생필품 지정입니까?

◆ 장미혜> 큰 예산이 소요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지방자치단체나 복지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저소득층 지원 대상 물품에 청소녀들을 위한 생리대를 포함시키는 것이 일단은 가장 먼저 해야 될 정책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만약에 지자체 사정이나 다른 사정으로 인해서 예산이 좀 부족하다면 민간단체의 나눔활동을 통해서 보완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이번 사건이 밝혀지면서 적극적인 시민들의 호응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방법의 문제만 풀어나간다면 이건 사실은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보여 집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장미혜> 그런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물품 하나 추가해서 생리대를 보급하는 것만으로 끝나지는 않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런 것에 청소년들이 사실은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그것이 없는 상황을 말도 못하고. 그런데 그런 것이 말을 못하고 혼자서 그렇게 결석을 하면서까지도 얘기를 못하는 그런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내 몸의 변화고 여기에 필요한 도움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인간의 인권 중의 하나다라는 그런 기본적인 교육의 확산을 기대해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생리대는 인권 문제네요. 단순한 먹고사는 의식주 문제가 아닌.

◆ 장미혜> 성장해 가는 청소년의 한 권리라고도 할 수 있는 건데, 그걸 수치스럽게 여기고 말 못하게 여기는 건 성교육이 좀 그렇죠.

◇ 김현정>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생필품으로서 보안도 해 주면서 아이들에게 떳떳이 요구하라고 교육시키는 좋은 해결책을 주셨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장미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장미혜 여성권익안전연구실장이었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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