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중고생들 교실서 억대 도박

입력 2016. 6. 1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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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온라인 도박이 10대들의 교실까지 파고들었습니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이 이 도박에 거는 현찰이 하루에 무려 수백만 원이나 됩니다.

이런 목돈을 부모 몰래 마련하려고 범죄에까지 손을 대고 있습니다.

김유빈, 윤수민 기자가 차례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로또를 흉내내 번호에 돈을 거는 게임.

경마 형식의 달팽이 경주, 그리고 사다리 게임까지.

청소년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불법 온라인 게임들입니다.

최소 베팅 금액은 5천 원. 웬만한 도박보다 판돈이 큽니다.

이런 게임에 19살 박모 군이 처음 손을 댄 건 고등학교 1학년이던 3년 전.

[인터뷰 : 박모 군]
"17살부터 19살까지 입출금 내역이 2~3억 정도 됐고 최대 1백만 원~2백만 원까지 배팅을 해봤어요."

호기심에 시작한 도박 거래 총액은 억대로 불어났고 결국 경찰조사까지 받았습니다.

[인터뷰 : 박모 군]
"부모님이 우시더라고요. 내가 돈을 안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 짓을 했냐고."

스마트폰으로 짧은 시간 안에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이런 도박이 버젓이 교실 안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싱크 : 박모 군]
"의자를 뒤로 해서 책상 밑에 폰을 숨겨서… (선생님이) 폰을 뺏으려고 하면 학생들이 개인정보 침해라고 절대 폰을 안주려고 하고…"

성인인증조차 없는 간단한 가입절차.

경찰이 단속을 하고 있는데도 공공연히 광고까지 합니다.

[스탠드업 : 김유빈 기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가운데 학교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도박 중독을 겪고 있는 학생은 4%나 됩니다.

특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중독 증상을 보이는 학생은 무려 3만여 명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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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심각한 문제는 특별한 수입이 없는 청소년들이 고액의 배팅을 한다는 겁니다.

불법 도박을 하는 학생들은 한 달에 평균 8만 원 정도를 인터넷 도박에 사용합니다.

그중에는 수백만 원에 이르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 돈을 벌기 위해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먼저 부모에게 거짓으로 용돈을 타내거나 집안의 귀중품을 몰래 내다 팝니다.

실제 범죄로 이어지는 건 시간 문제.

[인터뷰 : 불법 도박 경험 학생]
"친구의 가방에 손을 대서 친구의 학원비를 가져간다든지, 아니면 친구의 물건을 훔쳐서 그걸 되판다든지…"

지난 2월엔 중학생이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빅뱅 콘서트 티켓 사기를 쳤고, 고등학생 4명이 도박 사이트를 해킹하기도 했습니다.

청소년들은 죄의식조차 없이 불법 도박을 '또래 문화'처럼 여깁니다.

[인터뷰 : 박은경 / 도박문제관리센터 예방과장]
"도박을 하지 않으면 어울리기가 되게 어렵죠. 정보도 공유하고, 따는 경우에는 그 친구들이 안에서 주목받기도 하고…"

승률을 높인다며 도박 스터디를 하는 학생들까지 있습니다.

[인터뷰 : 불법 도박 경험 학생]
"(한 반에서) 2~3명? 친구가 하길래 따라해봤어요."

교실 속 청소년 도박이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윤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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