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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는 종일반 원하는데'..80%에 맞추는 '맞춤형보육'

입력 2016. 06. 16. 06:06 수정 2016. 06. 1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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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조사처 '맞춤형 보육 문제점 및 개선방향' 보고서 지적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야당과 어린이집 단체의 반대 속에 정부가 예정대로 7월에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맞춤형 보육' 사업이 국민의 욕구와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 입법조사처 박선권 입법조사관이 발간한 '맞춤형 보육 시행에 따른 문제점 및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7월 경기 가평에서 진행한 보육 시범사업 결과 반일형(6시간)을 선택한 부모는 총 668명 가운데 7명(1%)에 불과했다. 나머지 99%는 종일반을 선택했다.

이 지역에서는 맞춤형을 이용하는 아동에게 월 5만원의 양육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했지만 맞춤형 선택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맞벌이 등 종일반을 이용할 사유를 증명해야 종일형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게 한 제주 서귀포시 시범사업에서도 2천715명 중 277명(10.2%)만이 맞춤형(8시간) 어린이집을 이용했다.

앞서 시행한 시범사업의 결과가 저조하자 추가로 경기 평택에서 진행한 시범사업에서야 맞춤형 이용자가 21%로 정부 기대와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

정부는 "가평 시범사업의 경우 종일반 자격을 증명할 의무가 없었고 서귀포는 여성의 취업률이 낮은 편이었다"며 평택의 마지막 시범사업 결과를 근거로 7월부터 시행되는 맞춤형 보육 사업의 종일형-맞춤형 비율이 약 8대2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입법조사처의 보고서는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종일반 쏠림 현상이 실제 정책을 실시할 때도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며 "이 시범사업 결과가 정책에 어떻게 반영돼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종일반 이용 자격을 증명하는 과정에서도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취업 여부를 기준으로 종일반 자격을 심사하는 것은 양육이 여성의 할 일이라는 점을 전제한 것"이라고 꼬집으며 "가정에 정규직 여성, 비정규직 여성, 전업주부 등 직업 상태에 따라 보육예산 지급이 달라져 형평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맞춤형 보육료가 종일반의 80%로 책정됐다는 사실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맞춤형과 종일형의 서비스 차이는 하원 시간 말고는 거의 없어 교사 인력, 급식·간식 등 비용이 절감되지 않는데도 비용을 깎으면 어린이집들이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보육서비스 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모든 가정에 동일한 기본 보육시간을 제공하거나 아동이 있는 가정에 모두 지급하는 아동수당제도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복지부는 7월1일부터 맞춤형보육을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어린이집 단체들은 맞춤형복지로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워지면 수천 곳이 문을 닫을 수 있다며 제도 시행을 반대했고, 야당 인사들도 이 제도 시행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jun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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