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 좌변기에 휴지 없는 학교 화장실
[경향신문] ㆍ인천 초·중·고 87%가 칸마다 휴지 비치 안 해
ㆍ재래식 좌변기 37%…교직원 화장실엔 ‘비데’
인천지역 초·중·고교 화장실에 칸마다 휴지를 비치하지 않는 학교가 8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3개 학교는 아예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 말 인천 전체 506개 학교 화장실을 조사한 결과, 휴지가 비치된 483개 학교 중 칸마다 비치한 곳은 13.6%(66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86.3%(417곳)는 화장실 벽 등에 학생들이 함께 쓰도록 휴지를 하나만 걸어 놨다. 휴지를 비치하지 않는 학교는 23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휴지를 비치하지 않는 학교들은 “학생들이 휴지를 뭉쳐서 천장에 붙이거나 불을 붙이는 등 장난을 한다. 휴지를 불필요하게 많이 써 변기가 자주 막힌다”고 밝혔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화장실 휴지는 학교운영 기본경비에 포함된다”며 “휴지가 없는 학교 학생들은 교실 휴지를 쓰거나 개인적으로 갖고 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의 학교 화장실은 여전히 쪼그려 용변을 보는 재래식 좌변기(사진)도 많다. 전체 학교 중 서양식 좌변기가 설치된 남자화장실은 63.4%, 여자화장실은 62.4%이다. 재래식 좌변기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은 귀가 때까지 용변을 참는 등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또 비데를 설치한 학교는 14.2%(72곳)이다. 반면 비데가 설치된 교직원 화장실은 63.4%(320곳)이다.
노현경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은 “학생들 장난 때문에 휴지를 비치하지 않는다는 학교들은 아이들에게 장난을 못하도록 눈높이 교육을 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매년 엄청난 화장실 예산을 쏟아붓고도 고속도로나 공원 화장실보다 못한 화장실을 써야 하는 학생들의 불편을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31개 학교 화장실을 개선하는 데 13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도 13개 학교에 65억여원을 배정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학교 화장실에 휴지를 비치하도록 하고, 재래식 좌변기도 개선하는 등 학생들의 화장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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