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홍기택·윤창중·정윤회 악재에 곤혹

김형섭 입력 2016. 6. 1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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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5.09.21. bluesoda@newsis.com

청와대, '배신의 계절'인가 '레임덕'인가 당혹감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거나 직간접적 인연을 맺었던 인사들이 최근 현 정부에 등을 돌리거나 이런저런 구설에 휘말리면서 청와대를 적잖이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가뜩이나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집권 4년차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권 내부에서부터 잡음이 커지면서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우선 구조조정이 국가적인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터져나온 홍기택 전 전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이른바 '자폭 발언'이 가져온 파장이 연일 확대되는 모양새다. 홍 전 회장은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참여했다.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렸으며 서강대 동문이기도 하다.

그랬던 그가 최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2,000억원대의 유동성 지원이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금융당국의 일방적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은행에 약 2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안긴 대우조선부실 문제 책임이 돌아오자 자신은 들러리였을 뿐이라며 정권에 총을 겨눈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한 개인의 주장일 뿐이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잘랐다. 하지만 내부에선 여간 불쾌한 표정이 아니다. 박 대통령과 가까웠던 인사가 정권에 책임을 떠넘기며 일종의 배신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은 호재를 만난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홍 전 회장의 발언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혈세 투입 과정에 박근혜정부 실세들이 개입했다는 증언으로 보고 청문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야3당은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 어버이연합 게이트 청문회, 정운호 게이트 청문회, 농민 백남기씨 사건 청문회 등을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어 정권에 적잖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에게 '인사 트라우마'를 안겨줬던 윤창중 전 대변인의 갑작스런 활동 재개도 청와대에게는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당시 윤 전 대변인을 신속히 경질하면서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순방 성과가 희석되고 끝내 박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 사과해야 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 관계자들은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그런데 윤 전 대변인이 지난 7일부터 매일 자신의 블로그에 칼럼을 올리며 활동을 재개하자 청와대는 마뜩찮은 표정이다. 윤 전 대변인이 혹시라도 앞으로 정권에 부담이 될 만한 내용을 언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에 등장한 정윤회씨가 최근 전 부인을 상대로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점도 청와대로서는 달갑지 않을 악재다.

2014년 말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은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과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과의 권력암투설 등으로 파장이 확산되면서 정국을 뒤흔들었다. 그런 그가 개인적 송사라고는 해도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청와대로서는 부담거리가 될 만한 상황이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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