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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모두 '탈락 불복' 첨예 대립
10년을 끌어온 영남권신공항 입지 발표가 임박했다. 정치권과 해당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경남 밀양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중 어느 한쪽이 최종 낙점을 받더라도 상당 기간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두 곳 중 어느 한 곳도 신공항 유치 실패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해당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대립과 반목이 거세지면서 일각에선 결과 발표를 미루거나 백지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정부는 예정대로 결과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4일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열린 가덕신공항 유치를 촉구하는 부산시민 궐기대회에 참가한 김영춘 더민주 의원(왼쪽 두 번째)이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 다섯 번째)과 악수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발표일은 아직 오리무중
우선 신공항 입지 발표일부터가 관심이다. 일단은 24일 이전에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영남권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용역 결과 제출 기한은 24일이다. 그런데 마침 이날은 20대 국회 상임위원회가 구성된 뒤 처음으로 상견례를 겸해 열리는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일정이 잡혀 있다. 첫 상임위가 영남권 신공항 발표 일정과 겹치면 파행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정부가 굳이 이날을 택하진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권영진 대구시장(왼쪽 첫 번째), 홍준표 경남도지사(〃 두 번째), 김관용 경북도지사(〃 세 번째), 김기현 울산시장(〃 네 번째) 등 영남권 4개 시·도지사가 지난 14일 밀양시청 회의실에서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밀양=연합뉴스
25일 이후 발표하는 방안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25일은 강호인 국토부장관의 해외출장 일정이 잡혀 있다. 해당국과 오래전에 조율해 정해진 일정이라 신공항 입지 선정과 무관하지만 발표 때 주무부처 장관이 해외에 체류 중이면 자칫 탈락 지자체 등으로부터 “반발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자리를 비웠다”고 공격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22∼23일에 신공항 입지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아직 ADPi의 용역 결과는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DPi 측은 용역 결과를 거의 마무리한 상태로, 최종 완료되는 즉시 국토부에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용역 결과가 제출되면 바로 발표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현재까지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탈락 지자체 승복할까
문제는 발표 이후다. 벌써부터 ‘탈락 시 불복’ 의사를 피력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선 정치권과 관련 지자체 등이 용역 기준 등의 형평성 등을 놓고 반발할 게 뻔하다.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덕도 신공항의 타당성을 재차 강조할 예정이다. 그는 가덕도에 신공항을 유치하지 못하면 시장직을 내놓겠다고 공약했다.
부산을 제외한 대구, 경북 등 4개 지자체는 대구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남부권 신공항 대정부 공개 결의대회’로 맞불을 놓는다. 정부 쪽에서는 이런 지자체의 움직임에 내심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10년 전인 2006년 참여정부 때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됐을 때부터 지역 갈등이 워낙 컸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해 1월 19일 부산과 대구, 경북, 경남 등 영남권 5개 지자체장에게 유치경쟁을 자제하고, 객관성을 지닌 해외 전문기관의 용역을 바탕으로 한 정부의 입지 결정 발표를 수용한다는 서약부터 받았다. 국토부가 지난해 6월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ADPi에 맡긴 것도 이런 근거에서다. 그러나 발표가 임박하면서 이 서약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국토부는 용역결과 발표 시 모든 평가항목과 평가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탈락 지자체의 반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특히 신공항이 사전 수요조사 등을 거쳐 정치논리가 아닌 철저한 경제논리로만 추진되고 있어 무조건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공항 입지가 최종 선정돼도 문제는 남는다. 현재 영남권의 최대 공항인 김해공항의 존속 여부가 그 것이다. 관련 전문가 사이에서는 밀양에 활주로 2본의 신공항이 건설되면 김해공항을 계속 민간공항으로 활용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군 전용 공항으로의 전환이 대안이다. 하지만 이 또한 지역 반발을 예상해야 한다. 과거에 전남 무안에 공항을 만들면서 기존 광주공항을 군 전용 공항으로 전환하려다 지역 사회의 반대로 실패한 사례가 있다. 활주로 1개짜리 가덕도 공항이 만들어지면 신공항의 수용 능력 등을 고려해 김해공항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