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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아시아]중앙정부-지방자치, 재정개혁 갈등 '화약고'

이현주 입력 2016. 06. 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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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정부의 지방자치 죽이기에 맞서 싸우겠다"며 지난 7일부터 열흘간 단식 농성을 벌였다. 이 시장을 포함한 염태영 수원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등 경기도 6개 자치단체장은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시·군 자치단체의 조정교부금 배분 방식을 변경하고 법인지방소득세를 공동세로 전환하는 내용의 지방재정 개혁안에 반발하며 맞서고 있다.

발단은 이렇다. 성남, 수원, 화성, 과천, 용인, 고양 등 경기도 6개시는 상대적으로 높은 재정자립도 때문에 정부로부터 조정교부금을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다. 대신 경기도 조정교부금에 기여한 금액의 일부를 우선 배정받고 있는데 행자부에서 이를 놓고 특례가 아닌 사실상 '특혜'라며 개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방재정 조정교부금 제도의 취지는 인구도 많고 기업들이 몰려 있어 세수가 풍부한 지자체들과 그렇지 않은 지자체들 간 재정 격차를 완화시키자는 것"이라며 "경기도의 6개 불교부단체 특례는 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시행령 개정을 통해 철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6개시는 "지방자치를 말살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된 역사는 짧다. 지방자치법은 1949년에 만들어지고 1952년에 시행됐지만 당시 서울시장과 도지사는 대통령이 임명했고 시·읍·면장만 주민의 투표로 뽑아 완전한 지방자치가 아니었다. 이후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지방 의회가 강제로 해산되면서 사실상 지방 자치가 중단됐다. 30여년 후 1995년 6월27일 마침내 기초 의회 의원과 단체장 광역시·도의회의원을 포함한 단체장 선거가 실시되면서 본격 지방자치 시대를 맞이했다.

만 20년 밖에 되지 않은 지방자치는 균형이 맞지 않아 아직까지 불안하다. 서울처럼 재정자립도가 80%에 육박하면서 크게 성장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자립도가 10% 미만인 곳도 있다. 각 지자체 별로 서로 상황이 다른데 중앙정부의 획일화 된 정책은 마찰을 일으킬 수도 있다.

중앙정부의 고민도 깊다. 갈수록 벌어지는 지방자치 간 격차를 두고만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조정교부금 제도 개선도 이 같은 고민에서 나왔다. 조정교부금은 원래 시군 간 재정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50% 이상의 재정자립도를 가진 불교부단체가 조정교부금이 우선 배분받다보니 오히려 본래 취지에서 어긋나고 있다는 것이 행자부의 시각이다.

지방자치단체는 하나의 지방 정부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자율을 인정해주고 중앙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 만약 정부 차원에서 일을 진행한다면 각 지자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발을 줄여가면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특히 현행 조정교부금 제도는 2015년부터 시행해 2년밖에 안 된 제도인 만큼 개선하기 위해선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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