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대학생 "위안부 합의는 친일역사 덮기"

김다솜 입력 2016. 6. 1. 16:38 수정 2016. 6. 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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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짱 인터뷰 전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연지·최혜련 씨

[오마이뉴스 글:김다솜, 편집:박정훈]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 출연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 소녀상 철거 반대! 대학생 행동' 대표 한연지씨(성신여대 4학년)
'같이 하자 청년 학생 캠페인' 최혜련씨(배화여대 2학년)

아래는 1일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 소녀상 철거 반대! 대학생 행동' 대표 한연지씨(성신여대 4학년), '같이 하자 청년 학생 캠페인'의 최혜련씨(배화여대 2학년)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왼쪽부터)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한연지 씨,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혜련 씨.
ⓒ 오마이뉴스
<색깔있는 인터뷰>

-안녕하세요. <팟짱> 시청자 여러분, 박정호 기자입니다. 저는 지금 서울 일본 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 마련된 대학생들의 농성장에 나와 있습니다. 저희가 오늘 이곳 현장에 달려온 이유는 바로, 소녀상 옆에서 밤새도록 다섯 달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대학생들을 만나 보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20대 국회에서 애를 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먼저, 인사 말씀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연지(이하 한) :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소녀상 철거 반대 대학생 행동' 대표 한연지라고 하고요. 성신여대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박주민(이하 박) : 안녕하세요. 더불어민주당 은평갑 국회의원 박주민입니다.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분들, 한일 위안부 협상 무효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단체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최혜련(이하 최) : '같이하자 청년 학생 캠페인'의 최혜련이라고 하고요. 4월 동안 여기서 지내고 있는 배화여대 2학년생입니다.

-이렇게 저희가 세 분을 모시고 오늘 팟짱 생방송을 진행하게 됐는데요. <팟짱>이 이곳에 온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학생들과 박주민 의원과의 만남에서 방송이 시작됐는데요.
박: 지지난 주가 됐군요. 토요일마다 광화문에서 세월호 관련된 집회가 있습니다. 개원을 맞이해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해서 이야기를 하고 나서 공천되기 전까지는 자주 왔었어요. 여기에... 못 와봐서 꽃을 사서 왔는데, 뜻밖에 대학생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몇 가지 숙제를 주셨어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한일 위안부 협상 파기에 대한 입장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 여전히 대학생들이 농성을 많이 하고 있고, 한일 위안부 협상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그런 걸 알려야 하는데 알려지지 않고 있다. 팟캐스트를 통해 알렸으면 좋겠다는 숙제를 두 개 주셨어요. 하나는 남윤인순 의원님과 결의안 발의를 했고요. 두 번째 숙제하기 위해서 장윤선 기자님께 부탁을 드렸죠. 그랬더니 흔쾌히 해주시기로 했고, 한연지 학생하고 이야기하다 보니 일정을 오늘로 잡게 된 겁니다.

-저도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 이슈가 너무 많다 보니까. 작년 12월 말에 한일 위안부 합의가 발효된 다음에 많은 분이 걱정되셔서 이 자리에 나왔는데 이후에는 선거도 있었고, 다른 이슈에 묻혔어요. 그런데도, 긴 시간 동안 학생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던 것 아닙니까?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를 지키고 계셨는지...
: 저도 소녀상 앞에 온 것은 12월 28일에 한일 위안부 합의가 있고 나서 처음 오게 됐어요. 그렇게 하다가 2월 말 정도에 농성을 중단할 것 같다는 소식을 듣게 됐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위안부 합의가 폐기된 것도 아니었고, 일본의 망언이 반복되고 있었고. 그런 상황 속에서 농성을 접는다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고. 3월 붙박이 농성을 결심해서 휴학하고 여기서 한 달 동안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있었거든요. 그렇게 하면서 '끝내면 안 된다'고 농성을 이어 가다가 혜련 씨가 4월에 붙박이로 여기를 지키면서 하니까. 저희가 여기서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있다 보니까 시민분들께서 정말 이 자리에 와도 이야기할 사람들이 있는 거잖아요. 그런 게 정말 좋더라고요.

이 자리에 있으면 시민들이 위안부 합의가 얼마나 매국적이고, 부당한지 다 알고 계세요. 그러한 여론. 시민분들의 분노를 이 자리에서 많이 느낄 수 있었거든요. 대학생들은 위안부 합의가 어떻게 잘못됐고, 박근혜 정권이 위안부 어떻게 하려고 할머니들 동의 없이 했는지를 설명을 많이 드렸어요.

-여기서 주무시는 거예요? 스티로폼 위에 매트가 깔린 정도인데...
한: 지금은 좋아진 거예요. 처음 시작할 때는 비닐 깔고 시작을 했었고. 비가 오면 여기 지붕도 없고, 벽도 없는 상황에서 비를 맞기 위해서 비닐을 쓰거든요. 습기라는 건 무시하지 못하는 게 땅에서 올라오잖아요. 그걸 막기 위해 패널을 놓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도 계속되고 있거든요. 햇볕이 여름에 힘들잖아요. (경찰이) 도로교통법 위반이라고 이야기를 해서 파라솔도 못 하게 하고, 천막도 못 하게 하고. 대사관 주요 시설 앞이라고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인권을 위해서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박: 세월호 가족들도 농성하실 때 비 와도 비옷을 못 입게 하고, 햇볕이 강해도 파라솔을 설치 못 하게 했어요. 싸우면 조금씩 들어 주는 형태로 갔거든요. 개인 이익을 위해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소녀상을 지켜야 하고, 위안부 어르신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공감하는 걸 표현하고 위로를 드리기 위해서 하는 일인데...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하는 건데 최소한의 인권조치도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한 달 동안 붙박이로 농성했잖아요. 어떤 걸 많이 느꼈어요?
최: 저는 이곳에서 농성하기 전에 이 주변에 있는 노동자분들이 싸우는 농성장을 갔었거든요. 그곳에 갔을 때 한눈에 봐도 외롭고, 지쳐 보이셨어요. 그렇게 안 보이려고 저희에게 용기를 주시고, 고맙다고 하시고. 그러다 이곳에 왔는데, 이곳은 시민들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것 같아요. 패널 하나하나가 시민들이 안 해주신 게 없어요. 제가 4월에 여기 있겠다고 마음을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었던 건 저는 몸만 오면 되고 나머지는 시민분들이 다 해주시는 거예요. 밥도 근처에 있는 식권을 1000장이 넘게... 한 끼에 7,000원인데.

-시민분들이 모아서 해주시는 거예요?
최 : 네. 지칠 수가 없는 거예요. 하루하루가 고맙고, 매시간이 고맙고. 있다가 보면 먹을 것도 그냥 주시는 게 아니에요. 뭐가 필요할지 한참 보시다가 그날 공기가 안 좋으면 마스크가 들어오고, 날이 더우면 시원한 게 들어오고, 추우면 꿀차나 두유가 들어오고. 하루하루 저희를 지켜봐 주시는 게 느껴지니까. 여기는 사랑으로 만들어진 농성장이고, 이 사랑을 다른 곳에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 지금도 둘러보시면 많은 분이 와 계세요.

-보니까 밤에는 추워서 전기장판을 깔고 자야 할 것 같은데 전기는 어디서?
한 : 예전에는 여기 발전기가 있었어요. 성동구, 중구 어머니들께서 주유소 휘발유 같은 걸 항상 결제해주셔서 그걸로 발전기를 돌리고 전기를 끌어다 썼거든요. 비용이 서울에서 비싼 주유소인데... 그 비용이 얼마든지 대학생들이 여기서 고생하고 농성하고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 저희를 항상 걱정하세요. 감기 걸리지 않고, 조금 더 따뜻하게 몸 안 상하게 농성하면 좋겠다고 하셔서 휘발유도 지원해주시면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고. 지금은 옆에 공사장에서 전기를 빌려주고 계셔서... 이렇게 전기를 잘 쓰고 있어요.

-밤에 춥죠? 패딩이 있네요.
한 : 6월에도 패딩을 입고 잘 줄은 몰랐어요.

-어제도 여기서 주무셨어요?
한 : 핫팩으로 무장해서 잤거든요.

-무섭지 않아요? 밤에 둘이 있어야 하는데...
한 : 별로 없을 땐 1, 2명 있을 때도 있고. 당연히 무섭죠. 요새 안 좋은 일이 많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길거리에서 자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고. 우리가 농성하는 이유가 있는 거잖아요. 농성하는 건 위안부 합의가 폐기 되지 않아서... 할머니들 입장 자체가 들어가지도 않았고. 정말 이 소녀상, 위안부 역사를 기억하겠다고. 그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소녀상을 멋대로 처분하겠다고 일본에 약속했고, 한일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했으니 국제적으로 이걸 언급하지 않겠다는 게 진정으로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일인가.

해결되지 않아서 여기 있을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일본은 계속해서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이 없는 게 보이잖아요. 최근에는 진해항에 욱일승천기를 달고 입항했고. 이런 걸 봤을 때 식민지배에 대한 역사에 아무 반성도 없는 일본에 면죄부를 준 게 누구냐는 거죠. 여러 가지로 박근혜 정부가 일본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

-뒤에 보면 이렇게 붙어 있네요. '박근혜 정부는 매국적 위안부 합의 당장 폐기하라'. 평화를 상징하는 나비 모양의 포스트잇이 붙어 있습니다. 저희가 현안을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인데요. 정부가 위안부 재단을 설립하겠다는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어요. 성신여대 교수님이 위원장으로 임명돼서 한다고 하던데 7월에 발족한다고 하죠?

피해 할머니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서 재단을 운영하겠다고 했는데 말도 안 되지 않습니까? 피해자, 당사자들한테는 이야기하지 않고, 졸속 합의한 것으로 재단을 발족하면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거죠. 이걸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한 : 그 재단 설립준비위가 발족하고 나서 방송을 하게 돼서 할 말이 많은데요. 저는 성신여대 학생이에요. 3월에 성신여대 학생 1,068명이 위안부 합의 폐기를 위한 서명을 하고, 우리 학교 이름으로 결의문을 외교부에 제출하고 왔거든요. 이런 식으로 성신여대 학우들은 우리 학교 이름을 빛내고, 위안부 합의에 대한 분노를 담아서 외교부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성신여대 교수는 정말 수치스럽게도, 이 매국적인 위안부 합의 위원장을 수락해서 이사장으로 앞장서고 있는 거잖아요. 재단이라고 하는 게 굉장히 좋아 보이잖아요.

근데, 이게 기만적이에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서 위안부 합의가 이행되면 어떠한 제기도 못 해요. 외교부는 나눔의 집 할머니들이 아닌 개별적으로 다른 할머니분들을 만나서 설득하고 있거든요. 이 위안부 합의가 이행되는 건 이 재단이 만들어지고, 소녀상이 철거되면 이행되는 건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언급조차 못 하게 하는 게 정말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일인가. 이게 정말 기만적이라는 거죠. 김태현 교수가 이야기하기를 '배상금이 아니라 치유금이다'. 정말 말인지, 방귀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저는 오히려 그 말로 확실해진 것 같아요. 일본 외무상이 합의 직후에 배상금이 아니라고 언급한 바가 있어요. 이 재단 이사장으로서 그렇게 이거는 배상금은 아니라고 언급한 거잖아요. 원래 배상금이라는 건 법적책임을 인정하는지 여부인데, 일본이 법적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확답을 오히려 그 교수가 한 게 아닌가.

-참, 정부가 어느 나라 정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데요. 어제 재단 설립 기자회견이 있었고요.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박 의원님, 어떻게 보십니까?
박 : 말씀하신 내용에 다 담겨 있어요. 피해자분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지만, 정작 배상금은 아니라고 했어요. 시작부터 피해자분들의 의사, 위안부 어르신들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는 재단임을 명백히 드러낸 상태거든요. 이걸 계속 추진하고 밀어붙여서 합의가 이행됐다고 주장하는 건 위안부 할머니들, 어르신들의 의사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거라고 어제 드러난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왜 이렇게 한다고 보세요? 이건 정말 상식이잖아요. 피해자 의견을 반영하는 게... 위안부 합의를 통해 피해자를 무시하는 일을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박 : 여러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연관 지어 보면 정부와 그 측근의 친일 논란 해소, 회복을 고려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요.

-역사 교과서와 다 엮어서 친일 문제를 덮고 가려는...
박 : 친일이라는 것이 더는 이 사회에서 논란이 안 되게끔 하고 싶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 : 친일을 미화하기 위해 국정교과서를 만드는 것도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3·1절 경축사에서 '피해국과 가해국의 입장 차이는 천 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죠? 그러한 입장이 바뀐 건 2년도 채 되지 않았어요. 그러다 12·28 위안부 합의가 된 거죠. 15년 초에 미 국무차관 웬디 셔먼이 이야기했어요.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하면서 얻는 값싼 박수는 쉽다'고 했고. 정말 신기하게도 그러한 입장이 바뀌는데 그해 연말에 위안부 합의가 있었던 거죠. 위안부 합의 직후에도 미국에서도 (한일 위안부 협상을) 물밑에서 조율을 많이 했고, 열심히 활동했다는 걸 숨기지 않았거든요.

이러한 일들을 봤을 때 저는 한일 위안부 합의라고 하지만 단순히 한일 정부 만의 문제가 아니구나. 국제적으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한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는데 한미일 삼각 동맹을 맺기 위해 (한일 위안부 협상을) 하는 거잖아요. 한미, 한일 동맹은 돼 있는데 한일 동맹은 돼 있지 않다는 거죠. 그 삼각 동맹을 맺기 위한 발판으로 이걸 이용했다. 미국이란 존재도 한일 동맹을 함부로 못 맺게 했던 게 역사적 문제가 있어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차마 건드리지 못했던 거였거든요. 그렇게 미국이 압박을 넣자마자 15년도 말에 이 위안부 합의를 굴욕적으로 체결하면서, 이제 6월에는 하와이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을 하겠다고 하고 있고,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정말로 위안부 합의를 근거로 해서 앞으로 한일 간 군사협력을 맺자고까지 이야기했단 말이에요. 이러한 역사적 근거로 봤을 때 한미일 동맹을 맺기 위한 근거로 이게 이용되고 있다는... 그런 배경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맞아요. 한미일 동맹을 위해서 한국과 미국의 관계 개선이 우선인데, 역사적 문제 때문에 정상회담이 잘 안 되고 등을 돌리고 있었죠.
박 : 관계 개선을 하게 하려면 일본이 사과하는 방식으로 가야 하는데...

-그렇게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굴욕적인 협상, 합의를 통해서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뜻이잖아요.
박 : 큰 틀에서는 한미일 관계 재설정이고, 그 방향에 일본이 사과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덮는 방식으로 간 것은 이쪽 정권의 (친일 문제를 덮기 위한) 필요도 있었던 거죠. 일본을 사과하게 하면 그 역사가 남는 거고, 방향을 찾을 때 박근혜 정부는 외부적 압력과 흐름이 있으니 이 기회에 가자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 내부 동인을 생각한다는 거죠.

-최혜련 학생은 재단 설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 : 제가 기자회견 가서 회견문을 낭독했거든요. 어떤 생각이라기보다는 '뭐하는 거지' 싶었어요. 한일 합의 이후 재단 설립 이야기를 듣고, 후원금을 준다는 걸 보고 그랬죠. '설마, 박근혜 정부가 정말로 이걸 함부로 건드리나?' 25년 동안 할머니들이 그렇게 하려고 싸우신 게 아니란 말이에요. 42분밖에 안 남으시면서 연세가 90세가 넘으면서도 이런 대접을 받으려고 하시는 게 아니거든요.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나오시면서 그러려고 하시는 게 아니었거든요. 감히 그걸 건드린 거예요. '아, 이 정부는 일말의 양심도 없고, 가책도 없고...', 있었더라면 물론,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이미 느꼈지만, 뼈저리게 느낀 거죠. '아,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그 자리에 있다'.

-세월호 이야기도 나왔지만, 세월호 참사가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이 안중에도 없다'. 의원님도 느끼실 것 같아요.
박 : 사실 안타깝죠. 국민의 생명, 안전, 요구, 인권이 경시되고 있다는 느낌을 곳곳에서 받고 있지 않습니까? 하루빨리 개선되면 좋겠고요. 재단 설립 강행은 빨리 멈춰야 할 것 같습니다.

-방송 댓글이 막 올라오는데요. 어때요? 이렇게 댓글이 올라온다는 사실.
한 : 너무 신기하고요. 저희는 항상 시민분들과 함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늘도 수요일인데, 12시에 항상 수요시위가 있잖아요. 수요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분들은 토요일 6시마다 토요집회를 대학생들이 주최하고 있거든요. 그 자리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많은 시민도 함께하고 계시니 언제든지 오시면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박주민 의원님은 이런 댓글을 볼 때마다 부담감, 책임감을 느끼시나요? 댓글 중에서 '정치권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있는데요.
박 : 국회 차원에서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안을 내놨고요. 일본 정부와 우리나라 정부가 협상에 대해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많아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해요. 우리나라는 '저쪽에서 다 사과했고, 강제동원 인정해서 이러는 거다'라고 하는데 일본은 아니에요. 확실하게 짚어서 일본이 이야기하는 것, 우리가 생각하는 바처럼 제대로 안 된 거라면 정부가 국민을 속이는 거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밝히기 위해서 외교부나 이런 곳에 질의나 자료 요청을 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빠르면 이번 주 내로 질의 리스트를 정리해서 하려고 해요.

-질의 준비하면 여기 오셔서 대학생들에게 설명도 하시고, <팟짱>에 출연하셔서 경과도 말씀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합의 문제 바로 잡아야 하는데요. 저는 걱정되는 게 진짜 갑자기 정부에서 소녀상을 옮겨 버리는 게 아닐까. 이건 정치권에서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박 : 막아야죠. 그렇게 못 하도록 해야겠죠. 이거는 한 개인의 소유도 아니고, 온 시민, 온 국민의 의지와 뜻이 담긴 상징적인 조형물이지 않습니까? 정부가 함부로 한다는 건 말도 안 되죠.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보니까 햇볕이 뜨거워져서 소녀상에 밀짚모자가 걸려 있는데요. 추울 때는 목도리를 하고, 많은 국민이 함께하는데요. 소녀상이 철거될까 봐 이 문제도 크게 다가올 것 같아요.
한 : 계속해서 여기 오시는 분들이나 인터넷에서도 그렇고. '소녀상이 철거되는 것 맞냐?', 박근혜 대통령이 '소녀상 철거 없으니 거짓 선동하지 마라'고 했는데 진짜 거짓선동을 하는 사람이 누구냐고요. 12·28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밝혔잖아요.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 때문에 공관의 안녕에 (해를) 끼치는 우려를 인지했고, 이걸 적절하게 이전하겠다'는 게 위안부 합의였고, 최근까지도 일본 정부에서는 '재단 설립과 소녀상 철거는 동시에 패키지로 이뤄져야 한다'고도 이야기를 많이 했고요.

이렇게 위안부 합의에서 소녀상 철거 내용이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박근혜 대통령보다 일본에서 일관적으로 소녀상 철거를 언급하고 있어서 그게 더 신뢰가 가는 거죠. 소녀상 철거가 이미 언급되었기 때문에 외교부도 그렇고, 박근혜 정부도 그렇고 이 문제에 대해 번복하고 있는 거고요. '박근혜 정부가 정말 선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요. 자다가 일어나서 (소녀상을) 보기도 하고...

최 : 더불어민주당과 박주민 의원님께서 열심히 해주실 거라 믿고, 안 되더라도 열심히 해주시면 저는 감사하거든요. 저는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그거에요. 국회에서 해결이 안 돼서, 막지 못해서 철거가 이뤄진다고 해도. 대학생들은 그걸 몸으로 막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있는 거거든요. 하루하루 놀려고 있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저는 4월에 그랬어요. '목숨 걸고 하겠다'. '소녀상이 최혜련 학생에게 어떤 의미냐'라고 인터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건 나다. 내가 그때 태어나서 그 시절에 있었으면 내가 끌려갔을 거고, 이 자리에 내가 나와 있었을 거다. 할머니가 내가 되었을 거고'.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어요. '내가 단원고 학생이었을 수도 있다', 강남역도 그렇고. 길 가다가 칼 안 맞은 게 우연이지, 필연은 아닌 거잖아요. 다섯 명의 남자를 내보내고 여자가 들어 왔을 때 죽임을 당한 것도, 일본군 위안부가 된 것도, 수학여행을 배를 타고 간 것도. 운이 좋았던 거죠. 제가, 우리가.

그게 보고만 있겠다고 될 문제인가. 이렇게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사회에서... 그런 거죠. 저는 목숨 걸고 한다는 게 맞는 말 같아요. 여기서 그런 적도 있었어요. '너 반정부 시위하는 거 아니냐? 앞에 경찰 없으면 널 죽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었어요.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무서워요. 여성이기도 하고, 남자여도 무서웠겠지만... 어린 여성으로서 보이는 이미지가 약한 게 있잖아요. 아무리 힘들게 싸운다고 강하게 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여기서 밝고, 힘차게 하려는 것도 있고요.

4월 결의가 끝나도 5월에 남들보다 많이 나오려고 하는 거도 어떻게 보면 보여주려는 거죠. 대학생들이 아직 지치지 않았다고. 한 달을 했음에도, 체력적으로는 힘들어 보이고 얼굴이 상해 보일 수 있지만, 정신은 더 강해지고 있다. 몸으로라도 지키려고. 이걸 없애려는 사람들은 모든 걸 다 가지고 있더라고요. 돈도 있고, 권력도 있고, 언론도 있고. 다 있어요. 여기 있는 저 경찰들은 비 올 때 비닐을 좀 높게만 하려고 하면 바로 와서 '치우겠다'고. 의경들 10명, 20명 서 있는데 그 자체가 공포에요. 그걸 치우다가 우릴 치울 수도 있는 거잖아요. 누가 비닐만 치운다고 확신할 수 있겠어요.

박 : 정부가 잘못하면 정부를 비판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정부를 비판한다고 해서... 반정부 할 수 있고, 하도록 보장된 게 민주주의에요. 그러면 그분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 여기서 대학생들이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게 '내가 소녀상이고, 우리 문제다'. 피해자 할머니들은 그 당시 우리나라 주권이 없어서 일본 정부 주도로 (위안부 소녀들이) 끌려갔던 거잖아요. 우리 주권이 없어서 끌려가셨던 거잖아요. 백여 년 전의 역사가 반복되려 하고 있어요. 박근혜 정권이 일본에 위안부 역사를 팔아 버리고, 일본은 위안부 합의 직후에도 유엔에 '우리는 강제 연행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위안부는 직업적 매춘부였다'는 언급까지 했는데 박근혜 정부는 항의한 적이 없고. 최근에 욱일승천기를 달고 한국에 들어 왔을 때도 이거는 '일본 해상 자위대가 국기를 달고 왔던 거라서 우리도 다른 나라 갈 때 태극기 달고 가지 않냐'는 식의 이야기가 말도 안 된다는 거죠.

저는 이런 식으로 박근혜 정부는 식민지배를 했었던 일본 정부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 사과를 했으면 몰라도, 사과를 한 적도 없는 일본 정부. 끊임없이 욱일승천기라는 군국주의의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에 들어온 일본에게 그렇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재단도 만들려고 하고, 합의를 빨리 이행하자는 게 누구를 위한 정권인가', '이 정권이 국민을 향한 정권이 맞나', '이 합의를 폐기해야 할 주체는 아베 총리가 아니라 박근혜 정권이다. 박근혜 정권이 한 합의여서 폐기시켜야 한다'.

이번에 20대 총선에서 국민이 박근혜 정권을 심판한 거잖아요. 정말로 이 여소야대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봅니다. 지금 더민주에서 결의안을 어제 내신 거잖아요. 20대 국회에서도 다른 국회의원들 하고 같이 그 결의안을 확정 짓고, '점점 더 박근혜 정권이 했던 합의를 스스로 폐기해야 한다'고 국회에서 폐기를 외치는 게 의미가 있는 거죠. 아베 총리에게 폐기하라는 게 아니라 합의했던 당사자인 박근혜 정권이 폐기해야 하고. 여소야대 정국에서 외쳐야 한다는 거죠. 국회에 바라는 게 있다면 국민이 얼마나 이 위안부 합의 폐기에 절실하게 외치고 있고, 귀향 보고도 엄청나게 분노해서 이 분노를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 몰라서 와봤다. 분노를 표출할 자리를 찾고 계세요. 이 자리에 있으면 많이 느껴요. 이러한 분위기와 분노를 20대 국회에서 해결해주면 좋겠다. 결의안 플러스알파로 국회에서 이 합의 폐기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건 박근혜 정권이지만, 말을 듣지 않지 않습니까? '이번 총선을 통해 민의를 알았다'고 하는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도 못 하게 하고, 국회를 비판하고, 상시 청문회법도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어요. 아프리카에 가서 전자서명을 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데 답답하긴 하지만,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국회에 요구하는 것밖에 없지 않습니까?

여소야대 정국이 됐으니 (국민이) 국회를 더 절실하게 바라볼 것 같은데요. 더불어민주당이 1당인데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번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년 대선 결과도 나올 것 같아요. 야당이 제대로 못 하는 모습, '민생 국회', '경제 정당'을 말하지만 민주주의 회복이나 역사 문제 해결을 못하면 국민의 실망이 더 클 것 같아요. 책임이 막중합니다.
박 : 민생 국회, 경제 정당을 내세웠지만, 민주주의 회복도 해야 한다는 당내 반응도 많아요. 민주주의 회복 TF를 만들었습니다. 여러 이슈를 다룰 거고요. 이미 당에서도 위안부 협상 무효화가 공약이었고, 그걸 위해 여러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조금만 더 지켜봐 주시고요. (대학생들을) 혼자 계시지 않도록 할 거예요. 외롭게 혼자 계시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의원님들도 당번을 정해서 나오시는 건 어떨까요? 제안이라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혜련 학생도 정치권, 국회에 바라는 게 많을 것 같아요.
최 : 사실 저는 국회에 대한 기대를 버린 지 오래되었어요. 그동안 너무 많이 실망시켰고, 당이 정말 중요해요.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몇 명 가지고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비정규직이 점점 늘어나고, 대학교에 큰 학교라는 뜻이잖아요. 그런데, 취업하는 학원이 되어 가고 있단 말이에요. 어떻게 버텨서 스펙이라는 걸 쌓아서 가면 어쨌든 비정규직인 거에요. 등록금 내느라 학자금 대출도 받고, 알바라도 해서... 학교 다니려고 알바하니까 학교에서 공부를 못 하는 거예요. 너무 피곤하니까. 당장 여기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그렇고, 싸우시는 노동자들도 그렇고.

이 모든 것들이 국회에 이제 한번 됐다고, 5년 만에 바뀔까. 근본적으로 문제가 무엇이고... 국회에서도 박주민 의원님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도 않으세요. 실제 여기 오신 의원님들과 대화를 하다 다툰 적이 한두 번도 아니고, 같은 당에 있다고 같은 생각도 아니고. 대통령 한 명이 잘 된다고 그 나라가 잘되는 것도 아니고요. 물론, (나라를) 망치는 건 정말 쉽더라고요. 다시 되돌아오는 건 너무 안 되더라고요. 개성공단도 그렇게 오래 했는데도 한번 중단하니 딱 돼버리는... 그런 것 자체가...

-최혜련 학생은 근본적 문제, 구조적 문제를 제기해줬습니다. '국회가 한 번 바뀐다고, 정권이 바뀐다고 될까'라는 의문을 던졌는데요. 우리가 하나씩 바꿔 나가는 노력과 희망을 잃지 않는 자세가 필요해 보여요. 이렇게 와보시면 많은 걸 느끼실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정치를 해야겠다'는...
박 : 오늘도 많이 배워 가고요. 많은 의원이 이런 뜻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게 됐습니다.

-저희가 (방송 종료) 예정된 시간 11시까지인데요. 11시에 다른 행사가 여기에서 있다고 합니다. 마무리 발언 듣고 오늘 방송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한 : 정말 오늘 이렇게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 <팟짱>과 이야기할 수 있어서 감사드리고요. 이런 기회를 주신 박주민 의원님께도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고요. 이 상황에서 박근혜 정권은 위안부 합의를 이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법적 효력이 아무것도 없는 조약도 아닌 단순한 합의일 뿐인데요. 박근혜 정권은 위안부 합의를 빨리 이행하려고 안달을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회에서 할 일이 있고. 우리 대학생들, 청년들, 시민들 각각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대학생들은 그 위안부 합의 폐기를 위해서 지금처럼 앞장서서 싸울 거고요. 그러한 길에 시민들도 함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7월 2일, 오후 7시에 콘서트가 계획돼 있습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와 문제 해결을 위한 콘서트가 있는데요. 그때도 정말 이 자리에서 진행되는데 많은 분과 몸으로 행동할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많은 분이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박 :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 : 1%가 잘 사는 사회가 아니라 99%가 잘 사는, 100%가 잘 사는 사회가 되도록. 이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더 공부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이것도 누군가에게 멋있으려 하는 게 아니고, 칭찬받으려 하는 게 아니고. 제가 이게 맞다고 생각해서. 왜 저희가 그렇게 열심히 사는 데도 부자가 되지 않고, 그 사람들은 부자가 또 부자를 만드는 지 이해 안 되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싸우고, 투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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