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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아삭 스낵컬처] 생활툰의 인기.. 일상 속 소소한 재미·삶 듬뿍

문수정 기자 입력 2016.05.3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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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공개 작품들 보니..
일상 속 에세이 같은 이야기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생활툰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펭귄 러브스 메브’, ‘낢이 사는 이야기’, ‘생활의 참견’, ‘어쿠스틱 라이프’, ‘패밀리사이즈’. 네이버 다음 제공

소소하지만 지나치기엔 아까운 순간이 있다. 평범한 날들에도 빛나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을 기막히게 포착해 내는 사람들이 있다. 비슷한 일상, 반복되는 날들을 한 토막 끄집어내 만화로 그려낸다. 그렇게 만들어 낸 작품들이 ‘생활툰’이다.

생활툰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들을 다룬다. 일상을 코믹하게 그려내면서 공감을 자아낸다. 생활툰을 보면서 깔깔거리며 웃거나 때론 위로를 받기도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다소 불쌍하거나 지질하거나 부끄러운 모습도 많지만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지”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공감’과 ‘재미’는 생활툰의 기본이자 최대 강점이다. 자극적인 웹툰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잔잔한 이야기로 짧게는 1년, 길게는 12년 동안 연재를 이어가는 건 분명 놀라운 일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1년 이상 연재된 인기 생활툰 9개 작품을 분석해봤다.

일상 속 소소한 재미와 삶에 대한 애정 어린 통찰력

생활툰의 시작을 연 작품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일상 속 소소한 재미를 만화로 끌어들였다. 드라마틱하지 않은 내용으로도 재밌는 만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웹툰의 장이 넓어졌다. 인기 웹툰 ‘마음의 소리’(조석 작가)도 시작은 생활툰이었다.

대표작은 생활툰 중 가장 오래된 ‘낢이 사는 이야기’(서나래·2004년부터 연재), 코믹한 에피소드들로 구성된 ‘생활의 참견’(김양수·2008년), 30대 여성의 삶에 대한 통찰력과 웃음을 담은 ‘어쿠스틱 라이프’(난다·2010년), 미혼 남성 만화가의 누나 관찰기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백두부·2013년) 등이다.

‘생활의 참견’은 2008년부터 쉬지 않고 달려왔다. 두 아이의 아빠인 김양수 작가는 가족 여행을 떠날 때 베스트 선정작을 내보내는 것 외에는 휴재를 하지 않는다. 독자의 사연,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작가 개인의 경험 등을 담은 에피소드물이다. ‘웹툰계의 컬투쇼’라고 불리는데 사실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보다 ‘생활의 참견’이 더 오래됐다.

‘낢이 사는 이야기’와 ‘어쿠스틱 라이프’는 20∼30대 여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학생 시절부터 웹툰을 그린 서나래 작가는 30대 기혼여성이 됐고, 신혼에서 시작한 난다 작가는 아이 엄마가 됐다. 여성의 심리와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들이다. 대체로 웃기고, 때때로 감동적이다. 한 편의 에세이처럼 통찰력 있는 이야기들도 많다. ‘어쿠스틱 라이프’의 인상적인 한 대목을 옮겨보면 이렇다.

“난 만약에 네가 갑자기 집에서 죽으면 며칠 동안 아무에게도 못 알리고 멍하게 죽은 널 바라보고 있을 것 같아. 넌?”(한군·난다의 남편)

“겨울엔 3일 여름엔 반나절.”(난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은 미혼 남성 만화가의 생활툰이라는 독특한 영역을 만들어냈다. 백두부 작가는 친누나 이야기를 주된 에피소드로 삼았는데, 누나는 동생이 만화가라는 사실을 모른다. 작가는 누나 몰래 웹툰을 그리면서 발각될까 걱정한다. 이런 상황을 스릴러 수준으로 풀어냈다. 뛰어난 구성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생활툰을 그리고 있다.

연애, 결혼, 육아 그리고 타향살이… 생활툰이 아우르는 주제들

한 가지 주제를 파고든 생활툰도 생겨났다. 12살 띠동갑 연애기를 다룬 ‘윌 유 메리 미’(마인드C·2014년)는 ‘어쿠스틱 라이프’와 함께 ‘결혼 장려 웹툰’으로 불린다. 12살 연하 아내와의 연애담인데, 알콩달콩 재미있다. ‘윌 유 메리 미’에서 개그를 담당하는 역할은 작가의 형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면류 음식을 사랑하는 솔로 남성인 형의 이야기가 양념처럼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또 다른 결혼 장려 웹툰으로 ‘펭귄 러브스 메브’(펭귄·2010년)가 있다. 이 웹툰은 펭귄 작가가 영국 남성 메브와 한국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지금은 영국에서 결혼 생활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영국인 메브는 태권도를 사랑하고 서툴게나마 한국어를 즐겨 하는데, 메브의 한국사랑은 독자들에게 묘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타향살이를 다룬 생활툰은 또 있다. ‘딩스뚱스’(딩스·2011년)는 남편이 미국 대학에 연구원으로 취직하면서 시작하게 된 미국 생활기, 교수로 자리를 옮기며 시작하게 된 중국 생활기를 그렸다. 외국인들과 함께 하는 삶, 타향살이의 고달픔과 재미 등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중국에서 국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다.

저출산 시대의 인기 테마는 역시 ‘육아’다. 생활툰 중에도 3남1녀를 키우는 만화가 부부의 육아기 ‘패밀리 사이즈’(남지은 김인호·2014년)와 미취학 남자아이 둘을 키우는 프리랜서 엄마의 육아툰 ‘나는 엄마다’(순두부·2015년)가 있다. 육아툰이긴 하지만 꼭 닮은 것은 아니다. ‘패밀리 사이즈’는 좌충우돌 3남1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고, ‘나는 엄마다’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린 만화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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